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 나아가 지구를 위해 또한 인류를 위해, 자전거를 탑니다. 고유가 시대, 자전거로 출퇴근을 감행하는 사람도 있죠. 약 1년 전쯤, 저 또한 자전거의 세계에 입문했었습니다.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주말이면 강변을 따라 달리며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었죠. 그러나 큰 맘 먹고 자전거를 구입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전 덜컥 임신을 해버렸고, 그로부터 1년 여 뒤 출산을 하고 이후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다보니 ‘싸이클링’이 너무 사치스러운 취미생활로 둔갑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쨌든.
잡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전혀 새로운 개념의 자전거를 알게 되었답니다. 픽스드 바이크. 말 그래도 체인과 바퀴가 고정되어 있는 자전거를 말합니다. 싱글 기어인데다 심지어 브레이크도 없는, 바퀴와 몸체만 있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자전거라나요?!? 속도 조절이 어렵고, 페달을 뒤로 돌려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기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해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픽시(Fixie)라는 애칭으로도 불리워진다는데, 이 픽스드 바이크가 나름대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대중화되기 시작했다는 거죠. 자전거 한 대만 있으면 저렴하게 취미생활을 즐기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천만에요. 픽시를 타는 라이더들은 자신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 프레임과 휠 등을 구입해 바이크를 집적 조립하는데, 이 픽스드 바이크 부품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거죠.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춰 완성하는데 보통 150~200만원정도가 든다고 하니까요.
기원이 재밌더라구요. 메신저(배달부)들이 처음 타기 시작했는데, 가볍고 일반 자전거에 비해 속도가 빨라서 배달에 도움이 되고, 또한 배달 도중 고장이 나도 구조가 간단해 몇 개의 공구만으로 손쉽게 고칠 수 있다고 해요. ‘픽시’를 처음 들어보신 분도 계실 텐데, 맞아요, 국내의 픽스드 바이크 신은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해요. 지난 3월 국내 최초의 픽스드 바이크 크루인 ‘라이선스’가 만들어졌으니까요. 서브 컬처를 다루는 패션지다 보니, 이런 크루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만들어지더라구요. 만나보면, 어찌나 다들 직업 좋고 인물 좋고, 성격 좋고, 취향들 고급하시던지! ^^ 유일한 하자는 다들 ‘여자 친구가 없다’는 거였죠. “이렇게들 몰려다니니 어디 여자친구 사귈 틈이 있겠나” 물었더니 “여자 친구 생기면, 픽시보다 여친이 우선”이라고 다들 입을 모으더군요. 가장 좋은 건, 싱글 여성이 이 크루에 일원으로 참여하는 거겠죠?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한 라이프스타일 얘기로 시작했는데, 결국 연애 팁으로 마무리되네요. 자자, 싱글 여성들이여, www.licenseoul.com을 클릭하시라~*
* 위 글은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02 에 실렸던 기사의 소스를 활용해 작성한 것입니다.
photography | 윤석무 at 7 studio
thanks to | fixed bike crew 'LIS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