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맨

영화 이야기 2007.05.24 22:50 Posted by PD the ri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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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더맨

어제 저녁, TV에 나오는 웨더우먼은 오늘 아침부터 하루종일 70mm가 넘는 비가 올 예정이 주의하라더라. 그런데, 오전에는 비가 안오더군. 그 덕분에 문뜩 떠오른 의문. '우리나라 기상 캐스터들도 쉐이크 세례를 받을까?'
 
쉐이크를 뒤집어 쓴  케서방의 표정이 참 '거시기'하다. '바람이 어디로 불지, 비가 올지, 번개가 칠지, 내가 알게 뭐야? 난 대본만 읽는다고...왜 나한테 지랄들이지?'

영화 웨더맨은 익숙하기 그지없는 헐리우드 가족영화 처럼 시작한다. 이혼한 전처랑 어떻게든 재결합을 하고 싶은데,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감정의 앙금만 더 쌓여간다. 12살에 불과한 딸은 아빠 돈 삥 뜯어서 담배 사다 피우고, 학교에서는 '낙타발톱'(무슨 뜻인지 알고 싶으면, 돈내고 DVD를 빌려 보시라. 세상엔 공짜가 없다) 이라고 놀림까지 받는다. 아들은 아동 성희롱범에게 잘못 걸려, 폭행죄(?)를 뒤집어쓸 상황이고, 유일한 버팀목이던 아버지마저 림프종으로 살 날이 몇 달 안남았다. 아...개같은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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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역으로 출연한 니콜라스 홀트 =>
                                                 어디서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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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바웃 어 보이'의 마커스가  저렇게 컷다.
     도대체 요즘 애들은 뭘 쳐먹길래...쩝





보통 헐리우드 가족영화는 이런 경우, 코믹한 상황과 대사를 섞어가며 주인공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 부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클라이막스에 이르면, 단 번에 오해가 풀리고, 가족은 다시 사랑을 되찾기 일쑤다. 이런 제길... 내 눈에는 이런 영화가 반지의 제왕 보다 더한 판타지 영화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 '웨더맨'은 좀 다르다. 달라도 한참 다르다. 여기서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봐야 남들 영화보는 재미만 반감시킬테니, 딱 한 장면만 언급해 보련다.

'웨더맨'과 '낙타발톱'이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회사 운동회에 참가한다. 이른바, 2인 3각 경기. 종이 울리고, 어느 누구보다 서먹서먹(?)한 부녀가 얼음을 지치기 시작한다. 마음이 맞아야 되는 경기라던데, 잘...될까? 물론, '택'도 없다. 출발한 지 얼마 안되어 넘어지고, 딸은 아프다고 징징댄다. 다른 팀들은 모두 결승선을 통과했으니, 완주를 하건 말건, 무조건 꼴등이다. 이때, 웨더맨은 딸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완주하자고 재촉한다. 그러고는 기어이 딸을 이끌고 완주한다. 최선을 다한 두 사람은 만족을 얻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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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최선을 다하면, 거의 무조건 최고의 결과가 보상처럼 따라온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CSI 길반장 말마따나, '최선'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아무리 최선을 다 해도 결과는 매번 개판이니, What the fuck!!! 이 절로 나오는 게 인생 아닌가?  영화 '웨더맨'은 그런 점에서 아주 특별한 영화다. 거의 모든 영화가 '최선'과 '희망'을 외칠 때, 웨더맨은 다른 목소리를 낸다. 한 번쯤 들어 볼 만한 얘기니, 귀를 쫑긋 세워 보시길 권한다.    

어제 밤부터 흐리더니, 하루종일 비가 온다.
귀찮은 일은 딱 질색인 성격이라, 눈과 비에는 언제나 짜증이 난다.
우산을 쓰기도 귀찮고, 뿌옇게 김이 서린 차창 때문에 운전에 방해를 받는 것도 싫다.

모처럼 스케줄이 없는 휴일이라고 느긋했는데,
뒤늦게 소득 신고 문제로 세무사와 만나기로한 약속이 떠올랐다.
차에 올라 차창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한 30분쯤 동부 간선도로를 달렸을까?
문득 옆좌석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CD 몇 장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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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Won't Be...

