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제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을 보면서 또 한번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시상식이 재미가 없다. 영화인들의 축제라지만, 방송국의 '생색내기용' 연말 이벤트에 더 가까워 보이는 이 뻘쭘한 행사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그러므로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기술 부문의 시상 대목에선 대리 수상이 너무 잦아 보는 이까지 낯이 뜨거워질 지경이었다. 영화인들이, 특히 현장의 스탭들이 이 행사를 감독과 배우들만을 위한 대 언론 퍼포먼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행사의 미숙한 진행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따로 거론하기도 입 아픈 일이고, 명색이 한 해 동안의 한국영화계를 정리하는 이 자리는, 후보작 선정부터 대중 상업영화만을 위한 잔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꽤 괜찮은 평가를 얻었으나 흥행에서는 참패한 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는 아예 후보작 대열에도 끼지 못했다. <삼거리 극장>이나 <숨> <죽어도 해피엔딩>과 같은 저예산 수작들도 외면 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큐멘터리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김명준 감독의 <우리 학교> 같은 영화는 또 어떤가.
출품이 안돼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겠지만, 왜 이런 영화들이 영화상 시상식을 남의 집 잔치로 생각하는지 곱씹어볼 일이다. 방송국 이벤트라는 한계 때문에, 시상 결과 역시 흥행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영화인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심지어 청룡영화상은 이미 시장에서 최고 흥행을 세운 걸 만인이 알고 있는 작품에게 굳이  '최다 관객상'을 건네며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준다.  

시상 결과 역시, 나눠 먹기나 안배의 흔적이 엿보인다. <밀양>이 출품을 거부한 지난 달의 청룡영화상의 경우, 한재림 감독의 <우아한 세계>에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몰아준 바 있다. 거꾸로 <밀양>이 4개의 상을 싹쓸이한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우아한 세계>는 단 한개 부문(남우주연상)의 후보에 올랐을 뿐 어떤 상도 받지 못했다. 시상식마다 심사 기준이나 심사위원들의 성향이 다른 결과라는 걸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저 시상식에서 걸작이 이 시상식에선 범작 취급을 받는 걸 보면서, 시상식의 권위란 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마디로, 한국에서 영화상 시상식의 권위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영화인협회가 주최하는 대종상이 고질적인 공정성 시비로 제일 먼저 권위 추락을 자초했고, 배우들 패션쇼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한 청룡영화상이나 용감하게도 '대한민국'을 자처한 MBC 영화대상도 영화계 안팎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세 영화상 모두 권위와 품격은 일찌감치 엿 바꿔 먹고, 아카데미 시상식의 겉모양만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접 나서 명실상부한 최고 권위의 영화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지금까지 제기된 영화상의 모든 문제들을 해소하고, 대중 상업영화부터 저예산 독립영화까지 한국영화계 전반을 아우르며 제대로 된 권위의 영화상을 만들만한 주체는, 지금으로선 공적 성격의 영화계 대의 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영진위가 영화상 시상식의 후원을 맡는데 만족한 채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영화계 잔치를 방송국과 신문사가 대신 하고 있는 것만큼 우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

반전 스릴러를 닮은 2007 대선

별별 이야기 2007. 11. 30. 09:41 Posted by cinemAgora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주얼 서스펙트> 브라이언 싱어, 1995

스릴러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은근히 반전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브라이언 싱어의 걸작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뒷통수를 세게 때리는 의외의 반전이 영화 말미에 멋지게 기다리고 있다면, 설령 앞서 살짝 지루함과 짜증을 느꼈던 관객이라도 흔쾌히  면죄부를 발행한다.

