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역'의 도라와 조슈에,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의 체 게바라,
'시티 오브 갓'의 총 쏘는 아이들,
마르셀로 비르마헤르의 '유부남 이야기'
유미르 데오다토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의 손' 마라도나와 소크라테스,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꼼빠이 세군도 할아버지...
그리고 종속이론...

남미와 관련해 내 인식에 자리 잡고 있는 이미지들은 지극히 파편적이다. 그래서 더더욱 남미는 언젠가 가야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곳이다. 몇해전 회사를 관둔 후배 녀석은 와이프와 석달간의 남미 여행을 다녀와 그 경험을 자신의 글에 1년이 넘게 써 먹었다. 괜스레 배가 아팠다. 또 다른 후배는, 캐다나 여행길에 무작정 쿠바를 다녀왔다며 환상이었다고 자랑했다. 내가 가끔 가는 홍대앞 클럽 '꽃'의 주인장은 남미 음악에 미쳐 있던 끝에 사재를 털어 브라질 댄서까지 고용해 삼바 클럽을 열었고, 김태훈은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우리를 남미 음악 전문 바로 안내해 칠레 와인과 그 고혹적인 리듬이 만들어내는 변증법적 통일을 경험케 한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남미는 그렇게 일상적으로 로망으로 화해 나의 실천력 없는 역마살을 부추긴다.

서울역에서는 자주 남미 음악이 연주된다. 지난 주 수요일에는 에콰도르 출신 밴드 '로스 안데스'의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안데스 산맥의 풍광이 손에 잡힐 듯한 사운드,
일찍 취한 노숙자들은 춤을 췄고, 나는 주춤주춤 카메라를 꺼내 그들을 담았다.
아, 남아메리카여!

(과도한 음주 흡연으로 수전증이 생긴데다 내 몸이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탔다.
심히 흔들리는 핸드헬드를 용서하시라.)
 

김학도의 츄잉 클럽 : 김구라 편

3M 푸로덕숀 2007.06.21 10:46 Posted by cinemAgora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을 씹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씹는 건 어려운 일이다. 공개된 사람이 공개된 사람을 씹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익명성의 뒤에 숨은 치사한 저주가 판을 치고 있는 마당이니, 이미 대중에게 알려져 있는 사람이 대중에게 잘 알려진 누군가의 실명을 거론하며 씹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가 된다.

하지만 이 '씹는' 행위는 필요하다. 잘근잘근 씹어야 제대로 소화가 되는 건 만고불변의 이치다. 그리고 알려진 사람이 알려진 사람을 씹는 행위는 익명의 개인이 수행할 수 없는 왕성한 소화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현대의 매체는 수용자들에게 무차별적인 이미지 공세를 펼친다. 수용자를 수동태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다. 그러므로 더더욱 씹어 삼켜서 내것으로 만드는 능동적인 행위가 필요한 것이다.  

말이 쓸데 없이 진지해 졌다. 지난 번 개그맨 김학도 씨의 인터뷰가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은데 고무돼 그와 함께 고정으로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제목은 위에 나온 대로 '츄잉 클럽'이다. 한마디로 씹는 클럽이다. 개그맨, 가수 등 연예인들은 물론, 우리 사회에서 유명세의 특혜를 입고 사는 모든 분들이 대상이 될 것이다. 그들의 유명세를 김학도 식의 신랄함으로 검증하는 것이 이 코너의 목적이되, 짐작하시겠지만 그리 진지하지는 않다. 우린 그냥 낄낄 대며 그가 거론한 인물에 대해, 그리고 그 인물을 소비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대중 문화에 대해 한번쯤 곱씹을 계기를 얻으면 족할 것이다. 수면 위에선 칭송만이, 물 밑에선 증오와 저주가 난무하는 시대에 '씹어야 소화된다'는 제 3의 방법론이 유쾌하게 구현될 수 있는 코너가 되기를 스스로 기대하며 3M흥업을 아끼시는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김학도 씨의 흔쾌한 동의를 얻어 클립을 올린다(그러므로 향후 그의 동의가 사라지면 즉시 삭제될 수도 있다). 지난번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이 코너 역시 당분간 메타블로그에 발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김학도씨를 쓸데 없는 선정적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도 물론 있지만, 배포에 의해서가 아닌, 누리꾼 스스로 참여하고 향유하는 것만이 진정한 '씹기'의 정도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부디 즐청 하시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랜스포머>가 개봉할 때까지 관망하겠다는 관객들의 의지가 박스오피스에도 나타나고 있다. 여름 극장가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긴 하지만, 초특급 흥행 대어의 싹쓸이 국면이 지난 주말 살짝 잦아들었다. 이런걸 두고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라고 하는걸까? 전국적으로 전주 대비 20% 이상의 관객 감소율이 그같은 정황을 방증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새로 개봉한 <오션스 13>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배급 규모에서부터 대어급은 못됐으니, 249개의 중급 스크린수로 전국 누계 51만 명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올 여름 유난스럽게도 많이 나오는 '3자' 돌림 블록버스터의 한 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슈렉 3>도 2주차에 접어들며 소강 상태다. 주말 사흘동안 전국적으로 40만 명을 더 추가해, 220만 명까지 전국 누계를 늘렸다.

