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가 한 주 전 기선 제압에 성공한 <아이언 맨>의 벽에 부딪혔다. 부처님 오신날까지 이어진 황금 연휴를 맞아 32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스피드 레이서>는 주말 사흘동안 서울에서 14만 4천여 명을 동원, 같은 기간 21만 8천여 명을 추가한 <아이언 맨>에 크게 뒤졌다.
두 영화의 흥행 격차는 부처님 오신날 휴일이었던 12일에 더 커졌다. <아이언 맨>이 이날 하루 30만 명의 관객을 보탠 반면, <스피드 레이서>는 절반에 못미치는 12만 9천여 명 추가에 그쳤다. 첫 주말 전국 누계는 53만 명 수준. <스피드 레이서>의 개봉에도 흥행 가속도를 높인 <아이언 맨>은 이미 300만 고지를 가뿐하게 넘으며 줄달음쳤다.
<스피드 레이서>는 미국에서도 <아이언 맨>에 가로 막혀 비교적 부진한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이같은 흥행 추이가 국내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시각 혁명을 꿈꾸는 워쇼스키의 비주얼적 도전이 가벼운 가족 오락영화를 원하는 대중의 욕구에 성공적으로 화답하지는 못했다는 방증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언 맨>은 오히려 '어부지리적' 비교 우위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
첫 주말 2위에 오르긴 했으나 흥행 탄력을 얻을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한 <비스티 보이즈>는 예상대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70만 명에 육박해 아주 안된 케이스는 아니다. 개봉 2주차만에 간판 내릴 운명에 처한 <가루지기>나 전국 통틀어 4만 명도 모으지 못한 <서울이 보이냐>에 비하면 행복한 처지다. 어쨌든 한국영화로선 올들어 최악의 한달을 보내고 있다.
순위 작품명 배급사 서울주말 전국누계(12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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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아이언 맨 CJ 218,000 3,020,000
2위 스피드 레이서 워너 143,300 531,500
3위 테이큰 스튜디오2.0 49,950 2,000,370
4위 비스티 보이즈 롯데 29,900 643,290
5위 포비든 킹덤 시네마서비스 24,660 1,189,950
6위 프라이스리스 케이디미디어 23,500 83,830
7위 호튼 폭스 23,230 561,890
8위 가루지기 쇼박스 6,130 271,060
9위 버킷 리스트 워너 4,500 265,500
10위 서울이 보이냐 시네마서비스 3,220 38,860
*순위는 서울 주말 관객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