사람들이 반전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상대로 흐르는 이야기가 지루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우리 삶의 은유이기 때문이다. 삶은,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돌발 상황의 연속이라는 것을 직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전이 지금의 상황을 좀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놓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혹은 거꾸로 반전에 의해 상황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급회전하게 되더라도, 그 또한 삶의 단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영역에서 불행의 반전은 행복이고, 가난의 반전은 부의 획득이며, 사랑의 반전은 이별이 될 것이다. 불합리한 세상에 구역질이 난다면, 우리는 좀더 거시적인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테면, 부정 부패의 반전은 정의와 양심이며, 독재의 반전은 민주주의이고, 분단의 반전은 통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클 클레이튼> 토니 길로이, 2007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원제 STORY, 황금가지)에 따르면, 반전의 쾌감은 기대와 결과 사이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증대한다. 때문에 가장 큰 반전은 영화의 절정부에 자리잡기 마련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 흐름을 일순간에 전복시킴으로써 관객을 얼얼하게 만들기 위해선 결말 직전에 반전을 배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까닭이다. 최근 개봉한 <세븐 데이즈>나 할리우드 영화 <마이클 클레이튼>은 이같은 반전의 미학을 비교적 훌륭하게 구사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런 드라마틱한 반전의 미학을 굳이 영화에서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세상이 온통 반전 스릴러이기 때문이다. 2007년 대통령 선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대선이 결말 직전, 즉 절정에 이르면서 'BBK 주가 조작 사건 수사 발표'라는 의미심장한 반전이 예고되고 있다. 한쪽에선 싱거운 반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한편, 또 한쪽에선 그것이 지금까지의 흐름을 단숨에 뒤집을 수 있는 초강력 반전이 되기를 노골적으로 고대하고 있다. 기대와 결과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반전의 효과는 증대될 게 분명하다. 감독을 맡은 검찰이 어떤 반전을 준비했을까, 숨이 꼴깍 넘어간다. 계약서와 도장이라는 '복선'이 이 반전에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 조마조마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닉슨> 올리버스톤, 1996

대선이 반전 스릴러를 닮았다는 것은 씁쓸한 노릇이지만, 동시에 흥미롭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한 나라의 권부를 결정하는 일을 불과 몇 십일 앞두고 거대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올리버 스톤의 <JFK>나 <닉슨>을 능가하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정치 스릴러가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매일 뉴스를 통해 중계되고 있다.

아무래도 지난 2002년부터 대한민국 대선은 반전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것 같다. 국민들에게 흥미진진한 볼거리와 역전의 드라마를 함께 선사하겠다는, 위정자들의 엔터테이너적 발상이 이토록 가상한데, 누가 이번 대선을 재미 없다 나불대는가.

이 흥미로운 반전 스릴러의 최종 결말은 12월 19일 알 수 있다. 다만, 유권자들이 그 순간의 반전을 연출할 '감독'이 될지, 결말을 관조할 '관객'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그러나 최고의 반전이 아니겠는가.

,

건강기능식품, 믿고 먹어도 될까?

애경's 3M+1W 2007. 11. 29. 10:4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냉동난자에 이어 이번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갑자기 '의학전문기자'라도 된 듯하지만, 사실 소수의 독자만을 확보한 유통기한 한 달짜리 잡지에서 반짝 하고 사라지게 두기에는, 그 내용들이 꽤 실하거든요. 물론 저만의 착각일수도 있지만. ^^;;
냉동난자에 이어 이 건강기능식품 관련 컨텐츠 역시 다각적인 취재를 통해 정리된 내용입니다. 보다 긴 내용이었으나, 편의를 위해 중요부분만 요약,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몸이 예전같지 않다. 뭐라도 좀 먹어볼까?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수많은 정보가 알아서 귀 속에 쏙쏙 박히는 세상입니다. 뉴스 채널에선 의사가 등장해 ‘중장년층에서나 발병하던 대상포진, 제대로 못 먹어 발병하던 결핵 등이 최근 20대 여성들에게서 자주 발병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교양정보 채널에선 영양학 박사가 등장해 ‘한국사람들은 몸에 좋다면 거의 무엇이든지 먹는다. 대표적인 예가 녹용, 웅담, 곰 발바닥 등. 건강보조식품의 소비가 증가 일로에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라고 주장하며, 홈쇼핑 채널에선 입에 모터를 단 쇼 호스트가 ‘달맞이꽃 종자유 100% 함유, 믿을만한 제약회사에서 제조!’라며 빨리 수화기를 들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댑니다. 리모컨 하나만 쥐고 있어도 ‘각성- 동기부여- 구매’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세상인 셈이죠.

