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기대작 대방출

영화 이야기 2011. 1. 29. 17:09 Posted by cinemAgora

설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극장가도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닷새동안의 설 연휴가 또 한 번의 놓칠 수 없는 대목이기 때문이죠. 올 설에도 다채로운 기대작들이 한꺼번에 개봉하면서 치열한 관객 쟁탈전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아무래도 연휴에 극장가를 찾는 절대 관객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극장 뿐 아니라 이 때 개봉하는 영화들도 사활을 건 흥행 전을 펼치게 되겠죠. 올 설에는 한국영화가 세 편. 여기에 할리우드 영화 세 편 정도가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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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세 편 가운데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는 이미 한 주 전에 개봉했습니다. 다른 영화들보다 한 주 먼저 개봉함으로써 일종의 기선 제압 효과를 노린건데요.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첫 주말 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이 기세를 설 연휴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는 좀 두고봐야 겠지만 흥행 면에서는 일단 50만 명을 모아 놓고 시작하는 거니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셈입니다.

이 영화는 충주성심학교의 청각 장애인 야구팀이 봉황기에 도전했던 실화를 모티브로 했는데요. 여기에 정재영 씨가 연기한 LG 트윈스 선수 출신의 코치 김상남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배치해 전형적인 스포츠 휴먼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영화는 폭행 사고로 물의를 빚은 뒤 일종의 근신 차원에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이끌게 된 김상남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장애인 선수들이 장애를 극복하는 드라마와 김상남이 이들과의 교감을 나누게 되면서 변화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워낙에 실화가 바탕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눈물샘을 세게 자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휴먼 드라마의 공식에 딱딱 들어맞는 이야기 구조이기 때문에 보는 이에 따라선 식상하고 전형적으로 보일 수도 있구요. 감동적으로 느끼실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저는 지나치게 규격화된 영화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굳이 강우석 감독이 연출을 안해도 이런 스토리로 이 정도 감동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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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의 한국영화가 <조선 명탐정: 각시 투구꽃의 비밀>인데요. 시대극적인 요소 안에 탐정 추리극을 결합한 작품입니다. 모처럼 김명민 씨가 어깨에 힘을 빼고 조금은 익살스럽고 과장된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오달수씨와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화는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관료들의 공납 비리를 파헤치는 와중에 거대한 음모를 파헤친다는 내용입니다. 경쾌하고 빠른 속도감이 돋보이구요. 무엇보다 김명민 씨의 변신이 눈길을 끄는 작품입니다. 다만, 워낙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보니까 이야기가 좀 산만해져서 추리물 특유의 쾌감은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는 게 중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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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평양성>도 시대극입니다. 이준익 감독의 전작 가운데 지난 2003년에 개봉해서 빅 히트를 기록한 바 있는 <황산벌>이라는 영화 기억하시죠? 신라와 백제의 황산벌 전투를 배경으로 삼아서 지금의 사투리를 그대로 썼다는 가정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시간이 좀 흘러서, 백제가 망하고 나당 연합군과 고구려의 평양성 전투로 배경으로 바꿨습니다. 정진영 씨와 이문식 씨가 <황산벌>에 이어서 각각 김유신과 거시기로 등장하고요. 류승룡 씨가 고구려 연개소문의 아들 역으로 가세했습니다.

역시 <황산벌>처럼 사투리 코미디를 선사하고 있구요. 엄중한 전쟁의 와중이지만 코믹한 설정으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게 한번 써먹었던 코미디라 그리 신선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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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 <걸리버 여행기>입니다. 짐 캐리의 뒤를 잇고 있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믹 배우죠, 잭 블랙이 걸리버 역을 맡았습니다. 워낙 원작 자체가 유명하기 때문에 영화는 꽤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요. 버뮤다 삼각지대의 소인국에 떨어진 걸리버가 괴물에서 영웅으로 거듭나고, 이들 사이의 전쟁을 막는다는 게 기둥 줄거립니다.

줄거리는 뻔하지만, 역시나 잭 블랙의 캐릭터 코미디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웃고 즐기기 좋은, 킬링 타임용 영화로는 제격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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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호넷>이라는 3D 영화도 있는데요.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 등의 독립영화로 재능을 인정받은 미셸 공드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일종의 슈퍼 히어로 영화입니다만, 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와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미 삼아 영웅 놀음을 하는 두 주인공들이 벌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통해 영웅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심리와 언론의 속성을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2D를 3D로 컨버팅한 경우이기 때문에 입체감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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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태평양 전쟁 직전의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 액션 영화 <상하이>도 설 연휴 흥행전에 가세합니다. 미국 배우 존 큐잭을 비롯해서 중국 배우 공리, 주윤발, 그리고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그야말로 다국적 출연진이 이채로운 작품인데요.

미국 첩보원과 일본군 장교, 그리고 중국의 지하조직 삼합회 사이에 펼쳐지는 음모와 배신, 그 이면의 치정극적인 상황이 숨가쁘게 펼쳐집니다. 첩보물처럼 흐르다가 치정 누아르적으로 호흡으로 바뀌는데요. 이야기가 장황해서 관객에 따라선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설에 개봉하는 영화들,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하죠. 이 가운데 딱히 강력 추천해드릴만한 작품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고만고만한 것 같습니다. 관객분들 각자의 취향에 따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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