5년 만에 신보를 발표한 마룬 파이브(Maroon 5)의 앨범
[It Won't Be Soon Before Long]을 플래이어에 걸었다.
첫 트랙 <If I Never See Your Face Again>을 시작으로
딱 마룬 파이브 스타일의 곡들이 앨범을 채우고 있다.
록과 소울, 소울 펑키와 팝, 그리고 그루브...
마룬 파이브의 새로운 음악은
전작 [Songs About Jane]에 비해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담 레빈의 목소리는 여전히 슬프게 들린다.
젊은 날에만 흘릴 수 있는 눈물 몇 방울이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진다.
<에덴의 동쪽>에서 아버지에게 무시당하던 제임스 딘의 눈빛같은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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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Dean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현대화했던 <에덴의 동쪽>.
제임스 딘은 연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눈빛에 담아
보여줬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성장한 그였기에
고작 20대 초반의 신인배우였음에도 그런 눈빛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사랑했던 연인 피아 안젤리와의 헤어짐의 슬픔도
그 눈빛의 어딘가에 있었을 것이다.



빛나는 청춘의 한 때를 연기한 알랑 들롱 역시, <태양은 가득히>에서 바로 그 눈빛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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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in Soleil

아무 것도 갖지 못한,
그래서 모든 것을  꿈꾸던 그의 눈빛은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너무도 슬프게 보였었다.
우연히 친구와 함께 들렸던 칸느에서 영화배우로 픽업되었지만,
정치권과의 스캔들로 얼룩진 데뷔 당시를 생각하면,
그의 슬픈 눈빛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알 수 없는 미래, 그리고 꿈꾸는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젊은 날은 언제나 슬프다.


빗방울 소리와 자동차의 규칙적인 엔진 소음,
그리고 마룬 파이브의 <Nothing Lasts Forever>는 20대에는 결코 느껴본 적 없는,
아니 분명 느꼈겠지만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는 그 슬픔을
집으로 돌아오는 길까지 내내 들려주었다.

마룬 파이브의 5년 만의 앨범이 전작과 똑같은 정서를 훌륭히 담아 냈다는 것은
그들이 아직 젊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십여 년을 잊고 있던 그 느낌이 왜 갑자기 내게 돌아온 걸까?

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들리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마도... 날씨 탓이겠지...

* 첨부되었던 음원은 삭제합니다.

따분한 영화가 필요한 이유

별별 이야기 2007.05.23 21:59 Posted by cinemAgora
아는 사람에게 최근 벌어진 일이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아내가 중학생 아들과 딸을 차례로 찌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들은 온 몸을 칼에 찔려 숨졌고, 딸은 불행중 다행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중상이다. 남편이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은 온통 피바다였다고 한다.

아내에게 법원 출두 명령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 2차 출두 어쩌구 하면서 9번을 누르란다. 눌렀더니 낯선 억양의 목소리가 들린다. "확인해드릴테니 성함과 주민 번호를 알려주십시오." 속셈을 다 알고 괜히 눙쳐 본다. "법원이라면서 신상도 모르고 전화하셨나요?" 침묵, "...뭔가 잘못 된 거 같습니다. 뚝."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금 환급 어쩌구 하면서 사기 치던 치들이 종목을 바꿨다. 이번에는 법원을 사칭한다. 가지가지다. 한달에도 두 세번씩 이런 전화를 받는 아내는 이제 즐긴다. 저쪽이 어떻게 당황하며 전화를 끊을 것인지를 상상하며.

세상 살이가 영화 같다. 하도 영화 같아서 따분할 새가 없다. 따분하고 지루한 영화를 보고 싶다. 시간이 멈춘 듯 느리게 흐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영화가 보고 싶다. 사람이 죽거나 죽이지도 않고, 속거나 속이지도 않는, 평화와 안전의 일상, 그거야말로 진짜 판타지가 아닌가.

알싸한 고음 Robin Thicke

음악 이야기 2007.05.22 10:06 Posted by jacosmile

초등학교 입학 이전,
이미 현재 수준의 저음을 낼 수 있었다는 전설의 내 보이스는
극 저 음역대의 반옥타브안에서 왔다갔다하는
신기한 재주를 선보이곤 한다.
덕분에 교회에서 찬송가 한 소절을 부르는 데도 헉헉거려야 할 만큼
실용적이질 못하니,
때때로 얇고 고음의 미성을 내는 남성 아티스트들의 목소리가
부럽워 질때가 있다.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Kissing A Fool>이나
맥스웰(Maxwell)의 <Welcome> 수준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가끔은 간드러지는 미성으로 'I love you' 한 번
멋지게 날려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보다 훨씬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남들에겐 '뭐 그런걸 가지고...'라는 식의 조소거리겠지만
프란세트 팍토의 말처럼,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갖지 못한 걸 욕망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승환의 명곡 <덩크 슛>을 들어보시라~)

어찌되었건,
연일 계속되는 음주흡연에 목에 염증까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아
목소리는 계속해서 초-극 저음대로 하향 운행중이시다.
날씨는 더워지는데...
여름은 저음과 어울리지 않는 계절이니 당분간 썰은 좀 자제하려고 한다.

