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판사와의 가상 대화

별별 이야기 2010. 1. 21. 18:40 Posted by cinemAgora
요즘 힘드시겠어요. 판사들이 완전 왕따 당하는 분위기던데요?
왕따시키라지. 어쩌겠어? 판사를 청문회에 앉히겠어?
그렇게라도 할 기세던데요? 요즘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저쪽의 심기를 건드리는 판결이 계속 나오니까.
판사는 소신껏 판결을 내릴 뿐이야.
그러니까 그 소신의 색깔이 문제라는 거죠.
한마디로 법원에도 빨갱이가 있다는 얘기 아니야.
그렇죠. 이념적 성향이 어쩌구, 하잖아요.
하이구, 그게 도대체 언젯적 레파토리야?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잖아요.
불안한가?
그 불안한 국민에 못들어가서 얻어 맞을까봐 불안해요.
거봐. 저 사람들 말하는 국민이란 게 지 편 아니면 국민이 아니에요.
요즘 돌아가는 상황 보면 반공법이라도 되살아날 분위기인데요. 뭐.
그거야 그냥 마음에 안드니까 갖다 붙이는 거고, 속사정을 몰라서 하는 소리야.
속사정이라뇨?
요즘 검찰 애들이 너무 설쳐. 아주 눈엣가시야.
그렇다면 최근 일련의 판결들은 검찰에 대한 일종의 견제 심리가 작용할 결과라는 얘긴가요?
좀 눌러줘야 할 필요를 느낀 건 사실이지. 아무 데나 법 적용하고 말야. 법이 무슨 애들 장난감이야? 아무데나 쏘고 지랄이게?
검찰이 그렇게 오버하는 이유가 뭘까요?
뻔하지 뭐. 정치권에 줄대서 그쪽으로 넘어가 보려고 하는 거 아냐.
하긴, 그동안 검사 출신 정치인들도 적지 않았으니까.
여권 인사들에 짝 달라붙어서 그쪽 구미에 맞는 수사만 하는 거 눈꼴 셔서 못봐주겠어.
왜 눈꼴이 신데요? 따지고 보면 그것도 다 먹고 살자고 그러는 건데?
생각해봐. 사법 연수원 시절엔 걔들이 우리보다 공부 못했다고. 그런 애들이 깝죽대니까 좀 한심해?
그러니까 이번 판결의 배경엔 그런 자존심도 작용을 했다 이거죠?
예의가 없어. 예의가.
예의? 무슨 예의요?
예전엔 공안 판결 나기 전에 와서 형님 좀 부탁합니다, 이러고 고개 숙이던 치들이 요즘엔 하늘 높을 줄 모르고 들이대니 하는 말야.
그렇다면 이건 예의 없음에 대한 복수?
그래. 이념적 성향이고 나발이고 개나 줘버리라고 해.
그렇다면 또한 이건 이념 문제가 아니라 법원과 검찰 간의 21세기판 예송 논쟁이군요.
그렇게 되나?
그 예송 논쟁의 와중에 강기갑 의원과 PD수첩은 어부지리를 얻었다?
세상 일이란 게 다 그런거지 뭐, 험. 암튼 뭐든 싸가지가 중요한 거야, 싸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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