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여자' 김지수와의 수다

사람 이야기 2008. 8. 11. 07:24 Posted by cinem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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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이하 '최') 드라마 끝내서 홀가분하겠다.

김지수(이하 '김') 서운한 감정이 더 많다. 이번 작품은 애정을 갖고 했고, 감독님이나 작가 선생님 다 응원하고 격려하며 해왔던 작업이기 때문에 과정이 행복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

영화는 찍을 때는 반응을 모르는데 드라마는 촬영을 하면서 계속 피드백을 받는다. 그게 장점일까, 아니면 단점일까?

득이 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일단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특히 이번에 연기하면서 워낙 도영이라는 캐릭터를 마음 아파하면서 진심을 다해서 정직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걸 바로바로 느껴주고 연민을 갖고 마음 아파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힘을 내게 됐다. 확실히 그런 부분들이 드라마의 장점인 것 같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전해 듣거나 스스로 체크를 하는 편인가?

전해듣기도 하고 가끔 찾아보기도 하고. 내가 블로그를 하니까 거기 와서 느낌들 말해 주시고 한다.

<태양의 여자>의 큰 줄기는 윤사월과 신도영이라는 두 여성 캐릭터의 대결 구도로 이뤄져 있다.

그렇다고 선이 승리하고 악이 벌을 받는, 권선징악과 복수의 드라마는 아니다. 그런 걸 이야기하는 거라면 내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도영이가 달리 묘사됐어야 하니까. 도영이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도영의 심리 묘사나 내면의 풍경들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이 드라마의 독특한 점이자 내가 한 이유기도 하다. 도영이를 끝까지 따라가야 이 드라마가 무너지지 않고 색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은 사월보다 도영에게 훨씬 더 많은 감정이입을 한 것 같다.

윤사월이 불쌍한 이유는 한가지다. 어린시절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20년동안 부모없이 자랐다는 환경. 하지만 도영이를 통해서는 인간 자체에 대한 연민을 갖게 된다. 결국 윤사월은 처음부터 부모를 만나 잘 살게 될 게 뻔한 인물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도영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가장 궁금한 것이다. 감독님과 작가 선생님도 도영이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하셨고.

드라마 끝나고 이 질문 많이 들었을 것 같다. 도대체 도영은 죽은건가, 산건가?

도영이를 죽일 것이냐 말 것이냐가 감독이나 작가의 최대 관심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용서나 화해의 문제, 한 사람의 슬픈 욕망이 아니었을까. 보시는 분들에 따라서 죽었다고, 아니 살아서 행복해졌다고 느낄 수도 있고. 그건 시청자 각자의 해석에 맡기고 싶다는 거지. 다만 작가분은 워낙 도영을 마음 아파했기 때문에 "내 마음에서 도영을 죽이는 건 힘든 일이다. 마음 속에는 살아 있다"고 말씀하시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도영을 두고 '순수한 악녀'라고 표현한 한 블로거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말 그대로 굉장히  모순된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는 캐릭터다. 이를테면 불안감과 독기, 공포와 죄책감, 선과 악.

도영은 악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아니다. 악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고 상처가 깊으니까 독해질 수밖에 없었던 거고.

도영의 캐릭터를 해석할 때 어떻게 표정으로 드러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그냥 상황에 맡기고 대본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 진심으로 도영이를 마음 아파하며 연기하려고 한 게 전부다. 그걸 시청자들도 다 알고 받아준 거고. 더 특별하게 여기서 이런 표정 짓고 연기를 해야지 생각하면서 연기한 적 없고 도영이라는 캐릭터에 푹 빠져 있었고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정직한 진심을 느껴준 것 같다. 그래서 도영이에 몰입을 더 해준 것 같고. 실제로 도영이는 지금껏 연기하면서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캐릭터다.

위악을 부리는 행동에서조차 캐릭터를 진심으로 연민할 수 있단 말인가?

나도 인간이다 보니까 도영과 김지수 간에 괴리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 기준과 잣대로는 왜 이럴까, 부대끼는 거다. 순간순간 도영에게 그런 걸 느낄 때가 있었는데 상상해보면 어린 시절 친부모에게 버려져서 입양되고 언제 파양될지 모르고 친딸이 태어나자마자 다시 고아원에게 돌려보내겠다는 말을 밥 먹듯이 듣고 차별하고 맞고 자란 한 여자가 저런 극한 상황에 몰리거나 이럴 때는 저렇게까지 끝까지 감추고 은폐하려고 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도영이와 똑같이 그런 환경에서 그렇게 자라온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내가 과연 그 사람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를 자문했다. 도영이가 예뻐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연민을 갖고 캐릭터를 안 놓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어쨌든 더 열린 마음으로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연기해야겠다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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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얘기 좀 하자. 2006년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이후로 작품을 안했다.

