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나는 <비스티 보이즈>의 감독 윤종빈을 개봉 이후에 인터뷰하기로 마음 먹었다.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그의 반응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비스트 보이즈>가 막상 개봉하고 나니 적지 않은 관객들의 냉소가 쏟아졌고, 결국 인터뷰는 감독의 항변을 듣는 자리가 됐다. 청담동 호스트들의 비루한 생존기를 담아낸 이 영화는 과연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한 것일까. 실패했다면, 그 배경은 무엇일까. 영화를 찍느라 그가 오래도록 서성였을 청담동 언저리에서 윤종빈과 빼갈 한 잔 나눴다. 그리고 오간 허심탄회한 대화.

(주의-인터뷰 내용 중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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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입이 아닌 이해가 필요한 영화"


최광희(이하 '최')
사진 찍으러 간 사이에 식당 종업원이 윤종빈 감독 아니냐고 그러던데? 유명인 다 됐다.

윤종빈(이하 '윤') 요즘 TV에 나오고 하니까. 그런데 정작 봉태규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차장에서 경비원 아저씨가 봉태규 씨 아니냐고 하는 거다. 귀찮기도 해서 그냥 그렇다고 했더니 등 뒤에서 <가루지기> 잘 되길 바란다고 그러더군.(웃음) 그나저나 오늘 산책하다가 우박 맞았다. 엄청 큰 게 머리 위로 막 쏟아지더라.

흠, 마치 <비스티 보이즈>의 운명을 암시하는 듯한 기상 상황이로군.(웃음)

그런가?

막상 영화 개봉하고 나니 예상대로 관객들의 반응이 극과 극이다. 일단 ‘낚였다’는 반응이 많더라. <용서받지 못한 자>에 비하면 평단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기자들도 반응이 많이 갈리더라.

영화적 문법이라는 측면에서 실망스러웠다는 지적들이 있다. 뭐랄까, 세련되지 않다고나 할까.

나는 세련되게 했다고 생각하는데.(웃음) 그게 아니라 친절하지 않기 때문 아닌가?

과연 불친절하다는 이유 때문에 비판하는 것일까? 걸작들 가운데 불친절한 영화들은 수두룩하다.

궁극적으로 승우라는 인물을 이해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승우를 못 따라가면 안 좋은 거고 보는 순간 그를 이해하면 괜찮은 거고. 이야기 구조에서 승우의 사연을 친절하게 풀어주는 방식이 아니라서 승우의 행동을 못 따라가면 인물 자체에 대한 이해가 잘 안되는거지. 그 부분에서 동어반복한다거나 리듬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감정이입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이입이 아니라 이해가 중요하다.

재현은 캐릭터에 일관성이 있는 반면에 승우는 굉장히 돌발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한마디로 캐릭터에 개연성이 없다는 게 불만의 핵심으로 보인다.

인물을 명확하게 얘기해주면 쉽게 풀리겠지만 그건 전형적인 방법이다. 그게 싫었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이 있는데 오늘부터 내가 따라다닌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그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게 된다. 즉각적으로 모든 사정을 다 아는 게 아니라 이렇게 조금씩 알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자는 게 나의 전략이었다. 사실 이런 방식에 대해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느 정도 마음 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이게 뭐야, 이런 반응까지 나올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아니라고 하더라. 그렇다면 다른 문제가 있는 거지. 결국 승우라는 인물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건 꼭 보는 이가 남자냐 여자냐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여자라도 자기 주위에 아는 인물 중 이런 사람이 있다면 재빨리 이해한다. 콤플렉스로 가득 차 있고 내면이 복잡한 그런 사람 말이다. 재현은 일반적인 영화의 범주에서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반면, 승우는 쉽게 통용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잘 살다가 망했다’는 게 어떤 건지 설명이 안된 상황에서 인물의 현재 모습만 보여주니 이해되기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는 인물의 배경을 명확하게 보여준 접점들이 있긴 했는데 편집 과정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 없이도 승우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분명 있을 거라 믿었다. 모두가 이해 안 된다고 하면 내가 잘못한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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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설명보다 화두를 던지고 싶었는데..."


