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자키] 영화 속 선한 음악과 악한 음악(?)

영화 이야기 2011. 3. 15. 11:44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많은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나요?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나요? 물론, 이 장르의 선택은 각각의 취향에 따른 것일 수 있겠죠. 하지만 어떤 음악을 고르고 어떤 장르를 골랐냐에 따라서 그사람의 선과 악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떤 이해를 보이시겠습니까? 세상에 무수히 많은 음악중에서 단지 이 음악을 골랐다는 이유만으로 단숨에 선인이 될 수 있고, 악인이 될 수 있는 굉장히 재미있는 장면 두가지를 모아봤습니다. 영화 속에서 만나보시죠.

시네마 자키, 첫 번째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입니다. 아임 전설. 영화속에서 윌 스미스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남자입니다. 그러나, 어느날 또다른 생존자와 만나는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애창곡을 부른 밥 말리라는 아티스트를 거론합니다. 자메이카 출신으로 독립된 조국을 꿈꾸며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외쳤던 레게 가수 밥말리.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여자는 왠지 알아듣는 것 같지가 않죠.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여자에게 "쓰리 리틀 버즈"를 들려줍니다. 영화 속에서 윌 스미스는 왜 밥 말리라는 아티스트를 골라냈을까요? 이 영화 속에서 단서가 되는 장면이 또 하나 있죠. 혼자남은 그가 계속해서 보고있는 TV 속의 영화는 바로 <슈렉>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괴물로만 인식되던 슈렉이 따뜻한 심성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영화를, 윌스미스는 지구상의 마지막 생존자로서 끊임없이 반복해서 보고있죠. 마치 자신의 고독한 처지를 영화 속에서 대리만족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밥 말리의 곡 "쓰리 리틀 버즈"를 골라 온 이유도 아마 똑같은 이유가 아닐까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악이 쉬지 않고 있는데 어찌 내가 쉴수가 있느냐, 라고 했던 밥말리의 이야기를 빌어서 윌 스미스는 현재의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죠. 영화에 무수히 많은 대사가 등장하지만, 바로 이 장면, 밥말리의 소개가 바로 윌 스미스의 마음속에 담고 잇는 모든 이야기를 토해내는 장면이라고 해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여자 앞에서 너무 폼을 잡는 것 같지 않습니까? 고작 노래 하나 아는 주제에... 어쨌거나 저쨌거나 저 여자는 윌 스미스에게 뿅 간 눈치군요. 현실에선 왜 안그래?

자, 밥 말리의 이야기를 빌어서 세상의 악이 쉬지 않는 동안 , 결코 자신은 쉬지 않겠다는 윌스미스의 일갈을 들으셨다면, 이제 그 반대의 지점에서 세상의 모든 악의 상징으로서 존재하는 또 한편의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를 만나보시죠,

거리에서 만난 매춘부 두명을 앉혀놓은 채, 이 악행의 주인공은 왜 필 콜린스의 음악을 선택했을까요? 제니시스의 드러머로서 제니시스의 음악을 상업적인 면모로 변화시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게 만들었던 필 콜린스, 이 필 콜린스에 대한 은유는 전시대의 시대정신이 사라져 버린 채 오직 쾌락에 물들어 가고, 또한 수많은 악행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영화 속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에 대한 은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뒤에 진짜 나쁜 짓을 하느 장면이 나오지만, 검열이 무서워서 감히 보여드리질 못하겠습니다. 동네 DVD 가게에 가겨서 직접 확인해 보시죠.



 

하지만, 또다른 이유가 하나 있었으니, 이 정도는 악행이라고 볼 수도 없죠. 여기 주인공의 진짜 악행이 등장합니다. 자신의 회사동료를 집으로 초대한 채, 똑같은 짓을 반복하죠, 하지만, 이번엔 아티스트가 바뀌었습니다. 80년대 가장 미국적인 록을 들려줬던 휴이루이스 앤더 뉴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외국잡지 빌보드나 롤링스톤즈를 꽤나 정독한 모양새입니다.


자, 입으로는 여전히 휴이 루이스 앤더 뉴스의 음악을 소개하는 이 남자, 바닥에는 신문지를 깔아논채, 자신은 레인코트를 걸쳐입고 나타납니다. 술에 취한 이 남자, 바보는 아니지요,.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지만, 다음에 일어날 사건에 대해선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곤, 지금까지 극찬에 마지 않았던 휴이루이스 앤더 뉴스의 음악을 틀어 놓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흉기인 도끼를 들기 위해 돌아가죠. 누가 이 장면에서 살인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미국사회의 종양같은 주인공은 도끼로 상대를 단숨에 내리찍어 버립니다. 휴이루이스 앤더 뉴스의 음악은 80년대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죠, 하지만, 역시 전시대의 록이 보여줬던 시대정신은 상실한 채, 너무 팝화된 음악이라고 욕을 먹었죠, 영화 속의 이 음악은 화려해 보이고 사회적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인물 크리스천 베일이 사실은 정신적 병폐에 찌들어 가는 현대인들의 상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요?



음악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발표된 시기에 따라 각기 다른 형태로 해석되기도 하죠, 오늘 소개해 드린 이 두 편의 영화, 음악이 발표된 시기에 따라서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는지, 단적으로 알려주는 하나의 예가 아닐까요?

두편의 영화를 본 뒤, 밥말리의 음악은 과연 선이고 휴이루이스 앤더 뉴스의 음악은 악이냐, 이런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댈 순 없습니다. "세상에 나쁜 음악 따윈 없다. 단지, 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선과 악을 나눌 수 있을뿐이다." 록밴드 스키드로우의 보컬 세바스찬 바하가 했던 말입니다. 음악은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단지, 그 음악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을 뿐이죠, 오늘 시네마 자키에서 보여드린 두편의 영화를 통해, 과연 여러분은 어떤 음악에 걸맞는 사람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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