할 게 없다.(웃음) 아시잖은가. 사실 하려는 영화들이 계속 엎어졌다. 시나리오는 받아서 잘 읽었는데  투자가 안 되니까. 작년에는 내내 그랬다.

그래서 드라마 쪽으류 유턴하겠다는 판단을?

그런 질문 받을 때마다 기자 분들게 말씀 드리는 건 할 게 없어서 드라마 한 게 아니라는 거다. 물론 영화할 게 많으면 각자 기준에 따라서 영화에 치중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할 게 없어서 결코 드라마를 하는 게 아니다. 드라마가 가진 장점이 굉장히 많다.

한동안 영화 쪽 작업을 하다가 오랜만에 복귀하니 적응이 잘 되던가?

드라마를 오랫동안 해서 그런지 얼른 적응되더라.

영화 하다 드라마 하는 배우들 가운데 쪽대본 때문에 성질 내는 경우도 있다. 

근데 우리는 쪽대본이 나온 적이 없었다. 다행이지. 작가분이 대단한 거다. 드라마 현장에 비일비재한데 그런 일이 없었다. 

필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거랑 ENG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의 차이는 뭔가.

연기 자체는 똑같은데 드라마는 내공과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캐릭터에 빠져서 사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 이번에도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2-3시간이었다. 막방 같은 경우에는 여관에서 샤워하고 다시 메이크업하고 그렇게 살았다. 자는 시간 말고는 내가 그 캐릭터로 살아있는 시간이 많아서 감정을 몰아갈 수 있었다. 그런데 영화는 촬영 기간이 길다 보니 호흡이 끊어진다.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6개월, <가을로>는 10개월 가까이 찍었다. 매번 나갈 때마다 새로 영화 찍는 기분이 들 수는 있다. 호흡을 좀 몰아가주면 탄력이 받아지는데. 영화 하면서 더 지친다. 너무 작업이 길면 사실은 좀 지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김지수는 드라마가 더 맞는다는 얘기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영화는 또 영화의 매력이 있거든. 배우에게는 하나하나 다져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고 확인하고 고치고 수정할 수 있으니까. 드라마는 시간적 여유가 안돼서 그럴 수 없으니까 나중에 방송 보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는 시스템적으로 실수할 수 있는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작업이다. 장단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거야 똑같지 뭐.

영화만 많이 한 분들은 드라마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고들 하더라.

죽어도 못 한다. 따라갈 수가 없다. 빠른 시간 안에 감정 만들어서 다 뽑아내야 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는 오히려 연기를 못하면 더 뽀록이 난다.(웃음) 영화는 모든 스탭과 시스템이 주연배우만을 위해서 다 맞춰주고 견뎌주잖나. 드라마는 절대 그럴 수 없다. 못하면 자기 손해다. 그래서 드라마가 어떻게 보면 무섭다. 탄로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TV 드라마는 순발력과 테크닉의 장르일 것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연기라는 자체가 기술적인 부분을 필요로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게 우선이 되는 건 절대 아니다. 당연히 연기 전에는 철저한 계산과 플랜이 필요하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에는 다 버려야 한다. 버리는 게 더 좋은 게 나올 때가 많다. 당연히 드라마에서 테크닉이 요구되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테크닉에만 의존하면 시청자가 다 안다. 그렇게만 연기하려고 하면 안된다.

영화 쪽에서 배우의 연기 테크닉보다는 존재감이나 아우라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맞다. 연기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존재감 자체만으로 풍기는 연기, 큰
스크린을 꽉 채우는 존재감이 있지 않으면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영화로 성공하는 것 같지 않다.

그런 면에서 영화쪽에서 어필할 수 있는 나만의 아우라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자평하시나?

모르겠다.(웃음) 처음에 <여자, 정혜>로 나왔을 때는 극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사실 그때도 나는 덤덤했다. 내가 어느날 갑자기 연기가 일취월장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연기 변신을 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다만 스크린에서의 모습이 더 좋다고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그래서 몇 년을 더 할 수가 있었겠지. 내 자신이 생각했을 때는 내가 과연…아직 잘 모르겠다.(웃음)

출연한 작품들이 하나같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여자, 정혜>는 몇십 억짜리 영화도 아니고, 몇백 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그런 영화와 붙어서 흥행을 논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래도 흥행 외의 것들은 다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했고. 사실 <로망스>는 개인적으로 조금 힘이 들었던 작품이긴 하다. 많이 부대꼈다. 지난 얘기이긴 하지만 시나리오 보고 많은 걸 수정 요구했는데 잘 안됐다. 스토리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고. 내가 출연했던 작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있었다고 얘기하고 싶다. <가을로>나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까지 3편이 모두 2006년에 개봉했다. 알겠지만 그 때는 멜로가 다 망했다.(웃음) 게다가 작품도 최다 편수가 쏟아져 나왔고. 시기적으로도 불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한석규 선배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6개월 뒤에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있을 것이고 1년 뒤에 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10년 뒤에 보는 관객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위안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출연해서 마이너스가 됐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없다.

