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극장가 불황에 한국영화 두 편이 살짝 종지부를 찍었다. 코미디 <바르게 살자>와 시대극 <궁녀>가 쌍두마차였다. 두 영화는 지난 주말 사흘동안 서울에서 각각 14만 4천여 명과 13만 4천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전주 대비 37%의 관객 증가세를 견인했다. 전국 관객수에서도 54만 6천 명과 54만 5천 명으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40% 안팎의 관객 증가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때 아닌 극심한 불황기를 탈출하는 것이 흥행 시장의 화두인만큼, 두 영화의 동반 선전에 대해 의미부여하는 데 인색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허나, 냉철하게 말해 두 영화가 '윈윈'했다고 보기엔 2% 부족한 스코어다. 오히려 극장만 윈하고 영화는 '루즈'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상황이다.
첫 주말 55만 명 안팎이라면 지금의 극장가 경기에서 200만 이상의 흥행을 내다보기엔 무리다. 그렇다면 대략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근접한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개봉 이후의 평가 면에서도 롱런을 장담하긴 어렵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놓고도 117만 명 관객 동원에 머물며 단박에 5위로 곤두박질친 <행복>이 불길한 전조다. 불황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번주 개봉하는 <M>이 어느 정도의 흥행 폭발력을 발휘해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건 그때문이다.
서울 관객수 기준 주말 흥행 순위(2007.10.19~21)
순위 작품명 스크린수(서울/전국) 서울 주말 전국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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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바르게 살자 79/380 144,000 546,000
2위 궁 85/393 134,000 545,200
3위 레지던트 이블 3 46/226 61,900 227,400
4위 어깨너머의 연인 43/205 40,100 135,900
5위 행복 55/257 25,000 1,170,800
6위 카핑 베토벤 34/126 21,100 181,600
7위 비커밍 제인 52/192 16,000 181,000
8위 브레이브 원 42/129 11,500 15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