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중' 언론시사 후기

영화 이야기 2008. 6. 2. 17:52 Posted by cinem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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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공공의 적1-1>(이하 <강철중>)은, 관객 각자의 기대감의 향방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얻을만한 영화다. 우선 <공공의 적> 1편을 재미있게 봤지만 2편에 살짝 실망했던 관객이라면, 깡패보다 더 저열하고 살인마보다 더 집요한 문제적 형사 강철중의 복귀만으로도 반가울 것이다. 이 시리즈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분들이야 당연하겠지만, <공공의 적>에 필적할만한 어퍼컷급 재미를 기대하신 분들이라면, 이번 영화가 속편의 한계를 벗지 못한 동어반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보고 나온 몇몇 지인은 '생각보다 약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내 생각을 밝히자면, 전자 쪽에 가깝다. 나는 설경구가 어깨에 힘들어간 검사가 아닌, 막무가내 형사 강철중으로 돌아온 게 반가웠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공의 적 3>도 아니고 '1-1'이다. 혹은 1.5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동안의 한국 대중영화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그 다면적 인물이 범죄자들 앞에서 생고생을 각오한 '설레발'을 치는 장면은 또 한번 통쾌하고 짜릿하다. 역시 강철중은 검사보다 형사가 어울린다. 게다가 그 살기 어리며 호기로운 표정과 거침 없이 쏟아져 나오는 욕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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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철중의 복귀에 진정한 힘을 실은 것은 악역으로 나온 정재영이다. 정재영이 아니었다면, 앞서 이 영화에 까칠한 시선을 보낸 사람들을 아예 화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조폭 보스로 등장하는 정재영이 덧붙인 새로운 악역 캐릭터는, 우리가 잘 아는 강철중의 캐릭터와 찰기 있게 충돌하며 긴장과 폭소의 시너지를 합작한다. 여기에 이문식, 유해진 등 <공공의 적> 1편을 빛냈던 조연들이 다시 합류, 예의 '은근짜'한 매력을 뽐내니, <강철중>은 재미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영화가 될 뻔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생활고로 전전긍긍하던 강철중이 형사 생활을 때려 치우려다가 다시 사건 현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의 설득력이나, 정재영을 검거할 결정적 증거를 포착하는 과정의 밀도도 범죄 스릴러적 잣대를 들이대면 살짝 헐겁다. 처음에는 청소년들을 착취하는 조폭 세계의 비정함을 통해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지만, 정재영의 캐릭터를 살리다 보니 풍자는 휘발된 채 악다구니 활극으로 종결되고 마는 것도 거슬린다.
그럼에도 장진 식 입담이 실어 나르는 재기 발랄한 '대사빨'이 영화를 진부함에서 구원한다. 각본을 장진 감독에게 맡긴데다 정재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강우석 감독의 영리한 판단은 이번엔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비하면 '대성공'이다. "나의 장기로 돌아온 만큼 감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제대로 심판 받고 싶었다"는 그의 말대로, 그 장기가 제법 발휘됐으니 강우석은 앞으로도 감독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어깨에 힘을 빼고 젊은 재능과 손 잡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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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대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별 기대 않고 있었는데 기자님의 글을 보니
    한번 봄직 하단 생각이 드네요.

    강우석도 설경구도 안 땡기는데
    뒤로 숨은 장진이 땡긴다는..

    어우~ 대사빨 생각만 해도 짜릿합니다.

    요번엔 카메오로 안 나오나요??

    2008.06.02 18:31
  2. BlogIcon 낯선이름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 지금 매우 화나서 그 좋아하는 운동이고 영화고 뭐고 눈에 안들어온다.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다. 어쩔거냐.
    일단 다들 이거 해라.
    http://minbyun.jinbo.net/minbyun/zbxe/popup/people_law.html
    우리가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합법적 시도 중에 하나다. 하자. 기자님도 하세요.

    2008.06.02 19:28
    • 이런애들  수정/삭제

      정말 싫다..ㅡ_ㅡ

      2008.06.02 22:09
    • 옥다방고양이  수정/삭제

      이런애들 << 난 너같은 애들이 더 싫어

      구역질나

      2008.06.03 01:56
  3. BlogIcon nato74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기대를 해서 실망하게 될까봐 숨고르기 중입니다.