‘달맞이꽃’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종자유’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위협받는 현대인의 건강에는 달맞이꽃 종자유에 함유된 감마 리놀렌산이 대안이라더라’ ‘남들도 다들 먹는다더라’는 말에 자극 받아 080 주문번호를 누르고 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침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되겠다’ 싶은 몸 상태에 ‘운동을 하던가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고 내심 의지만 다지고 있던 참이었다면 더더욱 이 강렬한 유혹을 이기기 힘들죠.
알약 몇 개 입 속에 털어 넣는 사소한 노력만으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이런저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니, 이 순간을 놓치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덜컥 구입한 석 달 치의 건강기능식품은, 절반도 채 비워지지 않은 상태로 석 달 이상 싱크대 한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했지만 ‘영양 보충 차원에서 먹는’ 건강기능식품이 이런 터무니 없는 기대를 만족시킬 리 없으니까요.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유로 ‘건강기능식품이라도 한번 먹어봐? 그런데 뭘 먹어야 하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선 다음의 내용부터 숙지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건강기능식품, 과연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한국소비자연맹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독립된 하나의 큰 업무 영역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합니다. 5년 전 신설돼 별도의 홈페이지(hfcc.or.kr)까지 구축한 ‘건강기능식품부작용신고센터’는 약 3년 전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데요. 그만큼 건강기능식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고 아울러 부작용 사례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곳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전담하고 있는 李모 간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20대 후반 여성들에 의한 신고가 가장 빈번한 제품은 바로 고가의 다이어트 식품들이라고 합니다. 가만, 그런데 다이어트 식품도 건강기능식품이라고요?
 
친절한 李 모 간사님 “건강기능식품은 크게 고시형과 개별형 2가지 형태로 나뉜다”는 설명으로 이해를 도와주십니다. 가령 법률에 고시된 원료인 비타민이나 클로렐라 등을 사용해 기준과 규격에 적합하게 제품을 만들면 ‘고시형’이고 그 외 신약처럼 새롭게 개발해 이를 개별적으로 인정받아 제품으로 만들면 ‘개별형’이라는 얘기죠. 헌데 현재 ‘고시형’으로 분류된 건강기능제품의 성분 종류는 무려 40여 개에 이르구요. 그 성분이 다시 몇 개씩의 유형으로 구분되고, 그 각각의 유형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수백 개의 업체에서 다양한 종류로 출시되고 있는 중인 셈이죠. 쉽게 설명하자면, 고시형이라는 꼭지점 아래 40여 개에 달하는 가지가 있고, 그 가지가 피라미드처럼 또 다른 여러 유형으로 나뉘게 되니, 시중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의 종류는 3천 몇 백 개로 정확한 추산이 불가할 정도라고 합니다. ‘개별형’이 아닌 ‘고시형’만 따져도 그렇다는 얘기죠. 자, 이 글의 본론은 지금부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면 이 많은 건강기능식품들이 죄다 유용한 것들일까요? 과연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걸까요? 익명을 요구한 한 건강기능식품 관계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인증을 받아야 해요. 그 제품의 ‘기능성’에 대해 심사를 하는 거죠. 헌데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을 심사하는 교수들은 이렇게들 얘기해요. ‘기능성을 인정해주고 싶은 게 하나도 없다’고 말이죠.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머리 속에서 종이 울릴 만한 얘기 아닌가요? 과연 무슨 영문일까요. 우선 건강기능식품발전의 계보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4년 2월부터 실시된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라 본격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이 관리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허위, 과대 광고나 부적합한 건강식품을 바로잡아 올바르고 안전한 건강식품시장을 도모하자는 의도에서 법률이 시행됐어요.” 그런데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2004년 시행될 때는 ‘고시형’이 32번까지만 있었는데, 2005년 9월 5개가 보완돼 37개가 됐어요. 그런데 이후 추가된 5개는 이전에 있던 32개와 다른 점이 있어요. ‘주의사항’이 생겼다는 거예요.”

