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운로드는 강도짓이다"

영화 이야기 2007. 12. 15. 18:24 Posted by cinemAgora
인터넷 영화 불법 다운로드와 관련한 두 개의 미흡한 포스트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찬성 또는 반대의 의견을 피력해주셨습니다. 많은 고견들 가운데서도, PD the ripper님이 쓴 '다운로드족의 비겁한 변명'이라는 포스트 아래 달린 하나의 댓글이 제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DVD 대여점을 직접 운영하셨거나 하고 계신 것으로 보인 분이 올린 통분의 글이었습니다. 불법 다운로드를 한국영화 시장의 침체 원인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고 다운로드족의 자성을 촉구한 두 포스트보다, 어쩌면 이 댓글은 불법 다운로드의 폐해에 대해 훨씬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것이 댓글을 쓰신 분의 허락을 미처 구하지 못하고 따로 포스트로 발행하겠다고 결심한 배경입니다. (글의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교정을 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댓글 전문



두분의 글을 모두 읽은 장사꾼의 한사람입니다. 블로그 주인장께 드리는 글은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트랙백을 걸까하다가 행여....블로그 주인장에게 반박하는 듯이 보일까 해서 코멘트로 남깁니다.

넷상 특히 블로그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다운로드에 대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글들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것인지 여러분들(다운족)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 그 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고통이 얼마 정도인지....그 앎의 깊이에 대해서 가끔 궁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3500여 업소가 되어버린 그 자리에 앉아서 두분의 글을 보니 비통한 통분마저 느낍니다. 한 때 안방문화를 선도했던 문화전도사라고 자부하시던 영화메니아분들이 작은 평수의 대여점을 차려서 가게를 꾸렸었고 그러던 분들 중에 지금은 유명해진 어느 배우도 있었다죠. 영화평론가분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비디오대여점 하시던 분들 중에 말이죠.

영화가 좋아서 비디오대여점 했던 그 사람들에게 영화라면 치가 떨리게 만든 것이 다운로드라면 믿으실까요? 이건 제가 직접듣고 알고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사랑했던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불법다운로드족들은 전혀 죄의식 없이 사형을 언도하고 오체분시를 해서는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에서 집어던지고 짓밟으면서 놀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많은 사람의 인생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가정경제를 망친 주범이 오늘 그 다운족이 받은 한편의 불법디빅이라는 사실을 누가 알까요? 대여점 수가 2만에서 3500으로 줄었다면 최소한 50%정도는 스스로 폐업을 한 것이 아니라 알거지가 되어서 망했다고 추정해도 됩니다. 그리 본다면 다운족들 때문에 망한(물론 여러가지 이유를 포함합니다만 그중 분명 불법다운도 일조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8천 대여점은 되겠죠?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중 8천 명은 불법다운로드로 인하여 경제적인 불이익을 당했습니다.

왜 그들이 불법 때문에 고통받고 망하고 가산을 탕진당해야 합니까? 죄의식마저 없는 불법다운로드족들 때문에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들 중에 수천에 이르는 일부가 옛날에도 지금도 고통받고 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어찌 그리 별로 달필도 아닌 글을 올리는 분들이 많으십니까?

지금의 영화 부가산업시장의 불황이 장사의 방법이 잘못되었고 정말 사양산업이고 혹은 위치가 좋지 못한 곳에서 사업을 시작한 대여점하던 분의 잘못이라면 그나마 감수해야 겠지요. 헌데 어떻습니까? 불법으로 합법적인 영업을 망치고 있지 않습니까?

비단 대여점 뿐만 아니라 부푼 꿈을 가지고 DVD쇼핑몰을 열었던 분들도 마찬가지로 망했고 VOD서비스를 해보려던 분들도 숱하게 망했으며 심지어 IPTV나 TU같은 서비스도 영화라는 컨텐츠로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수익을 내는 사업이 되지 못함을 왜 모르십니까? 그것이 불법에 의해서 침해받기 때문이라면 정말 너무나 잘못된 일 아닙니까?

'그것이 모두 불법다운로드 만의 이유로 그리 되었느냐?'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아니라고 하더라도....최소한 불법과 그 불법을 자행하는 범죄자들로 인해서 10원 한장 손해보고서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불법다운로드는 도덕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일어나서는 않되는 일입니다.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라 동방의 최대 인터넷 무례지국이 대한민국인 것을 전세계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FTA같은 한국에 불리한 협정들을 강요받을 것입니다.

