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독립영화 한 편을 발견했네요. 영화아카데미 출신 정영헌 감독의 <레바논 감정>입니다. 한국의 설산을 배경으로 한 메마른 서스펜스 안에 툭툭 엉뚱한 유머를 뒤섞은 이 영화는 불과 다섯 명의 주요 인물을 가지고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네요.
영화를 보다 보면, 다름 아닌 사람이 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의 인물들은 도미노처럼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사람의 덫에 걸려 옴짝돌싹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 덫에서 해방시키는 것 역시 사람이지요. 올해 들어 본 가장 인상적인 한국영화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에 필적하는 장원영 배우의 하드보일드한 악역 연기가 압권입니다. 모스크바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입니다. 2월 27일 개봉.