    영화관에 세번을 가게 만들고 대본을 구하고 DVD플레이어도 없으면서 DVD를 구매하게 만들었던 영화였기에 강철중 형사의 귀환은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2008.06.02 19:53
  4. BlogIcon Arborday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강우석은 풍자보다는 그냥 지나치면서 시니컬한 유머를 끌어내는 편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투캅스]에서 "아멘"을 읊조리는 타락형사 안성기의 모습처럼 말이죠. 어깨에 힘이 좀 빠졌다니 기대치가 조금 올라가는 느낌이네요.

    2008.06.02 20:21
  5. JS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크린쿼터때 난리치길래 한국영화는 극장에서 보고 있었는데..

    정작 이럴때 잠잠한 배우들 보니..

    걍 한국영화만큼은 다운받아보기로 했습니다.




    문득 그게 생각납니다..

    유태인이 죽임을 당할때 나와 관계된 일이 아니기에 침묵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죽임을 당할때 나와 관계된 일이 아니기에 침묵했다..

    내가 죽임을 당할때.. 나를 위해 소리를 내주는 사람이 없었다..

    2008.06.02 21:05
    • 영화인  수정/삭제

      영화인들도 동조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잠잠하다니요...--;

      2008.06.02 23:13
  6. BlogIcon 시진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우석도 설경구도 안 땡기는데 뒤로 숨은 장진이 땡긴다22222222
    (정말 제 생각과 너무나도 딱 맞아떨어지는 리플을 맨위엣분이 달아주셔서 기자님 블로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 한번 해봤네요 ㅋ 글을 읽고 나니 더 기대가 커집니다ㅎㅎ)

    + 정재영 도 기대가 되는군요, 원래도 괜찮게 생각하는 배우인데 저리도 기대감을 높여주시다니^^

    2008.06.02 22:27
  7. 새벽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공공의적2를 그렇게 만들었다는것 자체가 에러였죠 ;; 검사라니...ㅡㅡ;
    그래도 매력적인 캐릭터 강철중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수있다니 정말 기대되네요.
    혹시...
    "그러지마라~
    형이돈이 없다그래서 패고, 말 안듣는다고 그래서패고
    어떤새끼는 얼굴이 기분나빠! 그래서 패고
    그렇게 형한테 맞은애들이 사열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다
    지금 형이 피곤하거든? 좋은 기회잖냐...
    그러니깐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라 "
    이런 대사 다시 나오나요. ;;
    'I will be back' 들을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거 같은데^^;

    2008.06.03 00:02
    • BlogIcon cinemAgora  수정/삭제

      ㅋㅋ 제 기억으로는 그 대사는 안나옵니다. 저도 언제 한번 나올까, 은근히 기대했답니다.

      2008.06.03 10:15 신고
  8. 빈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는 흥행실패다!!!
    촛불시위의 폭력경찰때문에..
    신중하게 명박정권 물러가면 개봉할 것을 조언한다

    2008.06.03 05:09
  9. BlogIcon 주성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만들던 한반도보단 낫겠죠;

    2008.06.03 08:42
  10. BlogIcon 메이스파이더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편에서는 주인공인 강철중의 야성이 많이 순화되어 나온다고 하던데 사실 이 영화시리즈의 매력은 강철중이라는 야생마가 질서와 일상에 꽉 잡혀있어 답답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강철중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대리만족을 경험케하여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만 또 그것이 자칫 일말의 죄의식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곳곳의 유머와 페이소스로 요소를 집어넣어 심각함을 거부할 수 있는 장치들을 곳곳에 설정하여 편안하게 관객들이 볼 수 있게 만들어서 흥행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과연 그 장점을 제대로 살릴지 궁금하군요,

    2008.06.03 10:08
    • 내용은 좋은데  수정/삭제

      메이스파이더님 말씀하신 내용은 좋은데, 글이 한 문장이네요. 일부러 그러신건가요?
      뭐뭐라고 하던데 사실은 이것이지만 그것이 이것은 아니고 그래서 저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것인지 궁금하다 <- 이렇게 쓰셔서 결국 하고자 한 말이 뭔지 논점이 흐려졌어요. 조금만 주제를 구분해 얘기해주심 글 잘 쓰실 수 있을 듯. 읽다가 숨막혔어요.

      2008.06.03 10:37
  11. BlogIcon 낚시의시간*****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철중은 형사고,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인데 뭐..특별한 취미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술은 좀 좋아하는 느낌입니다만...생활고로 허더인다..라는 설정이 뭔가 어설픈 느낌이 들긴 하네요. 영화를 아직 못 봤지만 요새 이슈화 된 공공의 적이 과연 조폭인가? 우리나라 정부의 수장인가? 하는 아리송한 생각을 해보며...^^

    2008.06.04 10: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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