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2세와 연예인'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는 이유

민섭's 3M+α 2009. 3. 1. 22:10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연예인이 동네북이다. 사회 전반에 큰 일이 불거질 때마다 빠짐없이 연예인이 개입된 루머가 마치 사실인양 퍼져 나가곤 한다.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임세령 씨의 이혼소송을 둘러싼 억측과 추측이 만들어낸 루머에도 여러 명의 연예인 이름이 등장한다. 포털사이트에 이들 이름을 치면 엉뚱한 연예인 이름이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다.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와 임세령 씨가 법원 조정을 통해 이혼했다. 임 씨가 이혼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의 조정을 통해 부부 양측이 재산이나 양육권 등을 합의해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이혼이 이뤄진 것. 소위 조정 이혼이다. 결국 합의를 통해 이혼한 셈인데 왜 이혼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갔는지, 또 이 전무가 자녀의 친권자가 됐다는 내용 외에는 양육과 양육비, 위자료, 재산분할 등의 사안이 어떻게 합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연히 이들이 이혼하게 된 이유 역시 미스터리다.

빠른 이혼 조정으로 인해 그 파장이 더 확대되는 것을 방지한 것은 좋은 일이나 이로 인해 연예계만 또 한 차례 루머 홍역을 치르게 됐다. 어느 연예관계자는 “차라리 끝까지 재판이 진행됐다면 명확한 이유가 드러났을 텐데 괜한 빠른 이혼 조정이 괜한 루머만 남겼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연예계의 몫이 됐다”고 한탄했다.


이런 소문으로 가장 괴롭힘을 받고 지내온 연예인은 단연 강부자다. 후배 여자 연예인과 재벌가의 성매매를 연결해주는 마담뚜라는 루머에 10년 넘게 시달려온 것. 최근 SBS <야심만만2>에 출연한 강부자는 어렵게 그 속내를 털어 놓으며 관련 루머가 사실무근임을 분명히 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가 ‘개인기’에서 ‘루머 해명’으로 변화한 요즘 분위기가 강부자에게 루머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어 줬지만 이미 10년 넘게 마음고생을 한 뒤였다.

김태희는 아예 루머가 퍼지기 시작하자마자 강한 입장을 보여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았다. 재벌 3세와의 결혼설이 나돌자 매스컴을 통해 적극 부인하며 관련 루머를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까지 고소한 것.

이번 삼성가 이혼 논란에서 괜한 루머의 희생양이 된 연예인들 역시 몇 년 가량 시간이 흐른 뒤 예능 프로그램에서 농담 삼아 지금 얘기를 언급하며 부인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루머 해명’이 예능계 대세이고 김태희처럼 빠른 조치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을 지라도 재벌이 연루된 루머인터라 지금 당장 나서서 부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소영의 경우 재벌 총수의 아이를 몰래 낳아 키우고 있다는 루머에 몇 년 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지만 결국 악플 네티즌을 대거 고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재벌과의 부적절한 만남을 둘러싼 루머가 그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루머는 호기심에서 발동된다. 나훈아가 돌연 콘서트를 취소하고 잠적한 이유에 대한 호기심이 신체절단설과 같은 무시무시한 루머를 만들었고, 갑작스런 안재환의 자살을 둘러싼 호기심은 최진실 사채설로 이어져 또 다른 자살을 야기했다. 이번 삼성가 이혼 논란의 경우 철저한 정보 차단으로 궁금증을 증폭시킨 게 문제다. 그들이 이혼하게 된 까닭이 미스터리로 남은 것은 기본, 이혼 소송이 제기된 까닭에도 호기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대중의 궁금증이 증폭된 상황에서 진실이 이를 해소해주지 못할 경우 루머가 그 역할을 대신하곤 한다. 그것도 연예인이 등장하는 루머라면 훨씬 흥미로운 내용이 된다. 재벌가 인사와 연예인은 겉으론 화려해 보이지만 사생활이 철저히 가려진 이들이다. 가려진 사생활이 교차해서 특정 접점에서 만나는 루머가 더욱 흥미진진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결혼으로 연결돼 사실 여부가 드러난 경우가 아닌 사실 여부가 불투명한 루머 역시 과거에 더욱 많았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이런 루머가 집중됐는데 신인이 좋은 역할을 맡아 갑작스럽게 뜰 때마다 부적절한 관계를 갖고 있는 재벌 관계자가 밀어준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잘 나가던 연예인이 갑자기 활동을 중단하고 해외로 떠날 경우에는 ‘부적절한 만남이 들통 나 재벌가에서 내보냈다’는 루머가 나돈 것.

검찰에서 몇 차례 이런 루머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비정기적이지만 대략 3~4년 주기로 이뤄지고 있는 검찰의 연예계 비리 수사에서 빠지지 않는 사안이 바로 연예인 성매매와 성상납이기 때문. 특히 지난 2002년에는 검찰이 중간수사 발표에서 연예인의 재벌 대상 성매매, 정치인 대상 성상납의 실체에 접근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결국 최종 수사 결과에선 그 내용이 빠졌다. 대대적인 검찰 수사에서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얘기는 곧 관련 루머가 사실무근이라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루머가 사실로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례도 있다. 지난 75년 1월 한국 사회는 스물 한 살의 꽃미남 인기 남성 가수였던 A 씨가 26세 연상인 재벌가 부인과 간통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으로 술렁거렸다. 결국 도미한 A 씨는 10년 넘게 미국 생활을 한 뒤 귀국해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최근 몇 년 새 재벌가 며느리들과 남자 연예인을 둘러싼 루머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그 시작이 바로 30여 년 전 가수 A 씨 사건이다.