주의사항이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얘기. “2006년 한 해 동안 이미 ‘고시형’으로 법률에서 인정한 것들에 대해서 재심의가 진행됐어요. 제조회사들은 외국자료들이며 실험 결과 등 제품의 ‘기능성’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모아서 제출한 바 있었고 이와 관련된 공청회도 열린 바 있어요.”
무슨 의미냐. 결국 다 백지화하고 새로 만들겠다는 얘기입니다. 기존의 ‘고시형’ 제품들을 재평가해 ‘주의사항’을 달아 재고시하겠다는 거죠. 국내에서는 오는 2008년부터 개정되는 건강기능식품공전에 맞춰 '건강기능식품의 과학화'가 한창 진행중이라고 알려져 있답니다. 그 일환 중에는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을 과학화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해요. 따라서 현재 시점 건강기능식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죠.

건강기능식품 하나쯤 먹지 않으면 웰빙 트렌드에 한참 뒤처지는 사람 취급 받는 세상이 됐고, 편의점이고 약국이고 어디서건 쉽고 간편하게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지만, 이를 선택할 때 근거가 될 만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tip 건강기능식품, 이렇게 구입하세요!

1. 제품 패키지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지 반드시 확인!
“식약청에서 인증을 받았다는 증거죠. 적어도 소기에 요청한 일정 수준의 요건을 다 충족시킨 제품이라는 국가의 보증이거든요. 이 글씨가 적혀있지 않은 제품들도 상당히 많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에요. 그리고 GMP라는 글자가 있다면 좀 더 믿을 만 하죠. 인증 받은 건강기능식품들 중 더욱 우수하다고 인증 받은 제품이거든요. 예전의 KS 마크처럼 말이죠.”

2. 패키지에 쓰인 기능영양정보를 꼼꼼히 체크!
"기능영양정보를 표시하는 것도 식약청의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또 하나의 요건이에요. 하지만 주성분에 대한 요건만 충족되면 부성분에 대해서는 터치를 하지 않으니 이 점을 고려하셔야 해요. 가령 알로에 제품이다, 그러면 알로에가 얼마 이상만 포함되면 부성분에 대해서는 제재가 없거든요. 홍삼에 가시오가피니 뭐니 온갖 좋은 성분들을 20개 이상 섞어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치죠. 이게 홍삼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 홍삼이 몇 프로 이상만 되면 부성분은 검증을 안해요. 헌데 이 부성분이 누군가의 체질엔 안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 거죠.”

3. ‘본 제품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닙니다’라는 문구 확인!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대 포장되고 있는 제품이라면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믿을 만한 제품이라면 위 문구가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패키지를 꼭 확인하세요."  

,

닮고 싶지 않은 '아저씨 증후군' 톱10

별별 이야기 2007. 11. 28. 20:48 Posted by cinemAgora
한국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어감으로 사용되는 단어가 '아줌마'가 아닐까 싶다. 아줌마가 어때서?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상하게도 아줌마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될 때가 많다. 억척성과 천연덕스러움, 또는 매너 상실이라는 요소로 아줌마들을 특징화하고 조롱하는 농담들까지 떠돌 지경이다. TV매체들은 안그런 척 하면서 그런 분위기를 더욱 조장한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아줌마 보다 아저씨들이 더 심각하다. 더더욱 내 자신이 내일 모레 불혹을 앞둔 입장에서, 내게 아저씨들의 '안습 백태'는 일상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어쩔 수 없이 나 역시 아저씨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죽어도 닮고 싶지 않은, 나름대로 생활 속에서 체득한 아저씨 증후군 톱10을 뽑아봤다.