많은 관객이 승우가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되거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성장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승우는 점점 더 저열한 캐릭터를 향해 돌진한다. 그에 대한 배신감, 또는 거부감이 영화 자체에 대한 반감으로 치환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캐릭터에 동의할 수 없다면 영화 자체가 납득이 안될 수 있다. 나는 굳이 승우가 힘든 사람이라고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런 애가 있다, 그런데 승우가 사회적 맥락 속에서 태어난 인물이니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라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던 거다.

<연애의 목적> 을 보면 박해일이 유림이라는 아주 비열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특히 여성관객의 입장에선 흔쾌히 동의하기 어려운 인물인 것은 승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작품은 흥행에 성공하고 이 작품은 고전하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유림을 응징한 홍이 그를 용서까지 한다는 점이다. 

나는 그래서 사실 그 작품이 한 시간까지만 좋았다.(웃음) 나에게는 그러한 방식이 너무나 신파적이었다. 나는 그런 타협의 순간이 나올 때 그 영화에서 멀어진다.

그런 점에서 나는 승우가 지원을 칼로 찌르는 순간, 이 영화 망했다고 생각했다.(웃음)

나는 오히려 그게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내면의 콤플렉스를 가진 남자들의 방식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그걸 위해 이제까지의 맥락을 쌓아온 거고. 폭력에 대해 여성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정도가 내 생각과 차이가 큰 것 같다. 얼마나 싫겠어.(웃음) 관객들의 반응이 분노에 가까웠다. 실제로 고함을 지르더라.

안그래도 기대와 멀어지는 승우의 찌질함에 갑갑해지는데 그 순간 완전히 비호감으로 바뀌는 거지. <추격자>에서 중호가 나쁜 놈이긴 한데 결국 더 나쁜 놈을 응징해 주지 않나. 영화의 설정에 갑갑해도 바로 거기서 위안을 얻는 거지. 그런데 <비스티 보이즈> 에는 그 위안이란 게 없다. 안 그래도 세상 살기 답답한 관객들을 위안할 추호의 생각도 없어 보인다. 그러니 관객들의 저주 세례를 듣는 것도 당연한 노릇 아니겠나. 이런 반응 정도는 처음부터 예상 범위 아니었나?

나도 예상은 했는데, 예상보다 심하더라, 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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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블로거는 ‘나무는 있는데 숲이 없다’고 지적하더라. 감독이 어떤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너무나 명확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숲이 없다고 하니까 답답하다. 너무 쉬운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미친 세상에 미친 놈이 살고 있다. 몇몇의 남자들이 이렇게 살아간다, 이거다. 서울 강남의 밤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고 옛날 방식이 아니라 동시대에 맞게 얘기하고 싶었다. 승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도, 지금 승우의 모습이 서울 강남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승우가 지금의 남자들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자 관객들도 ‘나도 저런 짓은 안 한다’는 식으로 거부감을 갖는 것 같다. 사채를 하든, 사업을 하든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이라는 점에서는 똑 같으면서도 승우에겐 도덕적 잣대가 들어오는 거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자 원하고 그걸 위해 발악하고 살고 있는 세상인데 그런 걸 영화에서까지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떤 블로거는 ‘돈이 전부인 거 알겠는데 내가 영화에서까지 이런 걸 봐야 돼?’라고 하더라.

이 영화엔 대관절 왜 판타지의 미덕이 없는거야, 이런 얘기지.

생각보다, 아니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한국 관객이 보수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바람난 가족> 같은 영화가 흥행하지 않았나. 지금은 더 심해진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게 재밌게 즐기다가 끝내는 영화를 원하는 것 같다. 불편한 영화는 싫고, 시대도 원하지 않는 것 같고. 80-90년대에나 리얼리티가 통했지.

