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짝퉁 3D '타이탄', 그래도 볼만하다

cinemAgora 2010. 4. 1. 11:18


요즘 3D가 돈이 된다 싶으니까 여기저기서 쓰리디 쓰리디 해대는 판국이다. 기회는 요때다 싶었는지 원래 3D가 아님에도 3D로 급포장한 경우도 있다. 이번주 개봉하는 <타이탄>이 그런 경우다. 홀로 둥둥 떠다니는 자막의 입체감만 불편할 정도로 도드라질 뿐, 딱히 화면 안에서 입체감을 느낄만한 장면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3D라고 안경 나눠주니 이게 뭔가 싶었다.

알고 보니, 2D 소스를 컴퓨터에 집어 넣고 휘리릭 뚝딱 3D로 컨버팅한 영화란다. (진짜 3D는 <아바타>처럼 촬영 당시부터 3D카메라로 찍어야 한다.)'짝퉁' 3D을 만들어 놓고, 3D 상영관에 걸어서 더 비싼 관람료 받아 챙기겠다는 얄팍한 상술이 딱해 보이는 대목이다.

뭐, 그 점만 빼면 영화 <타이탄>은 그 자체로 꽤 즐길만한 구석이 많은 오락영화다. 잘 알려진 그리스 신화의 영웅 페르세우스의 모험을 비교적 충실하게 재연하는 가운데 첨단 CGI에 힙입은 시각적 상상력을 덧입혔는데, 극의 전개나 스펙터클의 긴장감 모두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메두사와의 대결 신이 흥미롭다. 신의 횡포에 맞선 인간의 저항에 무게 중심을 둔 이야기 구조도 나름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적어도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보다 낫다.)

여하튼, 괜히 돈 쓰지 마시고 2D로 관람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