1. 식당이나 서비스 업소 종업원에게는 일단 반말을 한다.
-->여자 종업원한테는 무조건 '언니'라고 부른다.

2 .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맨손으로 골프 스윙 폼을 연습한다.
 -->특히 사우나에서 벌거 벗은 채 하는 스윙은 가관이다.

3. 전철에서 '쩍벌' 다리로 수컷 본능에 충실하게 '나와바리'를 확보한다.
 -->가운데를 막대기로 팍 찔러 버리고 싶다.

4. 술자리에서 폭탄주 돌릴 때만 남녀 평등을 부르짖는다.
-->요즘 남자보다 술 센 여성들 많다. 그러다 큰 코 다친다.

5. 두번 이상 술자리를 하면 형 아우 하자고 한다.
-->사돈에 팔촌 건너 건너까지 연결시켜서 필사적으로 인맥을 확보한다.

6. 운전석에만 앉으면 전투적이 돼 '개새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본인도 가끔 개처럼 운전하면서.

7. 운동할 때 반바지 차림에 종아리까지 바짝 올린 검은 양말을 신는다.
-->운동복 상의를 하의 안에 넣어 안그래도 나온 배를 팽팽하게 과시하기도 한다.

8. '누가 뭐래도 박정희 때가 좋았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쥐도 새도 모르게 남산에 끌려가서 한 일주일 고문 당하고 나오면 생각이 달라지겠지.

9. 휴대폰을 무전기로 착각하고 큰 소리로 통화한다.
-->내 경험상 휴대폰 매너는 중년 아저씨들이 가장 없다.
 
10. 신문에서 읽은 지식이 꺼낼 수 있는 화제의 전부다.
--> 처세술이나 재테크 관련 서적 한 두권이 연간 독서량의 전부다. 

#Bonus. 내 직업이 영화 기자라고 하면 박철과 옥소리 사건의 진실이 뭐냐고 묻는다.
-->나 연예 기자 아니거든요?!

내가 사는 집에서 한 20분 걸어가면 늘 단골집처럼 드나드는 포장마차가 있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운영하는 집이다. 이집 아저씨는 진국이다. 깡 마른 체구에 단골 손님이 와도 립서비스용 친절을 부릴 줄 모르는,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분이지만 가끔 사람 좋게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 인간성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아무리 포장마차라 해도 휘뚜루마뚜루 안주를 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늘 가장 신선한 재료를 적당한 양만 들여와 정성스레 손질을 한다. 그래서 늦게 가면 안주들이 동나기 일쑤다. 싱싱한 생선을 세심하게 다루는 아저씨의 칼질은 <식객> 저리가라다. 대신 안주가 무척 더디게 나온다는 단점만 참을 수 있다면, 그 집 회맛은 왠만한 일식집이 무색할 정도로 맛있는데다 가격도 경제적이다. 이를테면, 그는 내가 닮고 싶은 아저씨 가운데 한 분이다. 나대지 않고도 최상의 결과물로 실력을 증명하는 것. 설레발치지 않고도 사람을 끌어 들이는 넉넉한 품성. 그가 얼마전에 '생존권 사수'라는 글이 새겨진 옷을 입고 장사를 하시길래, 뭔가 심상치 않은 상황을 통과하고 계신가 했는데, 결국 한동안 포장마차가 서지 않았다. 보름 가까이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그 주변을 기웃댔다. 며칠전 포장마차가 다시 섰다. 예의 환하고도 수줍은 얼굴의 아저씨가 열심히 횟감을 다듬고 있었다.  넙죽 들어가 생굴 무침에 소주 한 병 비우고 나왔다.                                                                                        
,

미녀는 괴로워? 뚱녀는 즐거워!

