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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해리’도 울고 갈 유능한 런던 경찰이 ‘폭풍 속으로’ 들어갔다가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만납니다. ‘나쁜 녀석들’을 때려 잡아야 하는 ‘첩혈쌍웅’의 치명적인 무기, 즉 리썰 웨폰은 과연 무엇일까요?


눈치 빠르신 분들이라면 방금 제가 6편의 영화 제목을 말씀드렸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영화에 이들 영화들이 다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고 그런 유치무쌍한 패러디 코미디 아니냐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좀비 영화에서부터 할리우드 액션 영화까지 온갖 영화들을 잡탕으로 버무렸는데, 이상하게도 전혀 새로운 맛이 난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영국의 유명 제작사 워킹 타이틀의 야심작이죠, <뜨거운 녀석들>, 그 엉뚱 발랄한 세계로 안내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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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서는 저 사나이. 우리의 주인공, 런던 경시청 소속 니콜라스 엔젤 경관입니다. 제작진이 소개하는 그의 프로필, “지난 12개월동안 그는 특공 훈장 9개를 받았고...” 이렇게 대단한 엔젤 경관이 상관에게 불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됩니다. “자네를 경사로 임명하네. 글로스티셔 샌드포드로 가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엔젤같이 유능한 경관을 시골로 전근 보내다니.


이렇게 해서 거의 좌천되다시피 샌드포드로 향하게 되는 니콜라스 엔젤. 마음을 나눌 동료로부터 그를 위로해주는 전화 한통화 없이 기르던 화분 하나 달랑 든채, 참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부임지인 샌드포드에 도착한 엔젤, 근무는 내일부터인데,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할 겸 동네 선술집에 들릅니다. 천상 경찰 나리인 엔젤, 그 새를 못 참고 직업 의식 발동합니다. 여기 저기 눈에 띄는 술집 안의 미성년자들. 우리의 민중의 지팡이, 이런 걸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겠죠. 일망타진 작전 개시! 게다가 부임도 하기 전에 음주 운전 단속까지! 가는 날이 장날인지, 이번엔 노상방뇨 현장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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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경관은 이 시골 마을에 적응을 해야 합니다. 평소대로 아침 조깅해주시고...그런데 약속이라도 한 듯 생면부지의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알아봅니다. 그리고 난데 없이 나타나 썰렁한 농담으로 댓바람부터 김새게 만드는 이 사람, 어디서 많이 봤다 싶으실 겁니다. 바로 007 티모시 달튼입니다. 그도 참 많이 늙었습니다.


어쨌든 엔젤 경관에겐 마을 분위기가 대략 난감인데, 경찰서 돌아가는 꼴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게다가 어제밤의 그 고주망태 음주운전자가 동료 경찰이었다니! 갈수록 태산입니다. 그런데 법을 수호해야 하는 경찰서장은 한술 더 뜹니다. “통계에 따르면 샌드포드는 영국에서 가장 안전한 마을이야.” 그러니까 괜히 조용한 마을에 평지풍파 일으키고 다니지 말라는 얘기죠.


서장의 말대로 경찰서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 그리고 마을 감시 동맹이라는 이상한 조직이 경찰서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기껏 한다는 얘기. “우리들의 친구 살아 있는 석상이 토요일 이곳에 나타났어...”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본다면, 샌드포드는 경미한 기초 질서 위반 사범 외에는 이렇다할 범죄 가능성이 없는, 아주 아주 안전한 마을로 보입니다.


게다가 들어오는 범죄 신고라는 것도 참 심심하기 이를데 없고. 달아난 백조나 잡으러 다니는 신세가 된 엔젤 경관. 액션 영화에 푹 빠져 지내는 파트너 대니 버터맨은 자꾸 엉뚱한 말로 심기를 건드립니다. 사건 다운 사건 하나 터지지 않는 한가로운 마을에서 이렇게 썩고 있는 자신의 신세가 정말 처량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래도 수퍼마켓 좀도둑이 엔젤의 레이더에 딱 걸렸으니, 모처럼 실력 발휘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추격전에는 이골이 난 엔젤, 대니도 액션 영화에서 숱하게 봐왔던 그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실제로 보니 마음만 가벼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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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절도범 검거에 성공한 엔젤.그러나 뜻하지 않은 얘기가 뒷통수를 칩니다. “고소하지 않겠다는군.” 다 잡은 범인을 풀어주게 된 엔젤의 불편한 심사에도 아랑곳 없이 대니는 태평하게 계속 영화 얘기만 늘어 놓습니다.그런데 우리는 영화를 즐기기 위해 이 대사들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대니가 언급한 영화들이 영화 말미에 모두 황당한 방식으로 재현되기 때문이죠.


엔젤 역시 평화롭고 한전한 이 마을의 상황에 적응할 무렵. 영화의 급반전을 예고하는 불길한 장면! 아니나 다를까. 마을에서 연극 공연을 마친 두 명의 배우가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된 것입니다. 타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경찰들은 대충 사고로 수습하고 싶어 합니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엔젤의 눈빛이 모처럼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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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황당한 저주> 제작진이 선보이는 황당 무계 패러디 액션 코미디 <뜨거운 녀석들>은 이제껏 우리가 봐왔던 여러 할리우드 액션과 형사 버디 무비의 온갖 장면들을 뒤섞으며 패러디의 쾌감과 진수를 제대로 전해줍니다.


영화는 이제부터 황당하고 엽기적인 사건들의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고, 모두 사고로 위장된 흔적이 발견되죠. 엔젤 경관의 명민한 수사력이 빛을 발할 것인가. 숨겨진 마을의 비밀이 벗겨지면서 모두가 깜짝 놀랄 대반전이 그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포MBC '시네스쿨' 출연 코너의 방송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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