불법다운로드는 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문화라는 영화라는 것에 국한된 문제도 아닙니다. 국가의 외교에까지 영향을 분명히 미치게 될 것입니다. 전세계 영화인들과 정치인들이 한국의 범죄자들 불법다운로드족들을 핑계로 그 죄명을 이용하여 그들의 이익을 챙길 것입니다.

불법다운로드는 망국의 길도 될 수 있고 후세에 크나큰 짐을 만들어 두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만한 아집으로 불법다운로드를 일반화시키는 오류는 삼가해 주시면 어떨까요?

다운로드족이라 칭해지는 여러분들은 칼을 들고 누군가의 돈을 뺏는 것만이 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여러분들이 행하는 불법다운로드는 바로 강도짓입니다. 분명 천벌을 받을 짓이고 법으로 다스려질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 겁니다.

왜 정당한 세금내면서 일가족을 부양하고 싶은 장사꾼들의 수입을 난도질하고 뺏어가나요? 저는 그런 범죄자들로 인해서 고통받는 대한민국의 시민입니다. 함부로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오만한 자기 합리화나 오류를 섣불리 내뱉는 분들이 없어졌으면 합니다.


덧붙여 3M흥업은 불법 다운로드 그 자체의 폐해와 심각성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운로드에 한국영화 위기의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듯한 단순 논리로 편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런 전제 하에 반박하시는 분들께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우리는 불법 다운로드만 해결되면 다 좋아진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한국영화의 숱한 문제점 가운데, 불법 다운로드가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객관적인 정황을 근거로) 상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을 위한 영화인들의 노력은 당연히 절실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기에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논하면서 따로 강조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입니다(한국 영화계의 문제점에 대해선 이전 포스트들에서 여러 차례 다룬 바 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불법 다운로드와 영화의 질적 하향세, 스크린 독과점 등은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인가를 떠나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숙제들입니다. 두 포스트는 그 가운데 한 고리를 짚었을 뿐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불법 다운로드는 그 자체로 범죄입니다. 한국영화 산업의 침체를 떠나 위 글에서도 확인하듯 당장 누군가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는 행위입니다. 많은 반박 댓글이 입증하듯, 일단 그것에 대한 인식조차 미흡하다는 게 이 문제 제기의 출발점이었음을 새삼 밝힙니다.

또한 제가 알기로 영화인들은 영화 시장 위기의 책임을 관객들에게 전가할 만큼 멍청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손익분기점 도달을 어렵게 하는 과도한 제작비와 배우 개런티, 비정상적인 수익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지금의 침체를 부른 원인이며, 그 가운데 불법 다운로드의 만연이 간과할 수 있는 지경에 다다랐다는 인식을 전제로, 다른 문제들과 더불어 이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걸 두고 마치 영화인들이 불법 다운로드에 모든 위기의 책임을 돌리고 있는 양 사실을 호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입장을 가리기 위해 그냥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설령 영화인들이 책임을 물었다면, 그들이 책임을 물은 대상은 '도둑들'이지 관객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책임 묻기는 분명한 실정법에 의거한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 아니냐고요? 네, 소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소를 더 키울 생각이 남아 있다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합니다. 소가 뛰쳐 나간 이유가 비단 외양간의 허술함만이 아니라 형편 없는 먹이나 기타 다른 것들이라 할지라도 그 이유들을 해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외양간 고치기입니다. 깨진 독의 구멍부터 메우고 물을 채워야 하는 이치입니다. 이 자명한 사실 앞에서 이러쿵 저러쿵 논점을 흐리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일 뿐입니다.
,
BLOG main image
3 M 興 業 (흥 UP)
영화, 음악, 방송 등 대중 문화의 틀로 세상 보기, 무해한 편견과 유익한 욕망의 해방구
by cinemAgora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87)
찌질스(zzizzls) (3)
영화 이야기 (702)
음악 이야기 (34)
TV 이야기 (29)
별별 이야기 (122)
사람 이야기 (13)
3M 푸로덕숀 (156)
애경's 3M+1W (52)
민섭's 3M+α (27)
늙은소's 다락방 (26)
라디오걸's 통신소 (1)
진영's 연예백과사전 (4)
순탁's 뮤직라이프 (10)
수빈's 감성홀 (8)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NM Media textcube get rss DNS Powered by DNSEver.com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3 M 興 業 (흥 UP)

cinemAgora'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cinemAgora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티엔엠미디어 DesignMyself!
cinemAgora'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