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를 본 관객이라면 인도 영화의 매력을 잘 아실 겁니다. 특히나 이른바 '볼리우드'적 전통의 경쾌한 음악과 군무는 인도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가운데 하나죠. 이번에도 꽤나 매력적인 인도 영화 한 편이 개봉합니다. 한 가정 주부의 영어 도전기를 담은 <굿모닝 맨하탄>(2/6 개봉)입니다.
알다시피,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수 많은 자국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힌두어 말고도 영어가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여주인공 샤시는 영어를 거의 할 줄 몰라 남편과 가족으로부터 약간의 무시를 당하는 걸로 설정이 돼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 사는 조카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 그걸 도와주기 위해 뉴욕에 가게 되는데, 거기서 4주간의 단기 영어 클래스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소위 스펙을 위해 영어를 필요로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그러니까 가정 내에서 존중 받지 못하는 한 여성이 자신의 주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으로써 영어를 매개로 삼게 되는 셈이죠. 샤시는 자신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프랑스, 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들과 더듬 거리는 영어로 소통을 하면서 국경과 인종을 뛰어 넘는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역시나 영화 중간 중간 신나는 음악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듭니다. 코미디와 휴머니즘, 음악의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또 한 편의 유쾌한 인도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