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러쉬>는 두 선남선녀의 옥상 위 원나잇 스탠드의 여파로 세상에 태어난 죄로 부성애가 지나친 나머지 조부애는 쓰레기통에 쳐박은 외할아버지의 버림을 받아 산전수전 다 겪은 귀여운 아이 에반(영화속 예명 어거스트 러쉬)이 천재적이라기보다 초능력에 가까운 음악성으로 '우연의 일치' 신공을 발휘, 헤어진 엄마 아빠를 11년만에 한자리로 불러 낸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 영화에 필 제대로 꽂히신 분들은 살짝 열 받으시겠다. 그러나 할 수 없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 않은가.
사실 영화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기타 리듬과 첼로 선율을 절묘하게 크로스오버시킨 음악이다. <어거스트 러쉬>는 객석에 음악의 감동을 돌비스테레오로 들려주는 것도 모자라다고 판단한 듯, 크게 창의적이지 않은, 아니 차라리 게을러 보이는 가족 신파 드라마를 들이민 작품이다. 눈 딱 감고 전형성을 좇은 것은 음악을 보필하기 위한 핑계처럼 보인다.
어쨌든 됐다. 흥행 1위다. 개봉 첫주말 서울에서 12만 6천여 명, 전국적으로 36만 8천여 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안 그래도 알싸한 초겨울 바람이 겨드랑이를 파고 들기 시작하는데, 뜨끈한 오뎅 같은 영화 찾는 관객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셈이다. 이런 걸 두고 시즌 특수라 하던가.
한편, 입소문의 뚝심을 발휘하고 있는 <세븐 데이즈>가 지난 주 1위 도약의 이변을 연출한 뒤, 계속 승승장구다. 한 계단 내려섰지만 140만 명을 넘겼다. 롱런 흥행작 <색, 계>도 비슷한 규모의 전국 누계를 기록 중이다. <식객>은 이미 274만 명을 기록, 아쉬울 게 없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어거스트 러쉬>의 예상을 뛰어 넘는 선전 여파였는지, 함께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예상치를 한참 밑돌며 죽을 쑤었다. 스릴러라기 보다 잔혹 누아르에 가까운 <우리 동네>는 20만 명 선에서 민망한 오프닝을 기록했고, 김혜수 주연의 토종 가족 멜로 <열한번째 엄마>도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조지 클루니 주연의 <마이클 클레이튼>은 성장과 성공 지상주의에 밀려 양심과 정의가 홀대 받는 세상 분위기에 걸맞게 배급과 관객 동원 양면에서 홀대 받았다. 그러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서울 관객수 기준 주말 박스오피스(2007.11.30~12.2)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서울/전국) 서울 주말 전국누계
===================================================================
1위 어거스트 러쉬 68/232 126,000 368,000
2위 세븐데이즈 60/270 99,800 1,414,200
3위 색, 계 55/200 65,000 1,366,000
4위 우리 동네 52/239 52,000 203,400
5위 식객 58/270 45,000 2,744,000
6위 열한번째 엄마 46/244 30,200 167,900
7위 마이클 클레이튼 31/147 23,800 72,600
8위 히트맨 34/151 22,800 94,200
9위 베오울프 45/166 13,300 910,300
10위 쏘우 4 38/188 8,000 255,000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서울/전국) 서울 주말 전국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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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어거스트 러쉬 68/232 126,000 368,000
2위 세븐데이즈 60/270 99,800 1,414,200
3위 색, 계 55/200 65,000 1,366,000
4위 우리 동네 52/239 52,000 203,400
5위 식객 58/270 45,000 2,744,000
6위 열한번째 엄마 46/244 30,200 167,900
7위 마이클 클레이튼 31/147 23,800 72,600
8위 히트맨 34/151 22,800 94,200
9위 베오울프 45/166 13,300 910,300
10위 쏘우 4 38/188 8,000 255,000
*이 박스오피스의 스코어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과 관련이 없으며 별도 취재를 통해 확인한 각 영화의 실 동원관객수(근사치)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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