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하고 패셔너블한 영국잡지 <D&C>의 한국상륙작전

애경's 3M+1W 2008. 1. 22. 23:58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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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하고 독보적인 아티스트와 뮤지션들이 넘쳐나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넘버 원 잡지가 뭔 줄 아시나요? 바로 <DAZED & CONFUSED :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라는 잡지입니다. 제호가 상당히 길고 난해한 탓에, 마니아들 사이에선 <D & C>라고도 불리우는 잡지죠.  아울러 위키위키의 설명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쿨한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이자, 네이년의 풀이에 따르면 '영국에서 발행되는 종합 예술 엔터테인먼트지로 음악과 패션, 영화와 예술에 관한 수준높은 정보들을 가득 담고 있다. 감각적인 사진과 화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며 패션과 뷰티 기사는 물론 영화와 예술에 관한 정보들로 가득차 있는 잡지'이기도 하죠.

하지만 한국에선  '시안용 잡지' 혹은 '아방가르드한 패션지' 정도로 알려져있습니다. D.I.Y 풍의 잡지를 연상케 하는 조야하고 거친 레이아웃, 이에 대응하는 거칠고 단순한 타이포그래피 등 데이즈드는 그간 아주 신경질적이리만치 손질의 흔적을 과시해 온 책이기 때문이죠. 그리하여 패션지 에디터들이나 광고 제작자들은 화보를 찍거나 스타님들과 작업을 해야 할 때, 어렵사리 구한(한국엔 몇 백부밖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죠) 데이즈드를 뒤져 그럴싸한 시안을 찾곤 했답니다. 한편, 간혹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이들에게선 "그거 음악 잡지 아니여?"라는 질문도 듣게 됩니다.  페이지의 많은 부분을 하이엔드 컬처, 그 중에서도 뮤지션이나 음반 쪽에 많이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이엔드 컬처 매거진, 어쩌면 데이즈드의 정체성은 이쯤으로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앙드레 김 쌘님 버전으로 혀를 꼰다면, 아방~가르드하고 유니~크하고 믹스매치와 크로~스오버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이 잡지가 일본판과 호주판에 이어 드디어 한국판 라이선스로 탄생합니다. 컬처를 스타일리시하게 풀고,  스타일을 종합 텍스트 컬처로 풀어내는 잡지. 일단 그것이 한국판 데이즈드의 지향점이라고 합니다. 패션과 컬처 모두를 아우르고 가겠다는 거죠. 가령 이런 겁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패션지의 명품 카달로그 같은 화보는 일단 배제된다고 합니다. 대신 스토리가 있는 화보(광고주들은 애석하겠으나 가급적이면 브랜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건 절대 지양한다네요)를 1차 재료로 재기발랄한 일러스트레이트의 아트웍이 가미돼 2차 결과물로 가공됩니다. 컬처 지면에 할애된 페이지가 묵직한 건 말할것도 없구요. 그 컬처 지면마저도 기존 잡지들에서 관습적으로 해오던 리뷰 따위 과감히 생략 혹은 축소하고, 보다 읽는 재미가 있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공 들인 기사로 채워질 예정이라고 해요.

또한 셀레브리티를 포함한 인물을 다루는 방식도 차별화된다네요. 가령 재능있는 젊은 여감독 소피아 코폴라를 다룬 영국판을 참조하면 이렇습니다. 문답 형식의 인터뷰 기사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 그녀가 편애하는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독자들은 바로 그 소설가가 그녀에게 헌정한 한쪽짜리 소설을 읽을 수 있죠. 또한 그녀에게 영화적 가이드라인을 줬던 그녀의 아버지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그녀와 주고받았던 쪽지와 편지 등이 공개됩니다. 또한 그녀에게 영화를 위한 이미지들의 영감을 주던 오빠 로만 코폴라의 이야기도 등장하죠. 그녀는 오빠의 작업실에서 봤던  알렌 존스, 찰스 스완 같은 작가들에 대해 비평가라도 된  듯한 말투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세계에 대해 얘기합니다. 또한 뮤지션과 사랑에 빠진 그녀의 음악적 취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녀가 틴에이저 시절부터 편애한 여성 펑크 록커 슈지 슈의 음악이 소피아의 연출작 <마리 앙투아네트>에 실리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됩니다. 뒤이어 음악 감독인 브라이언 레이첼과의 인터뷰도 등장하죠. 이처럼 취미의 세계를 통해 이어진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데이즈드가 명사를 다루는 방식인 셈이죠.

아트 디자이너들이나 포토그래퍼들이 꼭 한번 작업해 보고 싶어하는 잡지. 여자들 뿐 아니라 남자들까지도 눈을 호사시킬 수 있는 패션지. 그야말로 '손질'의 흔적이 느껴지는 잡지. 이 근사한 잡지를 드디어 대한민국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 겁니다. 으아아아~ 그야말로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있습니다. 이 대단한 책을 바로 제가 만든다는 겁니다. 이것이야말로, 뒤통수를 치는 놀라운 반전! 본지는 훌륭하기 짝이 없는데, 한국판을 책임질 편집장은 그야말로 '근거없는 자신감' 빼면 시체인 부실한 사람이라는 얘기입죠. 안 웃기시다구요? 에이~ 3M 흥업 단골손님들은 아실걸요. 오시면 단골손님, 안 오시면 남이라고. 하하하하하하. 네네~ 칼을 뽑아들었으니 무라도 썰어야지요. 적어도 본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 창간호를 위해, 열심히 달려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왜 했느냐. 3가지 목적이 있지요.

하나는, 웃긴고양이의 포스트가 향후 얼마간은 더욱 게을러질 것이라는 사전 예고를 하기 위해. 둘은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한국판>을 늦어도 5월에는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거라는 광고를 하기 위해. 마지막은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한국판>은 본지가 그러했듯 재능있는 신예들을 위한 통로가 되겠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따라서 데이즈드의 지면이 탐나는 누군가(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 칼럼니스트, 아티스트, 언더 뮤지션 등등)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나 이력서 등을 제 메일(annie@dazeddigital.co.kr)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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