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배설, 잘 버리기

애경's 3M+1W 2007. 10. 13. 15:08 Posted by 비회원

잘 버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얘기해 보죠.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닐걸요? 수족과도 같던 가방과 신발이라도 더 이상 낡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면 과감히 던져 버려야 마땅하고, 흡혈귀처럼 내 삶의 생기를 빨아먹는 인간관계도 일찌감치 청산해야 마땅하며, 일상의 질서를 깨뜨리는 그 모든 안 좋은 습관들도 굳은 결심으로 과감히 끊어야 마땅합니다. 어쩌면 버린다는 건, 모으고 사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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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를 게 없는 인생. 무엇 하나 미련 가질 것도 없습니다!


"난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인생의 숙제 둘 중 하난, 해결할 줄 알았어. 결혼 하거나, 일에 성공하거나! 근데 이게 뭐냐고. 서른이 코 앞인데, 당장 이번 달 카드값은 어떻게 할지, 그 걱정 뿐이야."(진영)

"서른이 된다는 건, 서른 이후의 삶도 별다를 게 없다는 걸 깨닫는 거다."     (범수)




주말을 맞이하여, 대청소 한 판 어떨까요? 청소 얘기는 아닙니다만...  

집이 좁다는 건 평수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잡동사니들, 애물단지 같은 가구만 없더라도 집은 보다 넓어지죠. 집을 좁게 쓴다는 건 공간의 낭비일 뿐 아니라, 쾌적한 일상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같아요. 버려야 할 건 집안의 물건뿐이 아니죠. 계속 되어온 쓸데없는 잡념과 스트레스, 그리고 식상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도 휴지통에 던져버려야 해요. 맑고 평안한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가져온다는 것이 기본 전제거든요. 인생이 괴로워지는 건 쓸데없는 집착 때문이에요.

‘너무 바빠서’ ‘게을러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우리는 버리지 못해요. 버리는 것 또한 하나의 숙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또한 ‘버릴’ 시간에 ‘사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같기도 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청소보다는 쇼핑을 즐기는 것과 같은 맥락이에요. 하지만 좀 더 깊은 무의식을 살펴보면 또 다른 이유가 발견됩니다.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의 저자이자 공간 정리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캐런 킹스턴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만일’을 대비하여 보관한다고 해요. 언젠가는 필요해 질 것이 분명하므로 버릴 수 없다는 논리죠.

가끔 함께 작업을 하는 스타일리스트도 말하더군요. “만약을 생각해서 버리지 못하는 습관 덕에 득을 봤던 순간은, 글쎄. 터져 나갈 것 같은 옷 방을 관리하는 수고를 감안할 때 그리 자주 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럼에도 옷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10여 년 전 옷들을 절대 버릴 수 없어. 지금은 촌스러워서 못 입지만 언젠가는 분명 유행이 돌아올 테니까. 혹여 내가 못 입으면 내 딸이나 조카들이 감사해하며 빈티지로 소화할 날이 분명 있을 거라고.” 공감했어요. 저 또한 1년에 한 번 신을까 말까 한 구두와 부츠를 ‘언젠가는…’ ‘조카라도 줘야지’ 하면서 마냥 쌓아두고 있거든요. 많이 낡지도 않았는데 버리긴 아깝잖아요. 그렇게 안 신는 구두들을 신발장에 잘 보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블록쌓기처럼 공을 들여 보관을 해도, 다음 시즌에 열어보면 먼지가 잔뜩 쌓이고 형태가 이그러져 있기도 해요. 그럼에도 시즌이 바뀌면 또 구두를 삽니다. ^^;; 구두에 대한 집착은, 아아, 정말 버리기가 힘든 것 같아요. 어쨌든.  

