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을 걷다... 12월 14일 일요일 3:00 AM

음악 이야기 2008. 12. 15. 01:2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12월 14일 일요일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지난주에 이어 KBS 2FM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에서 객원 DJ로 음악을 틀었다.
이젠 일주일에 고작 하루, 한 시간의 시간에 적응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감 없는 시간.
생방송이기에 더욱 그렇다.

두 통의 전화 연결. 두 번째 전화는 직접 건 전화였다.
게시판에 20대 여성이라고 자신을 밝힌 누군가가 한강변을 걷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새벽 3시하고도 30분이 넘은 시간.
영하의 기온에 혼자 강변을 걷는다는 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일까?

그녀는 말했다.
오래전 한 남자가 자신의 곁을 떠나면서부터 생긴 버릇이라고.
잠이 오지 않는 날이면 그렇게 한강을 따라 걷게 된다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무엇인가를 잃게 된다.
냉철했던 이성이나 자신만의 시간 같은 것을.
그러나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무엇인가가 남아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상실감, 예전엔 없던 습관, 그리고 약간의 깨달음.

사랑의 신은 의외로 공정하다.
사랑을 얻으면 다른 것을 잃고, 사랑을 잃으면 또 다른 것을 주고 가니까.


<12월 14일 3:00 AM / 89.1 KBS 2FM 에서 방송한 트랙 리스트>

1. I Wish / Stevie Wonder

2. Super Sexy Girl / Fundacion Tony Manero
3. Don't Look Back / Telepopmusik
4. And I Love Him / Shirley Horn
5. 인생 뭐 있어? / 봄여름가을겨울
6. Mr. Wonderful / Earls
7. More Than Paradise / Port of Notes
8. I Can't Stop / Al Green
9. Rumba Del Caion / J.P Torres

I wish - stevie wonder

존 쿠잭, 잭 블랙 주연의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원제 : High Fidelity)>를 보면
딸을 위해 스티비 원더의 앨범을 사로 온 손님에게 잭 블랙이 일갈(!)을 날리는 장면이 있다. "딸이 혼수상태인가요?"

손님이 찾았던 음악은 80년대에 발표된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였다.
잭 블랙의 비아냥엔 나름의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70년대 스티비 원더가 발표한 천재적인 영감의 음악들에 비해,
80년대에 발표된 곡들은 그 뛰어난 모양새와 멜로디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내음이 배어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비 리틀(little) 원더란 이름으로 데뷔한 이 음악의 마스터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즈, 그리고 롤링 스톤즈가
60년대 이후 등장한 거의 모든 록 밴드를 저작권법으로 고소할 수 있듯,
제임스 브라운,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과 함께 70년대 이후
펑키(funky) 사운드를 구사하는 모든 아티스트에게 로얄티를 요구할 수 있는 인물이다. 

첫 곡으로 선곡한 <I Wish>는 스티비 원더의 70년대 펑크 곡 중 하나이다.
<Superstition>, <Higher Ground>가 대표곡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I Wish>를 더 좋아한다. 이건 그냥 취향이다.  

윌 스미스가 샘플링해 영화에 수록되기도 했던 <Wild Wild West>의 오리지널이자, 
30년이란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모던함으로 넘실거리는 
그루브의 마스터피스를 즐겨보시라.  

  
,
BLOG main image
3 M 興 業 (흥 UP)
영화, 음악, 방송 등 대중 문화의 틀로 세상 보기, 무해한 편견과 유익한 욕망의 해방구
by cinemAgora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87)
찌질스(zzizzls) (3)
영화 이야기 (702)
음악 이야기 (34)
TV 이야기 (29)
별별 이야기 (122)
사람 이야기 (13)
3M 푸로덕숀 (156)
애경's 3M+1W (52)
민섭's 3M+α (27)
늙은소's 다락방 (26)
라디오걸's 통신소 (1)
진영's 연예백과사전 (4)
순탁's 뮤직라이프 (10)
수빈's 감성홀 (8)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3 M 興 業 (흥 UP)

cinemAgora'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cinemAgora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티엔엠미디어 DesignMyself!
cinemAgora'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