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밀은 없다>를 보는데 자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고백>의 나카시마 테츠야의 냄새가 났다. 오마주는 영화의 전통이니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스타일을 위해 스토리의 정합성을 희생한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알겠다. 그러나 나는 이경미의 전작 <미쓰 홍당무>에서 우연치 않게 드러난 천재적 개성을 보았다면, 이 영화에선 '내가 얼마나 천재인지를 보여주겠어' 하는 조바심을 보았다. 그래서 반짝이되 여운이 길지 않은 작품이 되고 말았다. 그가 알게 모르게 박찬욱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