싱숭생숭한 아침에 기분전환용 비타민으로 듣다가
여러분도 퀵퀵 슬로우의 경쾌한 필링 한 번 느껴보시라고  
한 곡 올리고 간다.

남자 알리시야 키스(Alicia Keys)라는 개성 없는 호칭이 맘엔 안들지만,
음악은 나쁘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로빈 씨케(Robin Thicke)의
<Lost Withou U>... 네오 소울(Neo soul) 스타일이니
블루 아이드 소울(Blue-eyed soul) 뮤지션으로 분류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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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in Thicke



중력이 느껴지지 않는 닭 깃털 목소리의 주인공
로빈 씨케군을 소개한다.
잘 생긴 얼굴에... 감미로운 보이스까지...
음... 혹시 게이?
(질투에 눈 먼 팝 컬럼니스트의 엉뚱한 시비를
보시라...)


* 첨부되었던 음원은 삭제합니다.

로큰 롤 댄스타임 / Arctic Monkeys

음악 이야기 2007.05.22 00:04 Posted by jacosmile

직업적으로 음악을 들어야 하는 내게 가장 곤혹스러운 공간은 바로 노래방이다.
항상 최상급(!)의 음악만을 가려 들으려 노력하는 삶의 방식상,
아무리 술기운을 빌어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려해도 음정과 박자가 심하게 무너진,
그것도 최악의 마이크와 스피커 상태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들은
나를 거의 패닉 상태로 몰아가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래방은 물론이거니와 음악 선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 카페나 bar에도
애써 가지 않는 편이다.
바텐더 언니가 아무리 예뻐도 말이다... --;;
 
지난 6개월간 sbs 라디오에서 <잠 못드는 밤 김태훈입니다>를 진행하며 평소엔 그다지
듣지 않는 가요를  틀어 댔었다. 가요 일반을 싸잡아 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취향에 맞지 않는 곡들임에도 공중파 라디오가 가진 대중 선곡을 따라 가자니
곤혹스러운 순간이 있었단 얘기다. 더구나 팝 선곡들 조차 100% 내 취향은 아니었으니,
가끔은 스스로가 딱하다는 같잖은 우울에 빠지곤 했다.

그 보상 심리였는지 개편에서 짤리자마자 책상 한 구석에 수북히 쌓아 놓았던 음반들을
하나 둘 골라내 취향별로 분리하기 시작했다. 들을 만한 음악을 찾고 있던다는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다 간만에 똘똘한 록 밴드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름하여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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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ic Monkeys


록(Rock)이 스피릿(Spirit)이라는 요상한 이데올로기와 악수하기전,
자연발생적 그대로의 싱싱함을 간직했던 로큰 롤은 댄스 음악이었다.
시대 정신이니 반항심이니 하는 평론가들의 우스꽝스런 단어가 발명되기전,
플로워에서 머리를 산발하고 발바닥에 땀나게 춤추게 만들던 음악이
바로 로큰 롤이었던 것이다.

영국 셰필드 출신의 4인조 악동들로 구성된 악틱 몽키스의 음악은 한 마디로 로큰 롤이다.
시종일관 두들겨대는 드럼의 에너지와 베이스의 리드미컬한 전희를 바탕으로
좌삼삼 우삼삼으로 능숙하게 피스톤 무빙을 보여주는 기타의 밸런스는
이들의 음악을 플래이어로 재생하는 순간부터 기분좋은 발장단과 춤사위를 이끌어 낸다.
 
별 5개를 부여한 Q Magazine과 10점 만점에 9점을 쏘아 주신 NME의 환호,  
그리고 차세대 거물 운운하는 평론가들의 섣부른 용비어천가가 약간은 경망스럽게도
느껴지지만, 뭐 어찌되었건 한동안 심야시간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과잉으로 섭취한
무드 음악 때문에 느글느글해진 내 고막에 톡쏘는 청량감을 부여했으니
그까이꺼 대충 고개 끄덕이고 넘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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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urite Worst Nightmare

오아시스가 가지고 있던 데뷔 음반 발매 첫 주 판매 기록을
가볍게 갱신하며 36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악틱 몽키스.
이들의 2007년 앨범 [Favourite Worst Nightmare]에서
첫 번째로 커팅된 싱글은 <Brianstorm>이다.
그러나 이 글의 취지에 맞춰 보다 댄서블한 느낌의 곡 하나
올려 본다. 두 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Teddy Picker>.
출렁거리는 베이스 리듬에 맞춰 머리카락
혹은 뱃살이라도 출렁이며 댄스 타임 한 번 가져보시길...  

* 첨부되었던 음원은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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