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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조폭 친구들의 '쌈박질 누아르' <숙명>이 '한 건' 했다. 그러나 큰 건은 못됐다. 비수기 탓으로 돌린다 해도 첫 주말 서울 관객 9만 3천 명에 전국 관객 44만 명이면 어깨에 힘주긴 살짝 머쓱한 스코어다. 훈남이 하나도 아니고 삼각편대로 들이댄 영화에 이 정도 성적이라면 '뽀다구에 슬쩍 기스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일단 1위 등극만으로 만족해야 할 처지다. 입소문도 썩, 아니 '아주' 좋지 않으니 롱런은 기대하기 어렵겠다.

우정을 배신한 비열한 거리의 남성들이 벼랑 끝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사실 너무 진부하다. 특별히 눈에 확 띌만한 액션 장면의 세공력을 보여주지도 못했다면, 꽤 화려해 보이는 배우들의 면면만이 유일무이한 흥행 포인트라는 얘기인데, 요즘 관객들에게 배우 얼굴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건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되지 않았던가. 게다가 권상우는 <야수>에서 써 먹은 '발악'의 방법론을 이어가고, 군 제대 후 야심찬 복귀를 노렸던 송승헌은 눈에 힘이 너무 들어갔으며 지성은 우정 출연 답게 화면 때깔만 좋게 해주는 액세서리에 머물고 만다.  

오히려 댄스 스펙터클 영화 <스텝 업 2-더 스트리트>의 흥행세가 신선해 보인다. 한 주 전 1위작 <10,000BC>가 예상대로 급락세로 접어든 가운데 2주 연속 2위를 고수하며 전국 누계를 70만 명으로 늘렸다. 이 영화의 배급사는 이미 첫 주말 본전은 건졌다는 후문이다. 가끔 잘 사온 수입영화 한 편이 효자가 된다.

'영국판 장희빈 이야기'라는 평을 듣고 있는 <천일의 스캔들>은 3위에 머물렀다. 나탈리 포트만과 스칼렛 요한슨, 에릭 바나까지 가세한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시대극에 관습적으로 기대되는 대규모 스펙터클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요런 종류의 치정 스캔들은 우리의 숱한 TV 사극들이 아예 외울 정도로 보여주지 않았던가. 게다가 극장까지 가서 세계사 수업 받고 싶어하는 관객들은 많지 않았을 터, 18만 3천여 명의 오프닝 스코어를 제출했다.

<추격자>는 '어 어' 하는 사이에 450만까지 갔다. 일단 올들어 개봉한 영화를 통틀어 최고 스코어다. 내친 김에 500만까지 바라보고 있겠지만 한 주만에 무려 절반이나 관객수가 뚝 떨어진 극심한 봄가뭄 상황에서 50만이 더 들어줄 지는 며느리도 모를 일이다.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2008.3.21~23)

순위         작품명                 서울 주말                  전국 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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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숙명                     93,000                    443,000
2위      스텝 업 2- 더 스트리트       75,120                    705,100
3위       천일의 스캔들               73,000                    183,000
4위         추격자                    70,460                  4,499,750
5위        10,000 BC                  65,600                    848,200
6위       밴티지 포인트               12,060                    968,450
7위          바보                      9,000                    953,000
8위       워터 호스                    7,500                     46,700
9위     27번의 결혼 리허설             4,190                    429,820
10위    마이블루베리나이츠             3,920                    146,820

*순위는 서울 관객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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