영화 이야기 2007. 11. 28. 00:04 Posted by cinemAgora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월 6일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 <헤어 스프레이>를 언론시사회에서 봤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네 번 감탄했다. 첫번째, 뚱녀 역할로 나온 니키 브론스키.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등교길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장면부터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노래 잘한다. 두번째, 내년이면 쉰살이 되는 미셸 파이퍼. 인종 차별주의를 상징하는 악역을 자처해 자신의 매혹을 혐오로 탈바꿈시키는 탁월한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세번째, 존 트라볼타. 30년 전 <토요일밤의 열기>에서 육감적인 춤 실력을 뽐내며 스타덤에 오른 바 있는 그 춤의 대가께서 친히 주인공의 뚱보 엄마 역할로 출연해 흔쾌히 엉거주춤 스탭을 밟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 <헤어 스프레이>. 뮤지컬 특유의 경쾌함 속에서도 자칫 관객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정치적이고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들이대는 배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 이 정도라면, <헤어 스프레이>에 대한 상찬을 위해 더 긴 미사여구를 동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기승전결적 논리 전개나 구구절절 설명에 강박을 가지고 계신 독자들을 위해 몇마디 더 보태자면, 이 앙증맞게 귀여운 뮤지컬 영화는 재미있다. 무엇보다 뮤지컬 본연의 미덕을 잊지 않으므로 눈과 귀가 즐겁다. 그리고 (요즘 영화평에다 이런 말 쓰면 마치 시류에 뒤떨어진 취급을 받기 일쑤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미녀는 괴로워>처럼 굳이 '성형'이라는 우회 작전이 아니더라도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똥침을 이처럼 통렬하게 작렬시킬 수 있다는 것을 할리우드의 축적된 장르 내공으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그 증명을 수행하기 위해 <헤어 스프레이>는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의 제목이자 시대 배경인 1962년의 아이콘과도 같은 헤어 스프레이는 영화 속에서 외모 지상주의와 위선적 인종 차별주의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헤어 스프레이, 즉 '가오 잡기 위해 일부러 부드러운 머릿결을 딱딱하게 만드는 가스'의 조장된 신화를 뚫는 힘은 바로 인간의 원초적 미덕인 유연함을 사랑하는 것이다. 유연함이란 결국 '다름'을 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소수자의 포용력이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설파한다. 포용과 투쟁의 결과물로써 진정한 화합의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뮤지컬 장르 본연의 에너지로 극대화함으로써 자칫 지루한 계몽으로 흐를 수 있는 메시지는 훨씬 더 큰 설득력을 갖게 된다. 감독이자 안무가 아담 쉥크만은 그걸 잘 알고 있는 게 틀림 없다.

이영자도, 조정린도, 하다 못해 빅 마마도 살을 빼야 하는 말라깽이들의 세상이다. 신나게 들썩이고 한참 웃고 나면 곱씹을만한 묵직함이 가슴에 남는다. 설령 이 판타지와 현실과의 괴리에서 얻어지는 씁쓸함일지라도 우리는 적어도 무엇이 올바른지에 대해 한번쯤 고민할 수 있다. 그것이 이 영화가 확보한 최고의 미덕이다.

Tip: <헤어 스프레이>는 알려져 있다시피, 1988년 존 워터스가 감독한 영화를 2002년 뮤지컬로 각색한 것을, 다시 영화화한 것이다. 진정한 원소스 멀티유즈다.
,
BLOG main image
3 M 興 業 (흥 UP)
영화, 음악, 방송 등 대중 문화의 틀로 세상 보기, 무해한 편견과 유익한 욕망의 해방구
by cinemAgora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87)
찌질스(zzizzls) (3)
영화 이야기 (702)
음악 이야기 (34)
TV 이야기 (29)
별별 이야기 (122)
사람 이야기 (13)
3M 푸로덕숀 (156)
애경's 3M+1W (52)
민섭's 3M+α (27)
늙은소's 다락방 (26)
라디오걸's 통신소 (1)
진영's 연예백과사전 (4)
순탁's 뮤직라이프 (10)
수빈's 감성홀 (8)

달력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3 M 興 業 (흥 UP)

cinemAgora'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cinemAgora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티엔엠미디어 DesignMyself!
cinemAgora'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