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정령, 토토로 잘 있니?
가끔 네가 보고 싶어.
하야오 할아버지는 그랬지.
어른이 되면 만화를 보면 안된다고.
만화는 아이들의 것이라고 말야.
그래도 이렇게 헛헛하게 공상이 그리워지는 밤엔 네가 괜히 보고 싶어.
사츠키와 메이 자매처럼,
그렇게 네 배 위에서 잠들고 싶어.
고양이 버스도 타고.
큰 나뭇잎 우산으로 겨우 비를 피하는 네가
슬쩍 내 옆에 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하지.
걱정도, 사람에 대한 실망도,
외로움도, 자존심도,
그런 거 모두 필요 없는 세상에서
너랑 고양이 버스를 타고 싶다.
진짜 탄다면 나는 물론 토하겠지.
그래도,
그래도,
가끔 네 그 바보 같은 미소에
잔뜩 장난기 어린 심통을 부리고 싶을 때가 있거든.
숲을 부탁해, 토토로.
난, 도시가 더 넓어지는 걸 애써 막고 있을테니.
어느 경계선 쯤에서,
우린 다시 만나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