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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아저씨가 할아버지가 됐다?' 매우 드문 일이겠지만, 생식력의 논리라면 가능한 일이다. 일단 이 아저씨가 중학교 때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청소년기에 출산했다면 말이다. 영화 <과속 스캔들>의 설정이다.

큰 인기 없는 라디오 DJ 현수 앞에 다짜고짜 꼬마를 대동한 20대 초반의 정남이 찾아온다. 정남은 현수가 자신의 아버지이며, 그녀의 아들 기동이는 현수의 손자라고 우긴다. 과거를 되짚어 보니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러니까 중학교 때 옆집 누나와...그랬던 기억이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전자 조사 결과 친딸이 맞다.

여기까지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니 살짝 뻔해 보인다. 그러나 딸과 손자가 있다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연예인 현수의 이중생활이 시작되면서 꽤 우스운, 때로는 귀엽기까지한 해프닝의 전시로 이어진다.

사실 이 역시 전형적이긴 하다. 혈통보다 개인의 영달이 더 중요한 현수가 친구같은 자손(?)들과 지지고 볶다 보니 가족애의 본질을 상기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래도 기대 수준을 낮춘다면, 특히 음악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장면들에서 즐길만한 구석이 적지 않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런 유의 영화가 자주 빠지는 억지 신파의 샛길로 새지 않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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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차태현은 살짝 지루해 보이지만, <과속 스캔들>이 나쁘지 않아 보였던 것은 아역 왕석현의 앙증맞은 연기에다, 무엇보다 90년생 배우 박보영의 상큼한 매력 때문이다. <울학교 이티>의 모범생 한송이로 나왔던 배우란 걸 까먹게 할 정도로, 캐릭터를 소화하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다. <미쓰 홍당무>의 서우를 비롯해 최근 녹록치 않은 재능을 뽐내는 어린 신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2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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