송혜교의 한복 패션쇼 <황진이>는 예상대로 50% 이상의 드롭율을 보이며 급락했다. 손익분기점 300만 명 달성은 언감생심으로 보인다.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안그래도 어려운 한국영화를 사랑해 달라며 관객들에게 여러 차례 읍소했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사랑할만한 영화를 좀 만들어 주십사. 한국영화, 관객들도 사랑하고 싶다.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역시 한풀 꺾인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5백만 명에서 28만 명 모자란 상황이니 아쉬움은 눈꼽만큼도 없을 것이다. 브리트니 머피를 주연으로 게이 남성과의 동거라는, 미국 미혼 여성들의 새로운 로망을 코미디로 버무린 <러브 & 트러블>이 5위로 첫 선을 보였다. 11만 5천 명이면 썩 부진한 출발은 아니지만, 한 주 장사가 다인 요즘 극장가를 감안하면, 출발이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 이누도 잇신의 일본영화 <황색 눈물>이 지난 주말 전국 14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1만 6천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렇게 영화의 품질 하나만 믿고 소규모 개봉하는 영화들의 경우엔 출발이 다는 아닐 때도 적지 않다. 단, 많지는 않지만 관객들의 발길이 꾸준하게 이어진다는 조건. 국내에도 이누도 잇신의 고정 팬들이 적지 않은만큼 두고 볼 필요가 있겠다.
 
주말 박스오피스(2007.6.15~17)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서울주말       전국누계
==============================================================
1위          오션스 13    249          166,800        510,000
2위           슈렉 3      450          134,000      2,198,000
3위    캐리비안의 해적3    350          47,100       4,717,800
4위          황진이       424           46,400      1,044,700
5위       러브 & 트러블   177           38,500        115,400    

#이 박스오피스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기자의 취재를 통해 확인된 스코어임을 밝힙니다.
#도표에 명기되지 않은 다른 영화의 흥행 성적이 궁금하신 분은, 댓글로 문의하시면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제목: 고독한 이를 위한 롱테이크: G단조 라르고
촬영지: 부산에서 대구 사이 KTX 3호차 4A석
촬영기종: SONY DSC T50
연출: cinemAgora
음악: Azure Ray-Sleep(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OST)

관람 팁:

이 단편영화는 영상과 사운드 트랙이 분리돼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순서대로 감상하시기를 권합니다.

먼저 동영상을 플레이 하시고, 10초 정도 지난 뒤 영상의 볼륨을 최저치로 줄입니다.
그 다음 아래 음악을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영상의 러닝타임이 3분 30초를 넘어갈 즈음,
음악을 끄고, 다시 영상의 볼륨을 천천히 올립니다.(싫으면 할 수 없고)
사운드는 스피커가 아닌 이어폰을 통해 들으시기를 권합니다.(이건 꼭 지켜주기 바랍니다.)

영상과 사운드를 분리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관람자의 능동적인 손가락 움직임을 고취하기.
둘째, 연출자의 촬영 당시 느낌을 그대로 느끼도록 유도하기.
세째, 저작권 문제가 생겼을 때 음악만 신속히 삭제 가능하도록.^^

즐감 바랍니다.





노동 시장 유연성에 뒷통수 맞다

별별 이야기 2007.06.15 15:06 Posted by cinemAgora

살다 살다 이런 경운 처음이다. 신입 사원으로 뽑은 친구가 출근 첫날 2시간만에 종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무 말 없이. 전화도 안받는다. 안다니겠다는 의사를 참 쿨하게도 표현하시네, 황당함을 넘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짓밟힌 기분이 들어 무참하다.

보름 전에도 다섯 명의 젊고 패기 있는 젊은이들이 입사 면접을 보러 왔다. 모두들 호기롭게 답했다.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며칠 뒤 그 가운데 한 분에게 전화로 합격 통보를 했더니 망설이는 분위기다. 그리곤 덧붙이는 한마디, "저...생각할 시간을 좀 주시겠어요?" "그러세요, 하고는 기다렸다. 2시간만에 문자가 왔다. "죄송하지만 저와 안맞는 거 같습니다."

두번째 사람도 똑같은 대답이었다. "다른 데 오라는 데가 있어서요." 오기가 발동해 세번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 똑같은 대답. 그들 모두에겐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괜히 화가 돋는다. 애꿎은 세번째 합격자에게 쏘아붙였다. "그럼 왜 면접을 보신거죠? 입사 의사가 있으니 보신 거 아니었나요?" "....저...그게요....모두들 여러 군데 알아 보고 그중에 처우가 가장 좋은데로 결정하거든요..."
 
아뿔싸, 내가 잊었다. IMF 극복을 명분으로 강력하게 밀어 붙인 노동 시장의 유연성 정책으로 말미암아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이지 않은가. 이른바 프리터들이 양산되고, 젊은이들은 더 이상 나를 혹사할 것 같은 직장에 젊음을 바치지 않는다.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느니, 적게 벌고 적게 쓰겠다는 인식이 팽배해 졌다.

여기저기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어렵게 뽑은 친구들은, 쓸만해지면 다른 길을 택한다.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기업에 해고의 편의를 보장해주기 위해 마련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정책이 부메랑이 돼 고용주들의 뒷통수를 후려 갈기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동자들을 뜨내기 만든 대가다.

기업이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사람들은 직장을 더 이상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자연의 이치다. 열 받는 건 그 이치에 침 마르고 피 마르는 게 나같은 중간 관리자들이라는 것이다. 별 수 없다. 이젠 나도 쿨하게 받아들이련다. 자본의 의지대로 유연하게, 유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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