그런가 하면, 추억이 담긴 물건이어서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물론 행복했던 시절의 선물이나 기념품, 기록들을 간직하는 건 좋은 취미죠. 하지만 기념할 만한 물건들 중 진짜로 유용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아요. 제 경우에도, 출산을 위해 친정에서 머물던 시기. 제 방 책상을 열어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의 일기장, 대학교 1학년 때 남자친구랑 놀러 가서 찍은 사진, 고등학교 마니또와 주고받은 쪽지 상자 등이 책상 서랍을 채우고 있더라구요. 거기 있는지도 잊고 있었는데 말이죠.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로웠냐구요? 그 때 고민이나 지금 고민이나, 크게 다를 바 없던데요. 재미는 있었지만, 그렇게 차곡차곡 간직해 둘 만큼 대단한 것들은 아니었어요. 그런 과거보다는 오히려 현재 그리고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만 들었죠. 눈을 크게 뜨고 가만히 주위를 돌아보세요. 아마 ‘거기 있는지도 몰랐던’ 잡동사니들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구 쏟아져나올 거예요.

그러나 버려야 할 것이 단지 눈에 보이는 잡동사니만은 아니죠. 고무줄 체중을 자랑하는 달변가 오프라 윈프리의 얘기를 들어보세요. “나는 무려 13년에 걸친 체중과의 싸움에서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살빼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생에서 한치도 전진할 수 없는 것은 우리를 붙들고 있는 두려움과 예정된 존재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모든 기억과 물건들 때문이다.” 물론 살 찌게 하는, 그리고 다이어트 후에 다시 요요를 불러오는 신체적 메커니즘의 문제는 분명 있을 거예요. 하지만 오프라의 말처럼, 감정적인 문제나 심리적인 이유를 제거하지 않는 한, 살은 결코 빠지지 않고 빠진다 해도 금방 원상 복귀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결국 잡동사니란 단순히 버려야 할 물건만이 아닌, 정체된 에너지를 말하겠죠. 물건뿐 아니라, 몸과 정신 그리고 영혼의 잡동사니까지 완벽하게 정리할 때 삶의 에너지가 신바람 나게 순환된다는 얘기. 오늘, 영혼의 배설물 밀어내기 한 판을 화끈하게 시도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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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아무리 팔등신 미녀라도,
  먼지가 쌓여 간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거죠."










작년 이맘때 <allure>에 게재했던 기사 중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추려 몇 가지 팁을 만들어 봤어요. (^^ 잡지들은 리스트 업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 지루하시면 skip!

WAKE UP! 생각 버리기

걱정이란 흔들 목마와 같아요.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늘 같은 자리죠. 심리학자들은 ‘생각을 버리려면 지속적인 자기응시가 필요하다’고 얘기해요. 비난도 정당화도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려는 노력이 생각을 소멸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나요? 하지만 말이 쉽지, 생각을 버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 기왕에 생각할 거라면 일어날까 봐 걱정스러운 일보다는 일어나길 바라는 일 쪽으로 초점을 맞춰 떠올리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단순하게 생각하는 버릇을 들여야 해요. 이런 심플한 사고를 도울 만한 시도에는 이런 것들이 있어요.

1 대화를 정돈할 것. 항상 요점을 분명히 하고 결론을 맺는 게 중요하다. 끝맺지 못한 대화는 머릿속에 지속적인 숙제로 남게 된다.
2 습관적으로 기록할 것. 꼭 기억해 둬야 할 일어난 일들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잘 정리해 두면, 문득 생각났을 때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체크할 수 있어 좋다. 
3 화가 나면 참지 말고 폭발시킬 것. 울거나 소리를 질러도 좋다. 그 뒤 그 기분 그대로 대청소를 시작하라. 화의 에너지를 노동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것. 집이 깨끗해짐과 동시에 두통도 깨끗이 사라질 것이다.
4 명상을 할 것. 몸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을 한 뒤, 그 맑은 기운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잘 순환할 수 있도록 반신욕 혹은 샤워를 통해 체온을 높여보자. 마음과 함께 머리 속까지 편안해질 것이다.
5 불만을 버릴 것. 매사 용서하고 떨쳐버리는 것이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좋다.
6 욕심을 버릴 것. 가진 게 없으면 사고가 심플해진다. 더 고민하는 쪽은 노숙자보다 재벌이다.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가치관이 있다면 생각 또한 단순명료 해진다.
7 침대 옆에 노트 한 권과 펜을 둘 것. 잠들기 직전, 떠오르는 것들을 노트 위에 갈겨 쓴다. 그리고는 몽땅 잊어버리고 잠자리에 든다.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도 메모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일 때면, 생각 때문에 잠 못 드는 밤에겐 이별을 고해도 좋다.

