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매주 일요일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방송한 트랙 리스트이다.
밥 딜런의 평전을 두 번째 읽고 있다.
살아 있는 아티스트의 평전을 읽는 다는 것은 묘한 느낌이다.
마치 산 채로 미이라를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의 전기를 다룬 영화 'I'm not there'에 랭보로 등장한 벤 위쇼는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면 아무 것도 하지마라."
자신의 평전을 살아서 읽는 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 2월 1일 객원 DJ 선곡>
1. Galaxy Bounce / Chemical Brothers
2. Strike It Up / Black Box
3. Jazz Machine / Black Machine
4. Love Song / Love
5. Solo / 다이나믹듀오
6. Never Let Me Go / Bill Evens
7. Forget Her / Jeff Buckley
Forget Her - Jeff Buckley
제프 버클리의 목소리는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알아버린 순간부터 주술처럼 청자를 사로잡는다.
미시시피 강에서 뜬금(!)없는 수영을 즐기다 그대로 삶을 마감해버린 이 우울한 보컬리스트는,
공기의 진동 속으로 자신의 감성을 때로는 농밀하게, 또 때로는 희석시켜 전달한다.
평온했던 감상자의 약한 감정의 고리를 찾아내 일순간 흔들어 놓곤,
눈물을 쏟기 직전 꼭 그 만큼의 위로를 건낸다.
자살로 삶을 마감한 아버지의 뒤를 따르듯, 느닷없이 떠나버린 그의 목소리가 그리운 날은,
누군가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눈물이 눈가에 가득 고인 날이라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 2월 8일 객원 DJ 선곡>
1. Family affair / Sly & the family stone
2. Pick up the pieces / Candy Dulfer
3. Jump street / Herb Alpert
4. Wishing on a star / Paul weller
5. Move on up / Curtis Mayfield
6. 걱정하지마 / H2O
7. I saw the light / Keiko Lee
Move On Up - Curtis Mayfield
국내엔 그리 높은 지명도를 획득하지 못한 인물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음악의 빛나는 아우라가 손상을 입을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1942년 출생으로 시카고 소울의 개척자로서 음악계에 한획을 그었다.
기타리스트이자, 독특한 가성을 사용한 보컬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다.
60년대 그룹 Impressions을 이끌고 소울 음악을 선보인 커티스 메이필드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상업적인 작법으로부터 떨어져 라틴 리듬과 혼 섹션의 독특한 결합을 시도 했다.
또한 당시로선 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 소울 아티스트였으며,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적인 영감의 한 축으로도 작용했을만큼 천재성을 보여주었다.
사이키델릭 록과 소울 펑크라는 이질적인 결합을 현실화 시켜냈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로 소개하는 <Move on up>은 일렉트로니카 그룹 Bran Van 3000이
<Astounded>에 샘플링으로 사용해 오마쥬를 바친 곡이기도 하다.
소울 펑크와 디스코의 시대를 예견한,
아니 태동시킨 또 한 명의 거장이 선사하는 유사이전을 감상해 보시라.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 2월 15일 객원 DJ 선곡>
1. Nice / Duran Duran
2. Enjoy / D'sound
3. Undo / Astro Bits
4. I'll be waiting / Clive Griffin
5.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 Dianne Reeves
6. (it's just) Talk / Pat Metheny
7. So what / Jeff beck
8. Dreams come true / Brand new Heavies
Enjoy (Live) - DSound
몇 년 동안이나 내 MP3의 트랙 리스트에 질긴 생명력으로 살아 남아 있는 곡이다.
댄스 음악이란 참 묘한 음악이다.
경쾌한 리듬으로 마음껏 몸을 들썩이게 만들면서도
그 내면엔 단조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한다.
모두가 아름답다고 아무 근거 없는 찬사를 늘어 놓는 젊은 날의 어느 순간,
우리는 모두 그렇지 않았던가?
클럽에서 밤새 미친 듯 춤을 추면서도 해결되지 않았던 원인 모를 불안과 우울에 시달렸던 기억들...
스스로에게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아직도 이런 류의 음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인가 하는 것이다.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 2월 22일 객원 DJ 선곡>
1. Got to get into my life / Earth wind & Fire
2. Six play / George Benson
3. Move in the light / Two Ton Shoe
4. Teddy Picker / Arctic Monkeys
5. Hard on my love / Robin Thicke
6. Hollywood Nocturne / Brian Setzer Orch
7. You made it / DJ Shadow
8. Shudder & King of snake / Underworld
King of Snake - Underworld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수록곡 <Born slippy>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그룹이다.
1988년 결성 당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칼 하이드와 키보드의 릭 스미스 2인조 포맷이었지만,
뒤늦게 DJ 대런 에머슨을 팀에 받아 들이며 3인조 포맷으로 전환했다.
단순한 미디 사운드가 아닌 실제 연주를 곡에 삽입한다는 점에서 기타 그룹들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
일렉트로니카 그룹의 특성상, 클럽의 조명이 제거된 상태에서 100%의 감흥을 느끼기엔 무리가 있지만,
한 번이라도 이들의 음악에 신내림을 받은 클러버들이라면, 한 동안 벗어나기 힘든 약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약물과 대마초가 일반화된 유럽의 클럽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