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사우나 콤플렉스? 필러 성형으로 간편히 OK~

애경's 3M+1W 2009. 5. 6. 20:0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의학기사를 써보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의학용어를 빌려오지 않으면 다분히 선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소재이기에 자료조사와 간단한 인터뷰를 좀 진행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했다. 수요가 많으니 공급이 늘어나는 거로군. 뭔 소리냐고? 얘기는, 며칠 전 모 매니지먼트사 이사와의 술자리에서 나온 ‘가장 hot했던’ 화제로부터 시작된다.

“내년부터 우리 매니저들 생일 선물로 제가 해주고 싶은 게 있어요.” “그게 뭔데요?”
“30방이요. 하하하하” “엥? 30방? 그게 뭐예요?”
“실은 얼마 전에 우리 대표가 60방 시술을 받으셨거든요.”

필러 주사 얘기였다. 언젠가 취재를 빌미로 성형외과를 찾았던 적이 있는데, 의사는 ‘필러로 팔자주름과 이마의 굴곡만 채워도 훨씬 동안이 될 것’이라고 부추겼다. 웬걸. 지나치게 어려 보여서 고민인 내게 그런 제안을?!? 어쨌든 그 때 알았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꺼진 볼이 부풀어 오르고, 뭉툭한 콧대가 날카롭게 솟아나고, 이마 주름 혹은 팔자 주름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미녀 되는 건 순식간, 그것이 바로 필러 성형이 구현해 내는 마술이라는 것을.

한데 이 필러 성형이, 소리 소문 없이, 비뇨기과에서도 시술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꽤 오래 전부터. 

“얼마 전 대표가 사우나 갔다가 이모 배우님을 만났다네요. 이 배우님이 평소 사우나 콤플렉스가 있는지라 늘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등장하곤 했었는데, 그 날은 수건을 허리가 아닌 목에 감고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더래요. 그길로 병원을 소개받았나 봐요. 60대를 찌르는데 아프긴 엄청 아팠다네요. 더군다나 중간 허리쯤 되는 위치에 하얀 막이 내려져 있어 시술에 들어가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그 긴장감에 더 아팠다고 하더라구요.”
“주사 한 대만 맞아도 아픈데, 엄청 아프긴 했겠네요. 근데 효과는 좀 있대요?”
“완전 난리났어요. 자기 인생에 돈 600만원을 이렇게 의미 있게 써 본 적은 처음이라면서. 만나는 상대마다 다들 깜빡 죽는다면서. 최고 어쩌고 하면서 다들 한 마디씩 한다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진 상대를 만나서 그런 것 아닐까요?”
“뭐 그럴 수도 있죠. 실전에서 어떻든 간에, 남자들 사이에서의 자존심 회복 뭐 이런 거엔 확실히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더 엽기는 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친한 업계 사장들한테 쭉 한번 발송을 했나보더라구요.”
“헉. 진짜 엽기네요.”
“순차적으로 답장들이 막 도착하는데... 대부분의 반응이 ‘어디냐 그 병원?’이였대요?!? 아무튼 내년부터 우리 남자 매니저들 생일 선물은 고민 안 해도 되겠어요. 하하하”

Image by Dazed & confused vol 12

‘60방. 내 인생에 가장 값지게 사용한 600만원’이라는 문장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은 것이, 이 글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요즘의 성형은 하나의 트렌드다. 뷰티 스타일리스트 피현정이 낸 <시크릿 쇼핑: 성형도 쇼핑이다!>라는 책에 등장하는 한 설문에 의하면, 한국 남성의 40% 이상이 ‘성형 수술한 여자 친구도 상관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다수의 여성들 또한 수술해서 예쁘면 티 나도 상관없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자들의 성형 나아가 연예인들의 성형은 이제 그러려니 용납되는 시대다. 일반인들조차 ‘바르는 성형 화장품’으로 자신을 관리하고 있으니, 말 다했다.

하지만 듣자하니, 도가 지나친 경우도 간혹 있다. 한 신인 여배우는, 허벅지를 탄탄하게 보이기 위해 ‘철판’ 소재의 의학재료를 삽입했다고 한다. 턱뼈 정도 갈아 없애는 건 이제 ‘수술’도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허벅지 근육을 얻는 건 ‘강도 높은 꾸준한 운동’으로도 가능하다. 요는 이것이다. 남자들이 특정 부위에 행하는 필러 시술에 관한 이야기를 접한 대다수 ‘보통’ 여성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냐’는 것이 중론. 하지만 그럴 필요 있어 보인다.

사우나 콤플렉스의 원인을 ‘강도 높은 꾸준한 운동’ 정도로 개선시키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수술 없이 약물 주입만으로 10분 이내에 시술을 끝낼 수 있고, 시술 후 즉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이후 별도의 치료과정 없고 그 다음날부터 바로 샤워가 가능한 필러 주입법이, 같은 효과를 거두나 재료비가 다소 고가인 대체진피법에 비해 남자들의 화젯거리에 좀 더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스타일>의 저자인 백영옥 작가는 한 칼럼을 통해 “광대뼈를 깎고, 턱뼈를 잘라내고, 필러로 팔자주름과 이마의 굴곡을 채우니, 한가인 저리가라 호통 칠만한 절세미녀로 거듭날 것만 같았다” 정도로 마무리 되는 가상의 체험기를 적어내린 바 있다. 이제 필러로 콧대를 날카롭게 세우고 아울러 ‘자존심’도 단단히 세운 남자들이 이대근 저리가라 호통 칠만한 쾌남호걸로 거듭날 것이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번 09 F/W 패션 트렌드를 통해 존 갈리아노, 버나드 윌햄 등의 디자이너는 남자들에게 ‘치마를 입으라’ 선동했다. 실제로 많은 남성복 브랜드들이 치마는 물론 레이스나 핑크 컬러 등 전통적으로 여성복에서 사용되던 재단과 색상, 소재 등을 활용한 의상을 대거 내놓은 바 있다. 남성용 화장품이 대중화됐듯, 남자들을 위한 치마가 머잖아 거리를 누빌 거라는 전망이다. 그러니, 성형을 위한 필러 시술 또한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우길 필요 없어 보인다. 게다가 '자기 인생에 가장 값진' 투자였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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