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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더 게임>의 승리다. 그러나 완승은 아니다. 스릴러 <더 게임>은 설 연휴 극장가를 노린 한국영화 4편의 예비 흥행전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기선 잡기에 성공했으나 '폭발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의 오프닝을 선보이진 못했다. 그나마 흥행의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원작 만화 <체인지>를 바탕으로 가난한 청년과 재벌 노인의 육체가 뒤바뀐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를 돋운데다 신하균과 변희봉이 1인 2역을 연기했다는 데 대한 호기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함께 개봉한 다른 한국영화들은 전반적으로 도토리 키재기를 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삼은 액션물 <원스 어폰 어 타임>이 35만 8천여 명의 전국 관객을 동원하며 3위에 그쳤고, 황정민과 전지현이 주연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도 26만 명을 모은 선에서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류승범 주연의 시대극 코미디 <라듸오 데이즈>는 14만 명으로 4편 가운데 가장 저조한 오프닝을 기록했다.

설 연휴 흥행 대결의 전초전 격이라 할 수 있는 지난 주말의 극장가는 이렇다할 대어급 기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고만고만'한 흥행 추이를 선보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무려 4편의 한국영화 신작 외에 진가신 감독의 <명장>까지 가세했음에도, 전체 관객수는 2~3% 정도 줄었다는 것이 이같은 사정을 반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핸드볼 예선전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흥행 뚝심을 발휘한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 개봉 4주차에 접어들며 마침내 300만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 주말까지의 누계 관객은 314만 5천여 명. 여전히 3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흥행세가 크게 약화되지 않고 있어 연휴를 통과하며 내친김에 400만을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주말 박스오피스(2008.2.1~3)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서울/전국)   서울주말     전국누계
========================================================================
1위        더 게임               69/317             128,000      480,800
2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80/315              98,500    3,145,300
3위     원스 어폰 어 타임        68/336              83,300      358,900
4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70/360              67,000      260,000
5위      라듸오 데이즈           57/270              50,400      140,800
6위         명장                 55/235              38,000      149,800
7위       클로버 필드            49/197              23,000      5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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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대목을 바라보는 영화사들의 심정이야 이심전심이다. 주말을 포함, 무려 닷새나 이어지는 이 황금 연휴야말로 잘 되면 대박을 넘어 초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자니 한국영화만 무려 6편이나 격돌하는, 극심한 '배급 쏠림' 현상이 빚어지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흥행 전망에 대해서만큼은 동상이몽이다. 그 대박을 꿈꿨다가 쪽박을 차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아무도 상상하기 싫을테지만,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쪽박을 차게 돼 있다. 흥행 시장은 그만큼 냉혹하다.

헌데 올해 연휴 극장가만큼은 딱히 이 영화가 대박 예상작이며 저 영화가 쪽박 예상작이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참 어렵다. 언론에서는 어느때보다 풍성한 설연휴 차림상이라고 침을 튀겨 대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싶다. 보고 싶은 영화는 많은데 뭘 봐야 할지 모르는 행복한 비명이라도 지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볼만한 영화가 없어 개중 뭐가 제일 나은가 따져 봐야 할 참이다. 고만고만한 영화들의 도토리 키재기가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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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난 주말로 260만 관객을 동원, 이번 주말을 통과하며 300만 달성을 기정사실화할 <우생순>이 여전히 예매 수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시사점이 크다. 그만큼 신작들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가 크지 않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이번주 기선제압에 나서는 <더 게임>이 20% 정도의 예매율로 뒤를 잇고 있고, <원스 어폰 어 타임><슈퍼맨이었던 사나이>와 <라듸오 데이즈>가 각각 16%에서 12% 사이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더 게임>과 <원스 어폰어 타임>이 살짝 앞서 있는 것은 장르 영화라는 점에서 초반 기대감의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12%의 저조한 예매율이 흥행 가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번 주말의 입소문이 퍼지는 가운데 다음주 <6년째 연애중>과 <마지막 선물>이 가세하게 되면, 연휴 기간 중의 흥행 향방은 그야말로 안갯속이 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자칫 모두가 패자가 될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다. 6편의 영화가 하나 같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과, 2편 정도의 대박 영화와 4편 정도의 쪽박 영화가 나오는 상황 중에 어느게 더 낫겠냐고 한다면, 나는 후자 쪽이 더 낫다고 본다. 일단 침체 속의 한국영화계에 분위기를 일신할 견인차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전자의 상황이라면, 모두들 크게 손해는 보지 않겠지만, '연휴 극장가는 소문만 화려했던 잔치였을 뿐'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관객들의 냉소가 뒤따를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득될 게 없다.

2006년 설에는 <투사부일체>가 왕좌에 올랐다. 그해 추석에는 <타짜>가 승자였다. 2007년 설에는 <1번가의 기적>이, 추석에는 <사랑>이 흥행 수위에 올랐다. 2006년의 두 작품이 모두 500만 이상의 초대박 흥행작이었던 반면, 2007년의 두 작품은 명절 특수에도 불구하고 각각 270만 명과 200만 명 안팎의 중급 흥행에 만족해야 했다. 명절 대목이 더 이상 대박흥행작의 산파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이번 설에도 예외가 되지 못할 것 같다. 개봉작이 너무 많고, 그나마 확 '당기는'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때마침 벌어진 올림픽 예선전 덕에 어부지리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우생순>이 표정 관리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고마워라, 연휴까지 꿀꺽하게 생겼네' 하고 말이다.

상영작 예매 점유율(출처: 맥스무비, 2월 1일 17시 현재)

순위            작품              예매점유율
---------------------------------------------
1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1.22%
2위          더 게임                21.20%
3위     원스 어폰 어 타임            16.85%
4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14.45%
5위      라듸오 데이즈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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