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박스오피스(2010.1.1~1.3)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주말 관객 관객 누계 개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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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아바타 728 1,481,650 6,623,833 12/17
2위 전우치 574 1,007,221 3,464,400 12/23
3위 셜록 홈즈 377 455,259 1,584,640 12/23
4위 나인 359 241,157 335,249 12/31
5위 앨빈과 슈퍼밴드 2 266 240,261 346,004 12/30
6위 포켓 몬스터... 65 61,766 255,786 12/24
7위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268 46,648 441,789 12/23
8위 러브 매니지먼트 42 5,916 7,642 12/31
9위 위대한 침묵 6 5,276 29,532 12/03
10위 2012 20 5,184 5,383,431 11/12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 주말 관객 관객 누계 개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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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아바타 728 1,481,650 6,623,833 12/17
2위 전우치 574 1,007,221 3,464,400 12/23
3위 셜록 홈즈 377 455,259 1,584,640 12/23
4위 나인 359 241,157 335,249 12/31
5위 앨빈과 슈퍼밴드 2 266 240,261 346,004 12/30
6위 포켓 몬스터... 65 61,766 255,786 12/24
7위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268 46,648 441,789 12/23
8위 러브 매니지먼트 42 5,916 7,642 12/31
9위 위대한 침묵 6 5,276 29,532 12/03
10위 2012 20 5,184 5,383,431 11/12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몇달 전에 한 영화계 인사를 만났더니 그가 대뜸 이런다. "3M흥업 잘 보고 있소. 그런데 왜 요즘엔 박스오피스 기사를 안쓰는 거유? 그 블로그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게 그거였는데." 칭찬인지, 비난인지. 뭐, 여튼 대개가 주관적 관점을 피력하는 글들 사이에서 그나마 객관적 데이터를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글이 스리슬쩍 사라진 것은, 순전히 필자 cinemAgora의 게으름 때문이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가보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박스오피스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게 영 시답지 않은 짓 같기도 해서였다. 하지만, 새해를 맞아 직업적 사명감(?)을 곧추세운 cinemAgora, 다시 박스오피스 글을 쓰기로 했다. 흥행 통계를 놓고도 영화에 대해 '썰'을 풀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흥행 수치를 통해 어떤 영화가 당대의 관객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것 역시 영화를 둘러싼 유의미한 논의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어쨌든 새해 첫 주말의 흥행 왕좌는 여전히 <아바타>다. 굳건도 하셔라. 벌써 3주째 1위다. 누계 관객은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다. 시간이 흘러도 하나도 시들해지지 않는 흥행세를 보건대, <트랜스포머>가 가지고 있는 외화 최고 흥행 기록(750만 명)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일각에선 은근히 천만까지 넘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일단 다음달 설 명절 시즌까지는 이렇다할 만한 대형 기대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천우신조다. 잘 만든, 그리고 의미도 있는 영화가 대박 흥행을 기록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아바타>의 흥행 행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유다.
<전우치>의 흥행세도 나쁘지 않다. 300만 명을 넘어섰다. 손익분기점이 450만 명에 이른다니 좀더 분발해야 할 판이긴 하지만 말이다. 관객들로부터 썩 좋은 입소문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일단 <아바타>와 더불어 '묻어가기' 흥행 전략이 그럭저럭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찍이 <두사부일체>나 <색즉시공>같은, 특히 윤제균 감독의 초기작들이 <반지의 제왕>에 묻어가기 흥행 전략으로 쏠쏠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연말에 합류한 작품 가운데, 롭 마샬 감독의 <나인>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서 니콜 키드먼까지, 초호화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전작인 <시카고>만큼의 반응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뮤지컬 특유의 쾌감을 전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 난 영화감독의 고뇌를 담아낸 통속 스토리가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바람난 남자는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별로 환영받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의 흥행 부진이 좀 아쉽다. 좀더 들만한 작품이라고 믿었는데, 테리 길리엄의 연출 호흡이 아무래도 낯선 측면이 없지 않아 그런 건지, 히스 레저의 유작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마저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나는 이 영화가, 판타지로 판타지의 본질을 말하는 영화라고 봤다. 인간의 상상력과 그 반영물로서의 판타지는 결국 현실의 공포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욕망의 소산이라는 것.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판타지 안에는 그 공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 사실 그렇게 관객들의 판타지를 깨우는 판타지 영화 치고 광범위한 지지를 받은 경우가 많지 않다. <판의 미로>나 <더 폴>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꿈에서 깨고 싶지 않고, 영화는 여전히 꿈을 배달해야 한다는 믿음이 대세인 것 역시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