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살인자' 별로 안반가운데?

영화 이야기 2010. 3. 26. 11:03 Posted by cinem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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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꽃샘추위는 유난도 하다. 봄이 올듯 올듯 숨어 버린다. 폭설에 황사, 우박까지 가지가지다. 최근의 한국영화들이 꼭 요즘 날씨 같다. 반응들이 흉흉하다. 이미 개봉한 감우성 주연의 <무법자>는 사실상 쪽박을 찼고, 격정 멜로를 표방한 <비밀애>나 <폭풍전야>도 걱정스럽긴 매한가지다.

지난 화요일에 언론시사를 가진  <반가운 살인자>도, 유감스럽지만 근심 리스트에 올려야 할 판이다. 몇년째 왕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유오성이 모처럼 주연으로 나온다기에 잔뜩 기대를 품었지만, 막상 공개된 영화는 그런 기대에 꽃샘 바람만큼이나 맵고 차가운 실망을 안겨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무대인사에 나선 감독과 배우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달라"고 당부할 때부터 왠지 불안하긴 했다.

이 영화, 우선 때깔부터 B급이다. 조명이나 촬영 장비에 돈을 쓰지 않은 탓인지 80년대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놓고 자꾸 한눈을 파는 드라마는, 중구난방 갈팡질팡이다. 유오성과 김동욱, 성지루까지 꽤나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모아 놓고, 정작 가장 연기가 빛나는 배우는 유오성의 딸로 나온 심은경이다. 시나리오와 연기, 연출이 제대로 불협화음이다.

<반가운 살인자>의 패착은, 유오성의 동기를 미스터리로 남겨두려다 중심 플롯을 너무 뒤늦게 알려주는 데다, 백수 유오성과 형사 김동욱 간의 관계가 해프닝 이상으로 전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코미디와 휴먼드라마의 중간쯤에 어중간하게 걸쳐져 있어, 제대로 웃기지도 제대로 울리지도 못한다. 4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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