출연작들이 대개 멜로 영화들이다. 

왜 멜로 영화만 하냐는 질문 많이 받는다. 나도,(격앙된 목소리로) 우리나라 여배우들이 멜로 말고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막 열연하고 활약했으면 좋겠다. 없으니까!(웃음) 멜로 찍다가 스릴러 코미디도 찍고 막 장르를 넘나들고, 하는 욕구가 왜 여자배우들에게 없겠나. 근데 기회가 없다. 한마디로 없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지 않나. 몇 년째 놀고 있는 내 또래 여배우들도 있는데, 제발 작품 했으면 좋겠다.

연출자들이나 기획자들 쪽은 오히려 배우들에 대한 접근의 폭이 굉장히 좁다는 불만들이 많다.

배우들도 반성해야 되는 부분이다.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장르도 마찬가지고 예산이 크고 적고도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자꾸 해서 뭔가 보여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한편으로는 신중해야 하고 아무거나 할 수 없고 한번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할 수도 있고 그래서 공백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하는 입장도 모르고 있는 건 아닌데 배우들이 조금 더 용기를 내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그렇겠지만.

지나치게 배역의 비중을 의식해서 그런 거 아닌가? 너무 주인공만 하려고 하니까.

내가 배우 입장을 대변하는 것 같지만 배우탓만 할 수는 없다. 모든 포커스가 주인공에게만 집중이 된다.

앞서 말한 맥락이라면 포커스가 좀 집중이 안되도 상관 없지 않나?

어떤 감독님이 그러더라. 지수씨, 할 수 있는 한 무조건 주인공만 하세요. 그 말의 의미도 알 것 같다. 확실히 할리우드랑 우리는 다르니까.

환경이 다르다?

뭐 그런 것도 있고. 다만 정말 매력적인 조연이라면 하겠지. 죽을 때까지 주인공 아니면 안하겠다 이것도 아니고. 사실 나이를 먹어가는 여배우에게 언제까지 주인공만 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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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배우로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건가.

나이가 들어가는 게 신경쓰이는 것보다는 나이가 들어가는 데 더 잘해야 하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하는 고민과 걱정이 많다. 어떤 선택을 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큰 거지.

연기의 폭이 넓어진다든가 하는 게 나이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 나이 때문에 미처 몰랐던 게 보인다든가.

아무래도 이십대 때보다는.(웃음) 인생의 이면이나 이런 것들이. 물론 쉰이나 예순쯤 되면 지금 모르는 것들을 더 깨닫겠지. 그 때에 비하면 아직도 인생을 다 모르는 건데…(매니저에게 컵라면을 부탁한 뒤)지금 다행히도 시청자와 관객들은 30대 여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다행이기는 한데...무슨 질문에 답하려다 이 얘기가 나온 거지?

생각 안 나면 말씀 안하셔도 된다.(웃음)

말 많이 하니까 배고파서 컵라면 생각이 난다.(웃음)

문화적 주도권이 기존의 20대에서 최근 30-40대로 많이 넘어오고 있다. 20대에 각광 받던 많은 배우들이 30대에 넘어와서까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물론 새로 발굴된 배우들도 있지만 20대 배우들 입장에서는 선배들이 미울 것 같다.

차승재 대표님이 그러시더군. 제발 영화계의 주도권이 30대 여배우가 아닌 20대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지긋지긋 하신지.(웃음) 시청자나 관객들의 눈도 높아지는데 20대 신인이 나와서 말장난이나 하는 작품보다는 신뢰감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 어쨌든 요즘같은 경우 영화계가 너무 안 좋으니까 시나리오 자체가 별로 없고 여배우들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속상하다.

참으로 이해되는 바이지만 그래도 배우들이 좀더 능동적으로 개척을 하면…

배우들도 노력해야 하고 제작에 관여해 주시는 분들도 같이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성격이 소탈하고 털털한 것 같다. 말씀도 거침없이 잘 하시고.

(웃음)그런 말 듣는다. 캐주얼한 쪽에 가깝지.

그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 부디 투자가 잘 돼서.

너무 정곡을 찌르시네.(웃음)

사진 | 백지연

영화주간지 FILM2.0 토크2.1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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