DO UP! 관계 버리기

사람들은 대개 한두 명의 원치 않은 친구 혹은 그 어떤 존재를 갖고 있어요. 자신의 인생에서 제외하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거나, 그럴 수 없었던 사람들이죠. ‘유효기간’이 지난 쓸모 없는 사람은, 냉정하지만 과감하게 끊어버리는 것이 좋아요. 최근 1년 사이 눌러보지 않은 핸드폰 단축키의 주인공을 과감히 삭제해 버리는 것부터 출발하세요. 낭비에 불과한 관계, 소모적인 관계, 그리고 일방적인 관계는 물질적으로도 나아가 정신적으로도 우리 인생에 별 도움이 안되니까요.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려면, 일단 착한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교제술을 터득할 필요가 있어요.

1 이치에 맞지 않으면 거절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겠다는 건 욕심이다.
2 양심적인 사람일수록 신경 질환에 잘 걸린다. 꼼꼼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실패나 소홀을 용납하지 못하면 본인만 괴롭다. 그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3 모든 걸 완벽하게 하리라 다짐하지 말자. 대충하기로 마음 먹으면 오히려 수월해진다.
4 악평이야말로 친구를 구별하는 절호의 기회다. 위기의 순간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내 편’이다. 
5 사람들이 반대하면 고집 피우지 않는다. 미래를 꿰뚫어보는 능력이 없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버리면, 마음을 상하게 하는 충돌을 피할 수 있다.
6 상대가 지닌 명랑함의 정체. ‘무조건 성격 좋음’의 표식일수도 있지만, 둔감하거나 개성이 없거나 또는 아무 생각이 없어서일지도 모른다. 속지 말자.
7 나와 똑같기를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세상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남에게 기대해서도 안된다.

CHANGE UP! 물건 버리기

이런 것부터 뒤져내 보세요. 그리고 과감히 쓰레기통에, 재활용 박스에 던져 넣어요. 정 아까운 거라면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는 방법도 있답니다.

1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그러나 ‘엔틱’과 ‘고물’을 잘 구분하자. 신중현 밴드 초창기 앨범 레코드 판이 현재 1백만 원에 판매된다고 한다 켁.  
2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들. 선물을 버리라 해서 미안하지만, 어차피 그 선물을 바라보며 침울한 에너지를 몸 속에 쌓아가야 하는 사람은 선물한 이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니까.
3 갈수록 싫어지는 물건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무언가를 구입할 때는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최상의 것으로 결정하는 버릇을 들여라. 차선으로 선택한 것들은 점점 손이 가지 않게 되고 결국 어딘가로 처박히게 된다.
4 수리가 필요한 물건들. 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낭비시킨다. 고치거나, 버리거나, 그도 아니면 고치거나 버려줄 누군가를 찾아야만 한다.
5 정리하는 데만 두 배의 노동이 필요한 물건들. 정리만 하다가 좋은 시절 다 흘려 보낸 뒤 죽거나, 정리 안 해서 그 꽉 막힌 에너지에 숨 막혀 죽거나, 둘 중 하나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골골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서른이 넘어도 별 거 없드라.......... 청소하긴 해야하는데 어디서부터....으.엄두가 안나요... 재미썼어요~^^

    2007.10.13 16:34
  2. cinemAgora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긴 고양이의 등장으로 3M흥업이 훨씬 유연해진 느낌입니다. 좋습니다~!

    2007.10.13 18:08
  3. 낙랑공주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버린다는 것~ 그렇죠, 많이 모으는 것 보다 어떤 의미에서 더 중요할 수 있겠네요. 주말을 맞아 아주 의미있는 기사(?) 한 편 보고 갑니다. 앞으로 종종 와야겠어요 이곳. 좋은 읽을거리가 참 많네요. 특히 고냥이님의 글은 묘한 매력 있숨돠!!!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구~ 건필하셈~

    2007.10.13 20:57
  4. BlogIcon Luric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진 것이 적을수록 마음은 편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몸외의 다른 물건들의 숫자를 최대한 줄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

    2007.10.15 22:52
  5. BlogIcon 빛나는꽃부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담아갑니다. 원치 않으시면, 방문하셔서 알려주세요. httpwwwbbuty.tistory.com

    2008.12.27 11: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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