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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논란이다 보니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확인할 때도 관객수가 아니라 스크린수를 제일 먼저 본다. 지난 주말 개봉한 <슈렉 3>, 놀랍게도 전국 450개 스크린이다. 이게 뭐 놀랄 일이냐고? 그렇다. 놀랄 일 아니다. 5월 이후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하나 같이 800개 이상의 스크린을 낼름 하시다 보니, <슈렉 3>의 비교적 겸손한(?) 스크린수를 보고도 놀라게 된다.  

겁나먼 나라 왕좌도 자진 포기하시는 녹색 괴물 슈렉의 겸손이 지나쳐, 스크린수도 만용을 부리지 않으신건가? 나도 살고 너도 살아야지, 나 살자고 늬들 다 죽일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한 거라면, 영화 속으로 들어가 머리라도 쓰다듬어주고 싶다.

허나 그건 아닐게다. 왜? 잭 스패로우가 아직 시퍼렇게 살아 있는 마당에, 개봉 첫 주말 프리미엄 가지고 들이대기엔 역부족인 상황이 작용했다고 봐야 옳다. 실제로 개봉 3주차로 접어든 <캐리비안의 해적 3 세상의 끝에서>는 여전히 전국 501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주말 관객수야 조금 떨어졌지만, 어쨌든 500만 앞두고 있는 <스파이더맨 3>의 뒤꽁무니를 부지런히 뒤쫓아야 할 판이다. 그래서 450만까지 그럭저럭 모았다.

<슈렉 3>를 수입한 회사가 국내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라는 정황도 살짝, 아주 살짝 작용했을 것이다. 함께 붙는 <황진이>가 비록 경쟁작이긴 하지만, 배급사 시네마서비스는 자주 공동제공으로 묶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사이다. <황진이>도 잘돼야 하는데, <슈렉 3>가 판을 망쳤다는 혐의를 뒤집어 쓸 이유는 없다. 게다가 CJ로선 곧 <트랜스포머>라는 대어가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지 않은가. 외화로 떼돈을 벌지언정, 여전히 한국영화가 주력사업인 CJ로선 이래저래 표정관리, 처신관리 조심해 줘야 할 상황이다.
 
암튼, 그래도 <슈렉 3>가 1위다. 사실 1위 안하면 이상한 작품 아닌가. 그 영화 별로 재미없다던데, 제 아무리 귀 밝은 학부모들이라도 떼쓰는 아이들 고집 당해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크린 450개로 첫 주말 160만 명이면 엄청 선전한 셈이다.

<황진이>? <슈렉 3>를 웃도는 489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야심찬 첫 행보를 디뎠는데, 첫 주말 71만 명이다. 요건, 완존히 배급이 만들어준 스코어라고 우겨대도 그리 욕 먹을 일 없을 것이다. 관객 반응이 차갑다 못해 빙하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드롭이 거셀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주말엔 반타작으로 뚝 떨어질 공산이 크다. 손익분기점이 300만 명이라는데, 앞날이 걱정된다.

주말 박스오피스(2007.06.08~06.10)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서울주말        전국누계
===========================================================
1위            슈렉 3            450              291,000       1,616,000
2위            황진이            489              104,200         715,600
3위    캐리비안의 해적 3      501               75,500       4,485,100
4위             밀양             279                48,600       1,360,300
5위            메신저            148               19,300         157,700


#이 박스오피스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기자의 취재를 통해 확인된 스코어임을 밝힙니다.
#박스오피스 도표에 명기되지 않은 다른 영화의 흥행 성적이 궁금하신 분은, 댓글로 문의하시면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날라리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히 잘 봤습니다.^^ 이번 주는 나름 점친대로 됐군요.
    어서 트랜스포머의 리뷰기사가 올라왔음..기대하고 있습니다.

    2007.06.11 21:56
  2. 날라리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나 성급하여...-.-;; 댓글은 지워지지도 않고. 흑. 리뷰 잘 읽겠습니다.

    2007.06.11 21:57
  3. BlogIcon moonworx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전 여자친구와 극장에 갔다가 11개인가 하는 관 중에서 무려 7-8개관을 차지하고 있는 <캐리비안의 해적3>을 보고 이건 말도 안된다고 함께 투덜거렸습니다. 여자친구는 급기야 한국영화 쿼터제 감축을 지지하던 자기 의견을 수정하겠다고 하더군요. 관객의 힘이면 그런것 필요없다 생각했는데, 이건 배급의 횡포가 너무 커보인다면서요.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어서 우리 곁에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7.06.14 14:51 신고
    • BlogIcon CinemAgora  수정/삭제

      스크린 독과점이 결국 한국영화에 대한 비수가 될 것이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영진위가 이와 관련한 특위를 구성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뒤늦게라도 다행입니다만 지난해 독과점 논란 한창일 때 뒷짐만 지고 있던 영진위가 막상 한국영화가 줄줄이 피해를 본 뒤에야 움직이는 모습을 보자니, 부아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니 그들이 말하는 다양성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기 어려운 겁니다. 영화를 여전히 문화민족주의의 틀로 바라보는 한, 극장에서의 다양성은 요원할 겁니다.

      2007.06.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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