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인문적 접근

영화 이야기 2017. 7. 31. 17:59 Posted by cinemAgora

영화에 대한 인문적 접근

모든 예술은 상징 체계이다. 특히 영화는 기술 혁명에 의해 발명된 시청각적 상징이다.

상징은 예술가라는 필터를 통해 창안된다. 따라서 예술가가 무엇을 어떻게 상징하는가를 읽어내는 것은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오늘날, 숱한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굳이 상징에 대한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가상 체험의 롤러코스터. 즉, 자극을 동원한 쾌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태반의 관객은 굳이 해석의 수고를 겪지 않아도 쾌감, 오로지 그 쾌감에 반응하는 것을 원한다. 영화 산업이 관객들을 그렇게 길들여 왔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에 문제 의식을 품은 영화 예술가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오감과 예민한 인식의 촉수로 끌어 안은 현실을 목도한다. 그리고 거기서 상징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끌어낸다. 따라서 영화라는 상징은, 창작자가 가진 현실 인식의 반영이다.

여기서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인간)인 관객에게 숙제가 주어진다. 도대체 창작자는 어떻게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가. 그가 가진 삶과 세계, 인간에 대한 태도는 얼마나 타당한가. 이것을 따지는 게 비평 행위다. 그리고 모든 관객은 비평가다. 분명히 말하지만 상품 사용 후기와도 같은 별점 매기기는 비평이 아니다.

현실--->창작자--->상징

이 공식을 인지한다면, 관객은 상징성에 내포된 현실을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상징화된 현실은 주제 의식과 맞닿아 있고, 그 의미(significance)를 찾아내는 것이 해석이다.

물론 귀찮은 작업일 수 있다. 영화 한편 보고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일축하는 분들은, 그냥 쭉 그렇게 생각하고 보시면 된다. 그러나 한 가지, 그런 관성에 익숙해 있는 한, 일년에 백 편의 영화를 본들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소비자본주의의 영화 상품은 구매자로서의 당신의 선택과 감상이 '항상 참'이라고 말한다. 거짓말이다. 예술적 체험에 있어서 항상 참은 없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순간, 상징의 미학적 완성도와 더불어 타당성까지 탐색할 준비가 된 것이다.

항상 참은 존재하지 않지만 끊임 없이 참을 향해 나아가는 것, 별점이 아닌 정제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 그게 영화 매체에 대한 인문적 접근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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