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영화가 맛이 가고 있다. 올 상반기 CJ는 거의 죽을 쑤었다. 박찬욱 감독의 퀴어 포르노 <아가씨>가 손익분기점을 살짝 넘겼을 뿐 흥행 성공이라는 샴페인을 터뜨릴만한 작품은 단 한 편도 없다.
더더욱 최근 개봉한 <봉이 김선달>은 CJ의 시나리오 선구안이 어느 정도로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망작이다. 물론 물량 공세를 퍼부어 첫 주 흥행 상위권에 올랐지만 손실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화의 힘으로 관객을 견인하는 작품을 명색이 대한민국 1등 배급사는 올 상반기 내내 단 한 편도 선보이지 못했다. 그만큼 한국의 영화 산업 주체들이 '독과점'이라는 안전장치 안에서 느슨하고 게을러졌다는 방증이다.
돈만 많은 지진아 롯데는 CJ에서 빼앗아온 파라마운트 영화들의 국내 배급권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중이다. NEW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성공에 취해 있는지 맥을 못추고 있다.
그 사이 할리우드 직배사 20세기 폭스는 나홍진의 <곡성>으로 한국 시장에 연착륙했고, 정윤쳘, 장준환 등의 차기작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김지운을 앞세운 워너 브라더스도 <밀정>으로 여름 시장을 탐내고 있다. 수직계열화와 독과점으로 버틴 한국 메이저들의 10년 체제가 저물고 있다. 이런 걸 두고 자업자득이라고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