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최진영 합의에도 풀리지 않는 것들

민섭's 3M+α 2008. 12. 8. 21:04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본래 계획은 올 한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일곱 가지 정도의 2008년 연예계 의혹을 꼽아 블로그에 연재하는 것이었다. ‘올해의 10대 뉴스’ 등의 기사가 워낙 넘쳐나는 까닭에 이를 답습할 이유는 없지만 2008년엔 워낙 미스터리로 남은 연예계 대형 사건사고들이 많아 이를 정리하는 것이 나름의 의미를 가질 거라 생각해서다. ‘영구미제’로 남을 미스터리, ‘현재진행형’으로 곧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 기대되는 미스터리, 그리고 ‘의혹해소’된 미스터리로 구분해서 글을 연재할 예정이었는데 오늘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현재진행형’ 미스터리였던 조성민 친권 논란 사안이 조성민과 최진영의 극적 합의로 인해 ‘영구미제’ 미스터리가 돼 버린 것. 그만큼 상황이 더 안개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의미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이들의 합의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12월 8일 오전 <일간스포츠>는 조성민과 최진영이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최진실 유족 측에서 합의 성사 관련 정보를 입수해 조성민에게 직접 확인한 것. 이후 조성민은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 내용을 밝혔다. 양육권 및 재산권을 최진실의 모친에게 모두 이양한다는 내용을 밝혔고 면접권에 대해선 "최근까지 만났고 자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조성민은 두 아이의 향후 법률 행위 대리권과 재산 관리권을 사퇴하는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결국 양측이 각각 재산권과 면접권을 맞교환하는 선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헌데 이 지점에서 몇가지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양측이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며 고수 원칙을 밝혀온 재산권과 면접권을 포기해 서로 맞교환한 까닭이 분명치 않다.


@조성민에게 궁금한 점

최진실의 장례식장에 그 모습을 드러낼 당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한 몸에 받아오다 결국 최진영을 위시한 유가족 측과의 대립으로 전 국민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조성민. 그렇지만 그가 들고 나온 ‘제3자 신탁’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카드였다. 스스로 아이를 더 잘 키워줄 것이라며 유가족에 양육권을 양보한 그는 유가족이 정확한 고인의 재산 규모를 밝히고 이를 제 3자에게 신탁하자고 주장했다. 고인의 유산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고 밝힌 뒤 그는 두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어머니가 남긴 유산을 온전히 보존해 주는 게 아버지로서의 최소한의 몫이라 주장했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자주 쓰이고 있는 제3자 신탁이 어쩌면 두 아이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카드일 수 있다. 고인의 재산권 행사에 대해 조성민과 유가족 측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매우 합리적인 카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조성민은 최진영과의 극적 합의에서 이 카드를 아낌없이 내던졌다. 이는 곧 최진영과 유가족이 재산권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의 표시인데 어떤 이유로 이런 믿음을 갖게 됐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미스터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대신 조성민은 면접권을 확보했다. 두 아이의 재산권을 온전히 보호해주는 게 현재 상황에서 그가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전부이며 고인 역시 이를 바랐을 것이라던 그의 기존 입장은 면접권 확보로 물거품이 됐다. 면접권을 확보해 두 아이를 만날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아버지로서 새로운 역할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끊겼던 두 아이와 조성민의 만남이 새로운 상황과 관계를 설정해줄 수 있게 된 것.


이는 추후 더 많은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두 아이의 성이 ‘조’에서 ‘최’로 바뀐 것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표현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차후 조성민은 친권자로서 두 아이의 성을 다시 ‘조’로 바꿀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또한 행여 최진실 모친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등 양육 관련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양육권까지 요구할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재산권까지 확보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의 조성민은 이런 차후의 일까지 계산하지 않고 단순히 두 아이를 보고 싶은 순수한 부정에서 면접권을 확보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차후의 카드까지 계산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아쉬운 대목은 행여 모를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조성민의 친권 포기가 포함된 합의였어야 한다는 대목이다. 애초 조성민이 ‘제3자 신탁’ 카드로 두 아이의 재산권만 지켜주고 싶다던 모습을 보일 당시만 해도 재산권을 포기한 그에게 친권까지 빼앗을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조성민 친권 반대를 부르짖는 이들의 목소리도 공허하게 들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재산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며 면접권을 찾은 조성민은 친권까지 깨끗하게 포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차후의 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최진영에게 궁금한 점

조성민과 유가족의 분쟁이 시작될 무렵 최진영 측에서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가 연예부 기자들 사이로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조성민이 제3자 신탁 카드를 내민 이후 그 얘기는 쏙 들어가 버렸다. 심지어 합의 내용을 밝힌 8일 기자회견에도 최진영이나 최진실 모친은 나오지 않고 법정 대리인인 진선미 변호사가 대신 참석했다.

