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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박스오피스(2010.6.4~6)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주말 관객        누계 관객            개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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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자전                    586              591,687         861,290              06/03
2    페르시아의 왕자           560              376,794       1,521,852              05/27
3    드래곤 길들이기           428              294,357       2,004,048              05/20
4    엣지 오브 다크니스        257               87,309         133,537              06/02
5    유령작가                  214               69,537         122,676              06/02
6    내 깡패 같은 애인         289               63,844         635,814              05/20
7    하녀                      308               46,097       2,237,113              05/13
8    로빈 후드                 277               33,492       1,560,519              05/13
9    시                        101               10,793         188,663              05/13
10   꿈은 이루어진다           196                7,272          94,567              05/27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이른바 '음담패설'은 흥행적으로 대단히 다루기 어려운 소재 가운데 하나다. 자칫 잘못하면 관객들의 말초 신경을 자극하려는 싸구려 상술로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대우라는 감독은, 적어도 한국영화계에 있어서 이 분야의 '타짜'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한 편만으로는 우연이라고 넘기고 말 일이겠지만, 두 편이나 연속 히트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그는 제목부터 노골적인 <음란서생>에 이어 4년만에 내놓은 신작 <방자전>까지 가볍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려 놓으며 명실상부한 음담 영화의 달인임을 입증해 보였다.

음담이 싸구려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하는 김대우의 노하우는 제법 영악하다. 한마디로 그는 섹스의 '진맛'을 향한 인류의 보편적 욕망을 은근히 눙치며 담아내는 데 선수다. 아닌 척 음담의 쾌감으로 끌고 들어가는 솜씨. 그것은 호들갑스러운 슬랩스틱의 방식이 아니라 (이를테면 이번 영화에서는 오달수를 동원한) 스탠딩 개그스러운 것이어서 곧잘 성에 대해선 이중적 태도를 갖기 십상인 객석의 불편함을 상쇄해준다.  

이런 방식은 두 마리 토끼를 훌륭하게 잡아챈다. 한마리는 음담 욕망의 해소이며 한마리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해학이다. 어쩌면 이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가능한 진짜 이유는, 성을 둘러싼 위선과 이중성이 봉건시대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현실을 그와 관객들이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김대우는, 그의 인물들을 시대극의 틀 안에 가둬 놓고도 또 너무나 능란하게 성 담론의 현재성까지 포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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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음란 서생>의 한석규를 연상시키는 통속 소설가를 등장시켜 액자식 구성을 취한 이번 영화에서도, 김대우는 춘향의 진짜 애인이 방자였다는 상상을 동원해 '춘향전'이 담고 있는 절개의 이데올로기를 능청맞게 비웃는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이몽룡과 변학도의 캐릭터와 관계까지 뒤집어 놓음으로써 춘향전 자체가 사실은 지배층의 이미지 정치를 위해 조작된 일종의 미담극이었다는, 가상의 폭로를 늘어 놓는다. 그럼으로써 예나 지금이나 성과 정치, 또는 권력은 불가분의 관계임을 드러내는 셈이다. 송새벽이 연기한 변학도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풍자의 진수다. 그리고 이 풍자의 통렬함이, 낯뜨거운 음담을 소비한 객석의 머쓱함을 쓰윽 매만져 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첫 주말 86만 명이다. 반응이 썩 괜찮으니 꽤 잘 나갈 것 같다.

트위터: @cinem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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