재벌과 연예인은 종종 특별한 접점에서 마주친다. ‘매춘’과 같은 부적절한 만남을 둘러싼 루머의 사실 유무는 확인할 수 없지만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간통으로 구속된 경우도 있다. 루머의 경우 10개 가운데 하나, 아니 100개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져도 일반인은 루머 전부를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재벌과 연예인의 관계를 둘러싼 루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연예관계자들이 이번 삼성가 이혼 논란으로 불거진 루머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이름이 거론된 연예인은 물론 연예계 전체의 이미지가 심하게 실추될 수 있기 때문. 분명 연예계는 달라졌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연예기획사가 기업화됐고 ‘스타권력화’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연예인의 위상도 달라졌다. 더 이상 연예인이 권력과 재력 앞에서 웃음을 파는 시대가 아니라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공통된 항변이다.


'결혼과 루머'로 본 재벌과 연예인의 관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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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근대화와 경제 개발이 이뤄지던 1960~70년대 한국 사회는 격동기를 거치고 있었다. 연예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영화가 전성기를 맞았고 TV 보급률이 올라가면서 연예계가 호황을 맞았지만 체계가 잡히지 않은 연예계는 조직폭력배에 휘둘리고 권력과 재력의 눈치를 봐야 했다. 쉽게 말해 대통령 술자리에 인기 가수가 동석해 노래를 부르던 시기였다.


실제로 당시 재벌 총수들과 여자 연예인의 부적절한 관계를 둘러싼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외국 유력 바이어가 방한하면 인기 여자 연예인에게 접대를 맡긴다는 소문도 허다했다.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던 까닭에 이런 소문이 더욱 왕성했던 것도 사실이다.

예외적인 경우가 1960년 결혼한 배우 김혜정과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이다. 이들의 결혼은 연예인과 재벌의 관계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후 고은아 문희 안인숙 등이 연이어 재벌로 분류되는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렸다. 최 회장은 결국 김혜정과 이혼했지만 76년 다시 인기 가수 배인순과 결혼한다. 이런 분위기는 84년 중앙산업 조규영 회장과 결혼한 정윤희까지 이어진다. 이후 최 회장은 배인순과도 이혼하는데 그 외에는 이혼한 이들이 없다.

80년대 한국 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매춘이었다. 경제적 안정기를 맞아 퇴폐 윤락 산업이 전성기를 맞았고 인신매매와 같은 병폐가 뒤를 이었다. 이 과정에서 연예계와 재벌가의 관계에서도 역시 매춘, 다시 말해 성매매가 화두였다. 몇몇 재벌 총수의 이름이 자주 거론됐는데 이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여자 연예인의 이름이 세인들 사이에 자주 오르내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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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로 접어들면서 재벌 2세들이 소문의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재벌 2세들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귀족이었다. 그들끼리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결혼을 통한 한국 재계 혼맥이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연예인과의 부적절한 만남을 둘러싼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신인이 좋은 작품을 만나 급성장할 때마다 ‘누군가’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을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했다. 여기서 ‘누군가’로 자주 거론되던 이들이 바로 재벌 2세들이다.

재벌 2세와 연예인을 둘러싼 기념비적(?)인 사건은 컴퓨터 미인이라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황신혜와 에스콰이어그룹 회장 2세 이정 씨가 87년 결혼한 것이다. 최초의 인기 연예인과 재벌 2세의 결혼이었는데 결국 이혼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90년대 중반 또 한 번 빅뉴스가 타전됐다. 역시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고현정이 범삼성가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결혼한 것. 이후 90년대 후반 한성주가 애경그룹 회장 아들 채승석과 결혼했다. 결국 이들의 결혼은 모두 이혼으로 마무리됐다.

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이 일면서 신흥 재벌이 탄생했는데 이들과 연예인들의 결혼이 잇따른 것도 새로운 현상이었다. 김희애 이지은 황현정 등이 대표적인데 모두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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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연예계는 급성장기에 접어든다. 연예기획사는 기업화하고 스타권력화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 연예인의 영향력도 커졌다. 반면 재벌에 대한 사회의 견제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더 이상 재벌의 재력이 인기 연예인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얘기. 또한 시장이 커지면서 연예인들의 수입도 급증했다.

이같은 환경 변화는 연예인과 재벌의 결혼을 이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벌의 재력이 연예인의 미모, 또는 유명세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두 인물이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 결합하는 것이라는 인상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주미 이요원 심은하 등의 인기 배우는 물론 최원장 최윤영 등 아나운서들도 연이어 재벌가 자제와 결혼했다. 특히 노현정은 지난 2006년 현대가 3세인 BS&C 정대선 대표와 결혼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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