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야, 노올~자!

별별 이야기 2008.03.01 17:03 Posted by cinemAgora

3M흥업이 얼마전 시사 주간지 '시사인'에 실렸습니다. 일단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해당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6 

3M흥업은 사실 대중문화계를 기웃대는 동년배의 세 남자가 '놀아보자'는 초심을 갖고 소박하게 시작한 팀블로그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불과 9개월여 만에 누적방문자수 600만 명을 넘긴데다 지난해 연말에는 각종 매체가 선정한 '톱 블로거'로도 꼽히는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행복하고, 또 한편으로는 적잖게 당황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뭐든 덩치가 커지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인가 봅니다. 일단 저희들의 '쬐금, 아주 쬐금 전문가스럽고 상당 부분 나이브한 시선'을 재수 없어 하시는 분들의 악플 행렬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라 내성을 가지고 있지만, 어쨌든 아무리 개인 블로그라 할지라도 저희가 내뱉는 발언들에 대한 책임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필진들이 부지불식간에 지나치게 신중해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3M흥업 초창기의 '놀아보자' 혹은 '질러보자'는 초심이 시나브로 희석되고 있음을 저희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블로그를 하는 것은, 3M의 마지막 'M'이 Masturbation의 이니셜인 것처럼, 우리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는 것, 오히려 블로그의 진심은 바로 그 자기 만족적 들이댐의 정신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세 사람이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돌진형 자뻑의 삘'을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블로그의 덩치가 커져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일단 예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약간 거창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작으나마 3M흥업을 통해 얻어진 수익을 기존 매체의 방법론과 차별화된 컨텐츠를 개발하는 데 재투자하고, 대안적인 인디 문화에도 환원하는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예산 영화의 제작을 지원한다든가, 재능 있는 인디 밴드를 발굴 육성하는데도 미력을 보태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온라인에서의 트래픽과 어쭙잖은 명성에 안주하고 마는 블로그가 아니라, 뭔가 실질적인 '액션'을 취하는 대안적 문화 그룹이 3M흥업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된 것입니다. 쓸데 없이 거창하게 말하면, 지극히 자기 만족적 공간에서 공공적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여전히 그 정도의 규모로 '잘 나가는' 블로그가 되지 못하기에 오로지 꿈만 꾸고 있었을 뿐입니다. 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절감하듯, 블로그 그 자체로는 재생산구조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오로지 소통에 대한 과도한 욕망 만이 블로그가 돌아가게 만드는 연료일 뿐입니다.

이런 찰나에, 눈이 번쩍 뜨일 일이 생겼습니다. 3M흥업이 포함된 70여 개 파워블로거들의 네트워크, 태터앤미디어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
'라는 행사를 마련하기로 한 것입니다. 저희들끼리 꿈만 꾸며 입만 다신 일이지만 역시 힘을 합치니 되더군요. 게다가 정부까지 나서서 도와준다니 말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연대의 힘이 아닐까요. 잡설이 길었지만, 이 행사 이야기가 이 포스트의 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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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성격이 영화제라기보다 영화를 매개로 블로거들이 모여 한판 세게 놀아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상영작 편수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의미는 충만합니다. 지난해 시장에서 외면 받았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는 영화를 블로거들의 투표로 선정해 상영하기로 한데다, 밥 딜런의 삶과 음악을 다룬 토드 헤인즈 감독의 작품이자 히스 레저의 유작인 <아임 낫 데어>가 블로거들을 대상으로한 프리미어 시사를 갖습니다. 그만큼 블로그 저널리즘의 위상이 커졌다는 반증이겠죠. 더욱 결정적으로 행사 당일 저녁에 3M흥업 멤버들이 늘 환장해 마지 않는 '파티'가 준비돼 있습니다. 스타급 인디 밴드의 공연과 디제잉이 이어지면서 흥이 Up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3M흥업은 영광스럽게도 '네오이마주' '영진공' '김지희의 CoolHot', '달콤한 인생' '더 키앙' 등 기라성 같은 영화, 문화 관련 블로거들과 함께 이 행사의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두 차례의 기획회의를 통해 우리는 이 행사의 참여 대상을 블로거들에게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영화와,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블로그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과 믿음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 이 행사의 본래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블로그를 다룬 '시사인'의 특집 기사 제목은 '평생 꿈 이루고 세상도 바꾼다'였습니다. '블로그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 웹 2.0 시대의 화두임에 분명합니다. '바꾼다'는 말이 변혁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저는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가 교실을 바꾸지 못한 것처럼 블로그가 세상을 단번에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다만, 집단의 가치가 아닌 개인의 고유한 영역과 가치들이 빛을 보고, 그것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물줄기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블로그의 가치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블로그의 가치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물줄기가 강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으로 과감히 뛰쳐 나와 서로의 생각을 육성으로 확인하고 아날로그적으로 소통하는 일도 절실하다고 믿습니다. 세상은 명백히 오프라인 위에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회에 사이버 공간 곳곳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씨네필들, 블로거들의 면면을 만나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셔서 멋진 영화도 보고, 저녁에는 파티장에서 인대 밴드 공연에 맞춰 춤도 추고, 맥주 한잔 곁들이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사 블로그의 링크(http://blogplay.org/)를 꾹 눌러 참여해 주십시오. 저도 그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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