그러게 그 리얼리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소규모 개봉해서 보여주지, 왜 상업영화인 척 해서 ‘낚였다’는 아우성을 자초하나? (웃음)

그래서 앞으로는 확실히 구분해서 하기로 결심했다. 상업영화는 상업영화처럼 찍고, 내가 하고 싶은 이런 영화는 더 극단으로 밀고 가서 저예산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실 <용서받지 못한 자> 할 때도 화가 났던 게,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이 안 주어졌다. 1만 명 정도 들었나? 그래서 어떻게든 더 많은 관객에게 보여지기 위해 상업영화를 만들려 노력했고 결국 상업영화로 개봉한 거다. 열 명 중에 여덟 명은 ‘낚였다’고 생각하더라도 단 두 명이라도 ‘어, 이런 영화도 있네’ 라고 한다면 나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아예 안 보는 것보다는 두 명이라도 보고 생각을 해 주면 좋겠다고. 그런데 거부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심하니까 이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당분간은 인터넷을 끊어야겠다, 너무 상처받아서.(웃음 ) 

극렬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게 무의미하지 않다고 본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하지 않나. 아예 잊혀지는 것보다 낫다. 감독으로선 앞으로 어떤 소통방식을 만들어 나갈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물론 자본의 입장에선 이렇게 만들면 절대 장사 안된다고 아로 새기는 계기가 되겠지만 .

망할 것 같지는 않다. 저예산으로 찍어서 70만 명만 들어도 손익분기점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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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지배하는 사회, 과연 게임 끝난 얘기일까?"


전체적으로 난 이 영화에 호의적인 입장이지만 몇군데 이야기 흐름상 불필요하게 보이는 장면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승우의 가족들이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 같은 거.

이 영화에서는 어른들이, 가족들이 안 나온다. 한번 정도는 전 세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취재하면서 재밌던 게 호스트들의 90퍼센트 정도가 가족과 관련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다. 어쨌든 가족의 문제를 신파가 아니라 무덤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너무 무덤덤하더라.(웃음) 승우가 침대 위에서 칫솔 얘기 하면서 우는 장면도 조금 작위적이지 않았나 싶다.

우는 장면은 그 인물을 유치하게 보이게 하려고 찍은 거다. 얘기 안하고 꽁하게 있다가 악몽을 꾸니까 자기가 그 중에 하나일까 봐 무서운 거다. 부조리하게 한번 가보자, 싶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호스트들이 탄 차를 바짝 붙어 따라가던 카메라가 갑자기 차의 방향과 엇나가면서 천천히 밤의 빌딩 숲을 올려다 보는 장면이었다.

사랑하는 장면이다. 이 영화에서 그 장면 이전까지는 대사 없이 정서를 준 적이 없다. 그 장면에서 정서적인 느낌, 주제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얘들도 결국엔 이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들인데 그걸 차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풍경을 보여주면서 정서적인 느낌을 주자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영화 속에 투영된 감독의 정서가 크게 냉소와 연민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라고 본다. 구조와 시스템을 향한 냉소, 거기에 갇혀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 그런데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했다면, 그건 냉소에는 동의할 수 있을 지언정 연민에서는, 뭐랄까, 알리바이를 완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알리바이가 싫어서 이렇게 만든거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 욕심대로 만들었다. 영화에서 어떤 게 솔직한 표현인지, 한 인물을 어떤 방식으로 보는 게 옳은 건지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에 따른 나름의 해답을 담아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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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과 마찬가지로 언론이나 평단 역시 승우의 캐릭터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영화의 치명적 결점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 분위기다.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을 사회적 맥락 안에서 파악해보고 또 다른 아젠다로 확대해 보기 보다 영화가 ‘ 시네마틱 ’ 하지 않네, 따위의 얘기들이나 하는 분위기는 나도 불만이다.     

시네마틱하다는 것에 대한 기준이 다른 것 같다. 나한테는 홍상수가 시네마틱해 보인다. 어떤 사람에게는 화려한 장면과 멋진 앵글이 시네마틱해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더 집요하고 솔직하고 진실된 게 시네마틱한 거다. 무엇이 더 영화적인 것이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 거다.

뜬금 없는 질문이지만, 당신은 반자본주의자인가?