최진영 측의 재산권 관리 관련 입장은 늘 “잘 관리하겠다”였다. ‘제3자 신탁’ 카드에 대해서도 별 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은 채 이 얘기만 되풀이 했다. 오히려 “친권자인 조성민의 반대로 고인의 자산을 은행에서 인출하지 못해 아이들 학원비도 못 내고 있다”는 얘기만 들려줬을 뿐이다. 또한 조성민이 강하게 의문을 제기한 정확한 고인의 유산 규모에 대해서도 대략 50억 원 수준이라고만 밝히고 있지만 일부에선 200억 원이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학원비도 못 낸다”던 얘기는 세간의 동정심을 불러 모으는 데 효과적이었겠지만 상당한 의혹도 뒤따르게 만든 발언이기도 하다. 고인의 자살 이후 방송 활동은 모두 중단했지만 최진영은 식당을 운영하는 등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고인의 유산을 은행에서 인출하지 못해 학원비도 내지 못한다는 얘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최진영이 버는 돈은 생활비로 쓰고 두 아이의 학원까지 보내려니까 돈이 모자란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한 번 더 뒤집어 생각하면 고인의 유산이 없다면 생활비조차 없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도 있는 민감한 발언이다. 이는 고인의 유산이 두 아이의 양육비 외의 항목으로도 지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재산권 관리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는 동안 최진영 측 유가족이 주장해온 부분은 조성민이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자격이 없다는 점이었다. 양육권과 친권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는 것. 최진영은 두 아이를 입양해서라도 친권을 확보하겠다는 현행 법체계나 판례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카드까지 꺼내 들었을 정도다.


그런데 정작 합의 결과는 그 반대다. 재산권을 확보하는 대신 아버지로서의 자격이 없다던 조성민에게 두 아이의 면접권을 양보했다. 양육권은 물론 재산권을 비롯한 친권도 가질 자격이 없는 부적절한 아버지에게 두 아이를 만날 수 있는 면접권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유가족이 주장해온 내용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심지어 법적대리인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진선미 변호사를 통해 “앞으로 조성민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을 거두어 달라”는 입장까지 밝혔다. 그동안 원색적으로 조성민을 비난해온 유가족의 입장이 하루 아침에 따스하게 변했다. 뭔가 합의 과정에서 그럴 만한 일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이유는 조성민이 재산권을 양보한 것 외에 없다. 따지고 보면 조성민은 애초부터 재산권에는 관심없다는 입장이었다. 재산권의 '제3자 신탁'과 '면접권' '친권 유지' 등을 주장해온 조성민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고 재산권 '제 3자 신탁' 만을 포기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나머지 요구 사안을 다 들어주면서까지 유가족이 재산권의 '제 3자 신탁' 을 거부하려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뒤 싸늘한 시선을 거둬달라는 부탁까지 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분명 미스터리다.


또한 조성민의 반대로 유산에 손을 댈 수 없어 두 아이 학원비도 못 낸다는 유가족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두 아이의 유산을 관리할 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생긴다. 물론 이는 그들 가족이 풀어야 할 일이다. 법적으론 두 아이의 유산이 양육비로만 쓰일 수 있는 등의 재산권 보호 장치가 돼 있다. 재산권을 확보했다고 해서 무작정 두 아이의 유산을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 다만 변호사들은 편법을 동원해 제한된 양육비 외의 영역에서 재산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아직 최진영은 조성민의 ‘제3자 신탁’과 같은 명확한 재산권 행사 기준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이를 반드시 국민들에게 알릴 이유는 없지만 이를 걱정하는 국민들(최소한 생전의 최진실을 사랑했던 팬들)의 시선이 그들을 향하고 있음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조성민 친권 회복 반대 시민단체들에 대한 유감

가장 우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은 조성민에게 친권이 가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며 강경한 움직임을 보인 시민단체들이다. ‘(가칭)한부모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은 손숙 권해효 김부선 허수경 등 연예인 등과 함께 조성민 친권 회복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자발적으로 생성된 ‘조성민 친권 반대 카페’는 여의도에서 집회를 갖고 길거리 서명운동까지 준비 중이다.
 


나는 애초부터 본질이 아닌 특정 연예인 관련 사안에 의한 움직임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친권법 개정’이라는 본질보다 마치 제 3자가 남의 집 가정사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여서였다. ‘현재의 친권법에 문제가 있으므로 친권법 개정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조성민의 경우다’는 논리 전개가 아닌 ‘조성민 친권 회복을 반대한다. 그 이유는 조성민에게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어서이며 더 이상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니 친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고인의 유가족이 조성민과의 분쟁을 겪으며 친권법 개정의 필요성이 느껴져 이들 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일을 진행했다면 또 다른 상황이 연출됐을 것이다. 반면 이번의 경우 유가족의 뜻과는 별개로 시민단체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움직임 역시 유가족의 뜻과는 별개였다. 그 결과는 전혀 다른 결론의 합의였다.

가칭이지만 단체 이름부터 ‘진실모임’이다. 물론 ‘진실’이라는 단어의 순수한 뜻을 활용했을 수도 있지만 이는 고인의 이름이기도 하다. 악플 때문에 고인이 자살했다며 ‘최진실법’을 운운한 정치권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결국 이런 움직임은 조성민과 최진영의 합의로 애매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만약 유가족이 조성민의 친권 회복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를 삼아 법정 다툼이 이어졌다면 이들이 큰 힘이 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애초부터 양측은 언론을 통해서만 공방전을 벌였을 뿐 법적인 대응은 전무했고 수면 아래선 합의를 위한 움직임이 치열했다. 그리고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합의 내용이 재산권만 양보했을 뿐 조성민의 친권은 계속 유지되는 것인데 그럼에도 계속 조성민 친권 회복 반대를 요구할 것인가. 이미 유가족이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설득해 법적 대응을 이끌어낼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최진실과 조성민의 이름과 색채를 지우고 그들이 생각하는 본질적 모순을 고치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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