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영롱할 수 있을까? 또한 이토록 가슴 아플 수 있을까? 초등학교 4학년 왕따 소녀 선이가 어른 관객들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이 수줍음 많고 숫기 없는 아이는 왜 친구를 가질 수 없는가. 왜 어렵사리 얻은 전학온 친구마저 빼앗겨야만 하는 것인가. 그것은 선이의 잘못인가. '다름'을 외톨이로 만들어버리는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의 잘못인가. 아니면 그것을 방관하는 어른들의 잘못인가. 아니면 우리의 인간성 자체가 원래 그렇게 돼 먹은 것인가.
영화 <우리들>(감독 윤가은)은 꽃처럼 아름답고 해맑은 아이들 속에서 어떻게 '소외'가 만들어지는지를, 딱 그 나이의 눈높이에서 포착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이 영화가 아동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초등학생을 등장시켰지만, 이 작품은 인간의 비겁하고 폭력적인 편가르기 심리에 대한 정밀한 보고서와도 같다. 올해 독립영화의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