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친구를 기다리며... 12월 21일 3:00 AM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2. 27. 23:42
녹음 방송이었던 관계로 포스팅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다.
연말, 일요일 새벽 3시 생방이 쉽지가 않다.
이어지는 송년회의 술자리 여파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 시간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며 음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음악을 듣기 원하는 사람은 모두 친구다.
그런 맘으로  지금(현재 시간 12월 27일 밤 11시 21분) 12월 28일 새벽 3시 생방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치 친구들과의 조촐한 파티를 준비하는 집주인같은 기분으로.


<12월 21일 3:00 AM / 89.1 KBS 2FM 오정연의 3시와 5시 사이, 일요일 빈방 체류기 객원 DJ>

1. Twilight Zone / Manhattan Transfer
2. Quick Step / Maceo Parker
3. Doo Bop Song / Miles Davis
4. I Find It Hard To Say / Lauryn Hill
5. Days Go By / Dirty Vegas
6. Blaze It Up / Mondo Grosso
7. River / Joni Mitchel
8. Goodbye Stranger / Supertramp


Days Go By - Dirty Vegas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에 발매된 영국의 3인조 일렉트로니카 그룹 Dirty Vegas의 데뷔 앨범 수록곡.
당시 유럽의 클럽가에서 꽤 많은 인기를 얻었던 곡이다.

두 명의 DJ와 한 명의 싱어로 구성된 팀의 특성상, 클럽의 댄스 플로어에 적합한 음악들을 주로 발표했다.
첫 싱글 <Days Go By>는 규칙적인 리듬감에 보코더를 사용한 독특한 보컬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뮤직 비디오였다.
 
떠나간 연인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는 설정은
묘한 기시감을 불러 일으키게 했다.
중, 고등학교 시절, 학업과 이성 교제에 소외되었던 나는,
뜻 맞는 친구들과 종합운동장 역에서 사과 박스를 깔아 놓고 춤을 추던 비보이였다.
이미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가버린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겐 문제아들로 보일만큼 거칠었던 그 때, 마음만은 울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무엇 때문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뮤직 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
EMI Music에서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은 어처구니 없는 설정에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나만은 웃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