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간 두 한국영화가 극장가에서 격돌했다. 정지우 감독의 <모던 보이>와 최호 감독의 <고고 70>이다. 각각 1930년대와 1970년대라는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다. 게다가 박해일-김혜수 커플과 조승우-신민아 커플 등 스타 마케팅의 위용까지 비까비까했다. 하지만 그 재현의 방식은 사뭇 달랐다. <모던 보이>는 멜로로, <고고 70>은 음악으로 풀었다.
멜로의 계절인만큼 일단 <모던보이>가 앞섰다. <맘마미아>가 이미 음악영화의 광풍을 몰아치고 난 뒤인 탓일까? <고고 70>은 뒤로 살짝 밀렸다. 그러나 언제나 편파적인 본 박스오피스, 다음주엔 그 흥행 추이가 뒤바뀔 것이라는 데 베팅한다. 요컨대, <고고 70>이 앞서고 <모던 보이>가 뒤 설 것이라는 얘기다. 이유? 뻔하다. <고고 70>이 더 재밌기 때문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을 입증하듯 <모던 보이>는 정지우적 색깔이 대작 시대극의 무게를 못이켜 휘청댔다. <고고 70>도 21세기 대중 관객을 의식한 흔적이 시대의 재현에 일말의 훼손을 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음악영화적 쾌감을 향해 직선으로 뻗은 최호의 뚝심이 훨씬 돋보인다. <고고 70>의 영화적 진심에 관객들은 지지를 보낼 것이다. 한국의 관객들은 최근 유난히 그래왔기에, 이 근거 없는 추론, 또는 믿음을 막무가내로 밀어 붙여 보는 것이다.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2008.10.3~5)
순위 작품명 배급사 서울주말 전국누계
1위 모던 보이 CJ 106,000 418,000
2위 맘마미아 UPI 95,000 3,608,000
3위 고고 70 쇼박스 83,650 306,390
4위 바빌론 A.D. 폭스 38,060 163,040
5위 신기전 CJ 34,000 3,599,000
6위 트럭 싸이더스 29,320 466,080
7위 영화는 영화다 스튜디오2.0 27,320 1,295,630
8위 멋진 하루 롯데 26,160 332,440
9위 헬보이 2 UPI 21,000 360,000
10위 더 클럽 시너지 16,100 46,260
*순위는 서울 관객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