자본주의 … 글쎄 … 자본주의를 싫어할지언정 거부할 수는 없지 않나. 분명한 것은 한국이라는 사회, 특히 서울이라는 곳은 정말로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이미 게임이 끝난 얘기를 내가 또 해서 뭐해? 지금은 미친 세상인데, 싶기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경제속도나 주입된 가치들에 대한 불만이 있을 거다. 적절한 예는 아닐 수 있는데, 유럽은 너무나 여유롭잖나, 삶의 속도가. 나는 프랑스에 가면 벌써 예술가가 돼 있다. 고민하게 되고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나아가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준다, 사회 분위기랑 그 곳의 공기가. 그런 것들을 인정하고 존중해 준다. 근데 한국에 오면, 집도 한 채 있어야 되고 결혼도 해야 되고. 그런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영화 찍으면서 들은 90퍼센트가 다 돈 얘기였다. 돈 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 영화는 그 스트레스에 대한 결과물이 아닐까.(웃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강남이라는 공간을 졸부의 상징처럼 욕하면서도 스스로 강남의 논리를 내재화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더 화두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샷 설정이나 롱테이크 뭐 이런 게 아니라 이 공간에 대한, 사람들이 꺼려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얘기가 나올 거라고. 아니,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구 하나 부정하지 않고 그쪽으로 흘러가니까. 부서지기 힘든 거대한 거니까. 감독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찍는다고 하지 않나. 나는 그런 얘기를 듣고 싶었다. 나는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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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론 노선과 방식을 구분해서 가야지"


다음 영화는 아무래도 노선을 바꾸겠지? 그렇다고 감독이 세계관을 버릴 수는 없잖나.

세계관을 버릴 수는 없지만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영화적인 방식이라는 게 결국 세계관의 투영 아닌가?

나는 정말 치열하게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은 쉽게 가지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한다. 그 안에서 내가 혼자 싸웠던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지지해 준 사람들이 있으면 고마운데 이런 방식으로는 대중영화로서는 힘들구나, 생각하게 됐다. 내 생각을 극단으로 미는 것은 따로 다른 방식으로 하겠다.

장르 영화를 하겠다는 얘기인가 ?

누아르 정도? 굉장히 컨벤션에 충실한 작품으로 편하게, 따라가기 쉽게 만들어야겠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는 걸 알았으니 방식을 확실히 정하고 노선을 구분 지어야지. 아, 다음 영화 취재해야 되는데.

취재? 이번엔 또 뭘, 어디에서?

부산에서. 노태우 정권 시절, 검찰과 경찰, 조폭들에 대한 건데 어머니한테 들은 얘기다. 예전에 부산에서는 경찰과 조폭들이 나름 사이가 좋았다더라. 그런데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갑자기 상황이 변하고 경찰로선 그동안 친하게 지내던 놈들을 잡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된거다. 얼마나 불편해지겠나. 그 얘기가 재밌더라. 섭외도 하고, 자료도 찾아봐야 한다.

취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 찍으려고 직접 호스트로 뛴건가?

난 웨이터만 했다. 내 얼굴로 호스트 하면 손님들이 불편해 하지.(웃음) 아무튼 웨이터 하면서 호스트들과도 친해졌다.

호스트들이 이 영화 보고 뭐라 하던가. 조폭들은 조폭 영화 보고 좋아한다던데.

그건 코미디니까 그렇겠지. 본 사람들이 재미 없다고, 흥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그러더라.(웃음)

승우처럼 대부분의 호스트들이 때가 되면 그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생각하나.

대부분이 그렇다. 직업정신 이런 거 없다. 잠깐 일한다고 생각한다. 직업적으로 정말 힘든 것 같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호스트들도 2차 가나?

거의 없다. 나가면 100만 원 정도 받는다는데 요즘엔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 자기들끼리 좋으면, 혹은 목적이 있으면 몰라도. 맨날 공사 얘기밖에 안 한다. 그 궁리만 한다. 하정우 씨도 그 세계 공부 좀 했는데 3천만 원 이하면 공사, 그 이상이면 농사라고 말한다더라.

윤진서도 영화 준비를 위해 속칭 ‘나가요’ 여성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직접 살았다며?

본인이 캐릭터 잡겠다고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더라. 이런 영화를 찍으니까 좀 알아야겠다 하면서. 근데 그 동네 주민들이 다 알아봤다는데? 진서 친구들로 나오는 여자 배우들도 호스트바에 직접 가 봤다고 하더라.

그 비용은 물론 영화사에서 댔겠지?

그렇다.(웃음) 웬만큼 돈 많은 여자 아니면 못 간다.


사진 김병구(세븐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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