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딱 벌어지는 영화를 보고 나면, 글로 쓰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몰려 온다. 이런 영화를 내 좁은 어휘력 반경 안에서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 영등포 CGV에서 언론 시사회를 통해 본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내게 그런 영화다. 서두부터 엄살을 부렸다시피, 영화의 압도적 잔상이 내 이성을 폭풍처럼 휘감아 버린 지금으로선, 기껏 다음과 같은 상투적 상찬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영화 <아바타>는 2시간 42분의 러닝 타임 내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시각 혁명의 현장 자체이며, 분별력 있는 현실 인식을 담아낸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모험극이다. <아바타>는 자본과, 기술, 재능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사례이자 영화사의 기원을 바꾼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즉각적으로 떠오른 단상을 이렇게나마 얼버무리는 것으로 <아타바>를 관람한 경이로움의 표현을 대신할까 한다. 딱히 긴 설명이 필요 없을뿐더러, 적어도 지금은 그러기에 너무 어안이 벙벙하다. 이 영화에 대해선 개봉 이후에 한 두 번 더 본 뒤 다시 논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일단 보시라. 기왕이면 3D로 관람하시기를 적극 추천한다. 12월 1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