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영화 이야기 2016. 1. 9. 10:35 Posted by cinemAgora

스티브 잡스의 전기 영화로는 <스티브 잡스>가 애쉬튼 커처 주연의 <잡스>(2013) 이후 두번째다. 그만큼 그가 현대 기술 혁명에 끼친 영향력을 방증하는 셈이다. 그는 혁신가이자 불도저같은 비즈니스맨이었으며 고집스러운 장인이었다. 한편으로 그는 냉혈한 자본가였고, 의리보다 전진을 중시하는 인물이었다.


이를테면, <잡스>가 스티브 잡스의 혁신가적 성취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면, 마이클 패스벤더가 잡스로 분한 <스티브 잡스>는 그의 이면, 그러니까 뒷모습을 비추는 듯한 영화다. 실제로 영화는 그가 신제품 발표회를 앞둔 상황에서 여러 주변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친 딸을 친 딸이 아니라고 우기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시연을 가능하게 만들라고 윽박지르고, 타임지가 자신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지 않은 데 대해 화를 내고, 회사의 동료들과 매킨토시의 실패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인다. 영화는 시종일관 우리가 알고 있는 신제품 발표회에 나선 그 멋진 잡스가 아닌, 신경질적이며 집착적이고 애플 컴퓨터만큼이나 폐쇄적인 그의 또 다른 자아를 재조명한다.


따라서 <스티브 잡스>는 그에 대한 칭송의 영화가 아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평전이다. 한 인물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감독 대니 보일과 독일 출신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영국 출신 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스티브 잡스라는 미국의 '영웅 텍스트'에 대한 재해석 작업을 탁월하게 합작해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특정인에 대한 특정 정보를 넘어선, 열망과 결핍, 갈등과 화해의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한 명의 보편적 인간을 만나게 된다. 이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이다.


그런 면에서 잡스는 죽어서도 행복한 인간이다. 적어도 숭배의 동상에 갇혀 있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문제적 인간'은 예술가들에 의해 환영 받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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