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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카우트>는 여러모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닮은 꼴 영화다. 일단 <걸 스카우트>의 제작자 심보경 씨는 <우생순>의 제작자 심재명 씨의 친동생이다. 둘다 여성 프로듀서들이다. 일군의 여성 배우들을 앞세워 아줌마 파워의 뚝심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그리고 장르는 천양지차이되 캐릭터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배분도 고르며, 대중 영화적인 연출 호흡도 비교적 매끄럽다는 점까지.

<걸스카우트>는 20대 은지(고준희), 30대 미경(김선아), 40대 봉순(이경실), 그리고 60대 이만(나문희) 등 서로 다른 세대의 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초반부에 왠지 느슨하게 시작하는 듯한 영화는 미경 일행의 자동차 추격전을 기점으로 하는 중반 이후부터 정신 없이 가속 페달을 밟는다. 이를테면 <델마와 루이스>처럼, 핍박 받는 여성들이 펼쳐 보이는 일탈과 전복의 쾌감까지는 아니더라도, 떼인 곗돈을 찾기 위해 물불 안가리는 서민 아줌마들의 사투를 홍보 문구 그대로 '생활 액션'의 경지로 끌어 올린다. 어렵게 모은 피같은 돈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그년'의 머리 끄댕이를 잡고 늘어지는 이들의 악다구니는 수선스럽고 우스꽝스럽다. 한편으로 뚜껑이 열릴대로 열려 사생결단의 액션으로 고양되는 몸부림은 처절하되 코믹하다. 게다가 어느 지점에선 스타일리시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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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류의 영화라면, 혹시라도 코미디에 대한 강박에 빠져 허우적대기 십상이다. 그러나 감독은 인물을 필요 이상으로 희화화하지 않는다. 모든 웃음은 현실적 개연성의 범주 안에서 파열된다. 게다가 네 여성의 추격을 당하는 계주 성혜란(임지은)과 민홍기(박원상)라는 인물은 단순히 탐욕스러운 악역으로 소비되고 마는 게 아니라, 배우들의 내공에 힘입어 돈가방 쟁탈전의 한 당사자로서의 입체감을 획득한다. 이상하게 정의로운 해결사 이종대(류태준)도 마찬가지다. 절대 악인도, 절대 선인도 없는 이 소동극에서 돈에 죽고 사는 7명의 인물은 각자의 욕망에 응하다가 얽히고 꼬인다. 그 처연한 풍경 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 되고 웃음이 터진다.

미술 감독에 음악 감독, 포스터 디자이너로도 활약했던 만능 재주꾼 김상만 감독은, 놀랍게도 자신의 첫 연출작에서 관객의 감성을 쥐락펴락 하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이 영화를 아줌마의 뚝심이 마침내 최종 승리를 거머쥐는 과정으로만 단순화하는 건 안일한 소개가 될 것이다. <걸스카우트>는 잘 짜여진 한편의 범죄 스릴러물이자 코믹 소동극이며 장르 영화의 쾌감과 감독의 창의적 재치가 맛깔스럽게 버무려진 웰메이드 오락영화다. 6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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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벽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대체적으로 평이 좋은것같은데, 흥행이 잘될지는 의문이군요. ㅡㅡ;
    솔직히 '걸스카우트'라는 제목이 풍기는 이미지가 그리 좋지도 않은것 같고(..그저그런 코미디 영화인거같은...;)경쟁작이 무려(?)섹스앤더시티...요즘 젊은 여성관객들은 걸스카우트보다 섹스앤더시티를 택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영화중 잘만든 작품은 흥행이 잘되면 좋을텐데...;;

    2008.05.29 17:20
    • 제목이 안맞는다에 동의  수정/삭제

      저도 제목 언뜻 듣고는 '시끄러운 코미디'영화일 것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최광희님 글을 읽어보니 '개같은 날의 오후'가 떠오르네요.

      '걸 스카우트'라는 이름은 확실히 잘못 지어진 듯.. 김선아씨가 주연을 한 '잠복근무'의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경찰-걸스카우트-여고생으로 잠입-걸스카우트집단에 편입 <- 이런 순으로 연상되어 좋지 않다는..
      네이밍에선 부정연상을 통해 잘못된 점은 없는지 점검하는 게 중요한 데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봐요.

      하지만 이 영화가 '섹스 앤 더 시티'과 동일한 대상층을 관객으로 하고 있지는 않을 듯 합니다.

      2008.05.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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