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12월 28일부터 1월 18일까지, 4주 동안의 일요일 새벽 3시 선곡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 20. 09:03
각설하고, 게을렀다.
무지하게 바뻤다는 핑계도 이젠 좀 민망하다.

아무튼, 어김없이 일요일 새벽 3시면,
KBS 2FM에서 한 시간 동안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의 객원 DJ로 음악을 선곡했다.

4주 간의 트랙 리스트를 밀린 숙제하듯이 올린다.
첨부한 뮤직 비디오와 음악파일도 즐감 하시길...


<12월 28일 3:00 AM / 89.1 KBS 2FM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일요일 빈방 체류기 객원 DJ>

1. Give me the night (House Version) / Smoma
2. 83 / John Mayer
3. Girl they won't believe it / Joss Stone
4. You belong to me / Chaka Khan (Feat. Michael McDonald)
5. The Fez / Steely Dan
6. I'm deranged / David Bowie
7. I feel loved / Depeche Mode
8. Milonga triste / Gato Barbieri  


Girl they wont believe it & Headturner - Live Earth 7-7-07- - Joss Stone

신은 어찌 위대한 흑인들의 유산을 백인 청년들이 도둑질 해 가도록 허락했을까?

50년대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랬던 것처럼, 90년대 후반 등장한 에미넴이 그랬던 것처럼,
조스 스톤이란 이 백인 여성은, 아니 소녀에서 이제 갓 여인이 된 아티스트는
마치 흰 피부 밑에 검은 피가 흐르는 것처럼 그렇게 소울을 노래한다.

1987년 생이니 이제 갓 스물을 넘긴 보잘 것 없는(!) 나이에 인생의 거친 질곡이라도 가진 듯,
감히 아레사 프랭클린과 비교되는 영광마저 누리며,
거침없이 흑인들의 유산을 자신의 음악 안에 녹여 낸다.

천재란 이럴 때 사용하는 표현이 분명할 것이다.
17세에 데뷔한 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등장과 동시에 전세계의 평론가들을 사로잡았다.
물론 2007년 두 번째 앨범 [Introducing Joss Stone]이 발매되기 전까지
평가를 보류한 신중한 평론가들도 있었지만,
앨범의 첫 싱글 <Tell me 'bout it>이 던져진 순간 모두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신은 백인이 분명하다는 이견 없는 찬양과 함께...

2007년 요하네스버그 라이브 실황 중에서
<Girl they won't believe it>와 <Headturner>의 접속곡을 소개한다.
이 축복받은 백인 뮤지션을 마음껏 질투 해 보시라.
 


<1월 4일 3:00 AM / 89.1 KBS 2FM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일요일 빈방 체류기 객원 DJ>

1. Make it funky (part1) / James Brown
2. Let it flow / En Vogue
3. Welcome / Maxwell  
4. Bass Tribute / Victor Wooten
5. I can dig it baby / Jaco Pastorius  
6. 넌 쉽게 말했지만 / 조원선
7. Death of a train / Daniel Lanoir  
8. Vivaldi's song / Mark-Almond  


Bass Tribute - Victor Wooten

현존 최고의 베이시스트를 한 명만 꼽아야 한다면, 아마도 빅터 우튼이 될 것이다.
몇 년 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신기에 가까운 프레이징을 보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해외의 유명 재즈 잡지들이 지난 10년간 뽑은 최고의 베이시스트에 가장 많이 뽑힌 인물이라는
구구한 설명을 곁들이지 않더라도,
<Bass tribute>라 명명된 이 한 곡만으로 빅터 우튼은 그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스탠리 클락, 자코 파스토리우스, 마커스 밀러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들이 선보였던 개성 넘치는 연주를 완벽하게 마스터한 자신의 실력을 뽑내는
이 괴물 베이시스트의 공력엔 그저 감탄사를 연발할 뿐이다.

쟁쟁한 선배들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고 있는 이 곡은,
한 편으론 그 모두를 넘어섰다는 자신만만한 존재증명이다.
마치 10대의 자코 파스토리우스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베이시스트다"라고 외쳤던 일화를 흉내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
물론 그 때는 자코가 세계 최고였다.
그러나 이제는 빅터 우튼이 그 자리를 물려 받았다는 것에 감히 한 표를 던진다.

<1월 11일 3:00 AM / 89.1 KBS 2FM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일요일 빈방 체류기 객원 DJ>

1. Fariground / Simply Red
2. Five fathoms / Everything But The Girl
3. You only tell me you love me when you're drunk / Pet Shop Boys
4. What color is love / Terry Callier
5. Love & Joy / Lava  
6. Somebody somewhere / Moloko  
7. Forever young / Bob Dylan    


Five Fathoms (Video) - Ben Watt

1982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에브리띵 벗 더 걸(Everything But The Girl)은
그 특이한 이름으로 인해 한 번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는 팀일 것이다.

사운드의 핵심을 쥐고 있는 벤 와트와 보컬인 트레이시 숀으로 구성된 2인조 혼성 그룹으로
혼수전문 상점의 명칭을 자신들의 팀명으로 선택했다.

포크와 재즈를 넘다드는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해왔고,
90년대 중반에 들어 일렉트로니카로 시선을 돌린 후, <Missing>의 성공을 통해
전세계적인 지명도를 얻어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전자 음악의 경쾌한 리듬과 중성적인 트레이시 숀의 보컬은
한 때 가장 모던한 트랜드로 평가 받았다.  




<1월 18일 3:00 AM / 89.1 KBS 2FM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일요일 빈방 체류기 객원 DJ>

1. The Dude / Quincy Jones
2. Enjoy / Janet Jackson  
3. Soulman / Lemar  
4. Indian Summer / America
5. All Around / Tahiti80
6. 다가와 / 슬로우잼
7. Don't make Me Wait Too Long / Barry White
8. Tonight It's On / Steve Cole
9. Mami Gato / Medeski, Martin & wood    


Dont Make Me Wait Too Long - Barry White

White라는, 너무도 백인적인 성을 가진 이 느끼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100kg이 넘는 거구의 흑인 보컬이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여자 친구를 유혹하기 위해 짐 캐리가 달을 지구로 당겨 오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 장면에서 흐르던 무드(!) 음악이 바로 배리 화이트 아저씨의 <Never never gonna give you up>이었다.

극저음 베이스 보컬로 인해 자칫 카페 음악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는 곡들을
배리 화이트는 업템포의 절묘한 리듬감으로 멋지게 살려냈고,
아쉽게도 이제는 음악이라는 유산만을 남겨 놓은 채 세상을 떠났다.
 
빌리 조엘의 명곡 <Just the way you are>를 멋지게 재해석해 유명세를 얻었었지만,
배리 화이트의 낙천적인 리듬을 감상하기에는 <Don't make me wait too long>가 더 나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