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이야기 2015. 12. 25. 12:27 Posted by cinemAgora

바닷가 마을 전통 가옥에 사는 세 자매가 있다. 맏 언니는 간호사, 둘째는 은행원, 막내는 스포츠샵 점원. 아버지와 어머니는 떠나고 없다. 죽은 게 아니라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찾아 떠났고, 어머니는 실의에 빠져 떠났다. 세 자매만 남긴 채. 어느날 부음을 듣는다. 세번째 부인과 살던 아버지가 죽었다. 미워도 혈육인데 장례식 참가차 야마가타에 찾아간 세 자매는 아버지가 두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10대 소녀 스즈와 만나게 된다. 뭔가 어른스러운 중학생 소녀 스즈. 배다른 동생이지만 세 자매는 스즈를 자신들의 집으로 와 살게 한다. 이때부터 네 자매의 일상이 시작된다. 각자의 고민을 품고 사는 네 자매, 티격태격하면서도 정겹게 그렇게 바닷가 마을에서 자신들만의 가족을 품고 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바닷마을 다이어리>(12월 17일 개봉)의 줄거리다. <걸어도 걸어도>나 <그래도 아버지가 된다> 와 같은 감독의 전작을 본 사람들이라면 대략 이 신작의 느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감독의 영화에선 못되고 악질적인 사람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모두들 선량하다. 따라서 갈등도 대단히 극적이지 않다. 그저 우리의 일상 속에서 흔히 겪음직한 소소한 갈등이 전부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들은 매번 감동적이다. 그에게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선량함을 신뢰하는 시선이 있다. 그리고 그 시선 안에서 더 따뜻해지는 인간들의 풍경, 혹은 인간이라 어찌할 수 없는 상처와 거리감을 포착한다.


이번 작품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전자에 속한다.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미시적으로 담아내는 데 있어, 그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적 후계자임에 틀림 없다. 그는 악당이 나오지 않는 영화를 볼 권리가 있는 관객들을 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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